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희망퇴직 늘려 신규채용 하라는데…

KB국민, 희망퇴직자가 더 많아…은행권 "수익성 악화"

금융입력 :2018/05/25 17:34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은행이 적극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해야 한다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관련업계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25일 시중은행 1, 2위를 다투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희망퇴직 인원 대비 신규 채용 인원을 분석한 결과 KB국민은행은 희망퇴직 규모가 신규 채용 인원보다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신한은행은 신규 채용 인원이 희망퇴직 규모를 상회했다.

KB국민은행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임금피크제 대상 인원을 포함한 희망퇴직 인원 누적 수는 4천883명이다. KB국민은행은 노사간 임금단체협상에 따라 연말에 한 차례 임금피크제 행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하지만 2015년과 2016년에는 일반직원 대상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KB국민은행은 일반 대상자까지 범위를 넓힌 희망퇴직을 단행한 2015~2016년 동안 845명을 신규 채용했다. 2017년까지 더하면 1천345명을 새로 뽑았다. 희망퇴직 누적 인원이 4천883명임을 감안하면 4분의 1정도만 신규 채용이 이뤄진 셈이다.

반면 신한은행은 희망퇴직자 수에 비해 신규 직원을 더 많이 뽑았다. 신한은행은 대상자를 구분할 수 없고, 2015~2017년까지 시행한 희망퇴직 인원 수는 총 780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자 구성을 나눌 순 없으며 단순 인원 수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동안 신한은행이 뽑은 신규 직원 수는 1천935명이다. 희망퇴직자에 비해 2배 가량 더 많이 뽑았다. 다만 신한은행의 신규 채용 인원은 공고 당시 제시된 수치로 실제 어느 정도 채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희망퇴직을 늘려 신규 채용을 늘리라는 금융당국의 발언은 은행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DB금융투자가 올해 초 낸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2015년 희망퇴직자의 규모는 310명이며 비용은 1천19억원 소요된 것으로 나와 있다. 따라서 단순 계산하면 희망퇴직자 1인 평균 지출 금액은 3억2천만원 수준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입 사원의 평균 연봉은 5천만원 수준이다. 또 신규 직원 규모에 대학교 졸업자 외에 특성화고등학교 졸업 및 영업창구 전담직 등 다양한 직군이 포함돼 연봉 수준은 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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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은행권들은 희망퇴직으로 지출하는 판매 및 관리비가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연말 은행권의 판매 및 관리비 증가로 수익을 떨어뜨린다는 분석이다. 또 숙련된 은행원이 빠져 벌어지는 업무 피로도가 늘어난다는 점도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올해 노동조합과 협의 사안인 만큼 별도의 희망퇴직은 없다고 말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 역시 "인위적으로 희망퇴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