국내 게임사들이 게임 서비스 플랫폼 스팀을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해외 퍼블리셔사(유통사)와 손을 잡는 것보다 스팀에 게임을 내놓는 게 효과적이란 판단 때문이다.
스팀 선호도는 블루홀 자회사 펍지주식회사가 개발한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덕에 더욱 높아졌다. 올해 국내서 또 다른 스팀 흥행작이 탄생할지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일부 국내 게임사가 글로블 게임 서비스 플랫폼 스팀을 통해 시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스팀은 2002년 밸브가 자체 개발작인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의 서비스에 활용하기 위해 구축한 온라인 플랫폼이다. 이후 2005년 지금의 형태로 발전했다.
밸브 측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스팀은 매년 꾸준한 성장을 해오다가 지난 2017년 월 이용자 수 6천700만 명, 게임 동시 접속자 수 1천40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스팀 서비스 게임은 30억 개를 돌파했다.
스팀 플랫폼은 최근 1년 사이 국내서 더욱 유명해졌다. 블루홀 자회사 펍지주식회사에서 개발한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흥행하면서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2017년 3월 얼리억세스(사전유료판매), 같은 해 1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게임은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누적 매출 1조3천억 원을 기록했다고 전해졌다.
국내 게임사들이 해외 진출 시 스팀을 고려하고 있는 것도 배틀그라운드 영향 때문이다. 해외 퍼블리셔사와 손을 잡는 것 보다 스팀에 게임을 입점시키는 게 효과적이란 판단에서다.
실제 배틀그라운드 흥행 이후 스팀 얼리억세스 서비스 계획을 밝힌 게임사는 늘어나고 있다.
네오위즈는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스'를 5월말 스팀 회원들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블레스는 지난 2016년 국내에 출시돼 그래픽과 액션, 대규모 전투 콘텐츠가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엠게임 역시 기존 서비스작을 스팀 플랫폼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무협 MMORPG '열혈강호 온라인'과 '영웅온라인'이 주인공이다.
앞서 지난 4월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와 제페토는 각각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와 '배틀 카니발'를 출시한 바 있다.
적진지점령게임(MOBA) 장르인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비슷한 게임 방식에 마블 영웅들의 주요 특징을 담은 게 특징이다. 배틀 카니발은 밀리터리풍의 FPS와는 달리 캐릭터별 독특한 코스튬과 아이템이 돋보이는 캐릭터 중심의 팀 기반 온라인 일인칭슈팅(FPS) 게임 장르다.
소규모 PC 및 VR 게임 개발사들도 스팀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 한 게임사의 경우 해외 퍼블리싱 계획을 철회하고 스팀 서비스 준비 작업에 나선 상태다.
그렇다면 스팀 플랫폼 활용도는 계속 높아질까. 수익성, 기회비용, 개발 유연성 등으로 보면 해외 퍼블리싱보다 스팀이 유리한 만큼 활용도는 커질 수 있다고 복수의 전문가는 내다봤다.
스팀은 완성되지 않은 게임도 일정 자격만 주어지면 얼리억세스로 서비스할 수 있다. 블루홀 측도 배틀그라운드의 얼리억세스 서비스를 통해 정식 서비스 수준의 수익을 창출했다. 또 해외 파트너사를 잘못 만날 경우 발생하는 소극적 게임 홍보와 로열티 지급 지연에 대한 위험도 없다.
개발에 대한 유연성도 높다. 외부 간섭 없이 스팀 회원과 직접 소통하며 게임 완성도를 높일 수 있으며, 개발사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수용할 수 있다. 국내에만 적용되는 셧다운제 시스템 구축도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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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게임이 스팀에서 흥행하는 것은 아니다. 스팀 플랫폼이 만능은 아니라는 얘기다. 각 게임사별로 개발과 사업 역량이 달라서다. 그래도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게임사들에게는 스팀 플랫폼이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스팀 플랫폼을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게임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효과로, 스팀 활용도는 높아질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각 게임사별로 개발 및 해외 사업역량 등이 다른 만큼 다양한 각도로 글로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