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시장을 장악한 유튜브가 음원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 인터넷 생태계에 유튜브 독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튜브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 환경 속에서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점유율을 빠르게 넓히고 사용자 정보를 손쉽게 가져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국내 포털 사업자는 전통적인 검색 시장까지 유튜브와 같은 개별 서비스에 빼앗기고 있지만, 이를 극복할 대안을 찾기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동영상, 음원, 광고 모두 유튜브 천하
지난 16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발표한 ‘모바일 이용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이용자들은 음악 감상도 유튜브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는 전국 15~60세 남녀 1천명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43.0%의 선택을 받았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은 28.1%로 나타나 체면을 구겼다. 두 서비스가 국내 음악 서비스 점유율을 70% 이상 차지하는 등 시장 쏠림도 심했다.
연령별로 살펴봐도 유튜브의 위력은 강했다. 저연령층이 특히 유튜브를 더 많이 이용할 것이란 인식도 음원 서비스 부문에선 뒤집힌 결과가 나왔다.
15~18세(47.5%), 40대(51.1%), 50대(56.7%)가 상대적으로 유튜브를 많이 선택했다. 그나마 20대(35.2%)가 멜론을 음악 감상 서비스로 더 많이 선택했을 뿐이다.
2017년 1월에 발표한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2016년도 12월 안드로이드 기준, 국내 이용자의 유튜브 모바일앱 평균 체류시간은 월 666.5분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7월보다 28.5% 증가한 수치다. 2017년도 9월 기준 유튜브 순이용자 수를 살펴봐도, 전년 동기간 대비 9.4% 증가한 2천302만5천665명으로 이용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서 유튜브 검색빈도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5년간 유튜브 채널에 대한 이용자 관심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네이버는 지속 하향세다.
앱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이달 발표한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세대별 사용현황을 보면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은 유튜브로 조사됐다. 특히 10대 유튜브 사용시간은 카카오톡, 페이스북, 네이버 등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또 와이즈앱 조사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유튜브 사용시간은 257억분으로 전체 앱 사용시간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년 전에 비해 3배 가깝게 성장했다.
반면 카카오톡, 네이버, 페이스북은 앱 총 사용시간의 변화가 크게 없었다.
카카오톡은 189억분에서 179억분으로, 네이버는 109억분에서 126억분으로, 페이스북은 49억분에서 42억분으로 변화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가 최근 발표한 ‘2017년도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는 동영상 부문에서 1위 매체로 페이스북과 함께 광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 변화 예측 어려워”...맞춤형 콘텐츠 전면 내세우는 포털
국내 사용자들의 주이용 모바일 서비스가 네이버, 카카오톡, 다음과 같은 국내 앱에서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으로 빠르게 전환됨에도 이를 막거나 늦출 뾰족한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모바일 앱 첫 화면을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변화를 예고했지만, 유튜브에 빼앗긴 시선을 어느 선까지 찾아올지는 미지수다. 이미 텍스트나 이미지보다 동영상 콘텐츠에 더 친숙한 젊은 모바일 사용자들은 포털 대신 유튜브에서 검색하고, 카톡 대신 페이스북 메신저로 문자를 주고받기 때문이다.
또 카카오는 시장 방어 차원에서 멜론을 서비스 하는 카카오M과 합병을 결정했으나, 더 거세진 유튜브 공세 앞에 실효성을 담보하긴 어려워 보인다. 유료 서비스인 멜론과, 광고 기반의 무료 서비스인 유튜브 간의 불리한 경쟁 관계 탓이다.
아울러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 개선에 따라 음원사용료가 더 크게 증가할 경우 유튜브와의 대결에서 멜론 등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력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관련기사 보기: 음원 창작자 몫 인상...창작자에 부메랑 되나]
여기에 유튜브는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에서 음악 전용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을 분리, 음악 서비스를 더욱 특화시켜 나가는 전략을 펴고 있다. 국내에 도입될 경우 음원 시장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튜브의 거침없는 영향력 확보에도 규제 당국은 여전히 뒷짐이다. 오히려 국내 사업자 발목만 붙잡는 규제 법안만 쏟아내는 실정이다.[☞관련기사 보기: 선거철 정치권 또 포털 길들이기 Ctrl+C·V法]
특히 규제 당국은 페이스북의 통화, 문자 내역 수집 활용 이슈가 터졌을 때에도 똑같이 사용자의 통화 내역을 사실상 의무적으로 수집하고 저장하는 구글(유튜브)에는 조사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유튜브의 경우 서비스 약관 변경 시 회사가 독자적인 재량으로 수정하거나 개정할 수 있고, 대부분 사고에 회사 책임을 면책하는 불공정 약관을 시행함에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인력난을 이유로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국내 사업자 조사와 제재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 대비된다.
[☞관련기사 보기: 통화내역 수집 논란...“진짜 문제는 구글”]
[☞관련기사 보기: "유튜브가 뭐죠?"…공정위의 황당한 질문]
음원 서비스의 경우 창작자 보호 명목으로 업체에 더 많은 수익 배분을 요구하고, 포털 사업자에게는 시장 독과점 등 공정성 문제로 발목을 잡아 글로벌 업체들 배만 불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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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이용행태 보고서를 펴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인터넷 소비가 PC에서 모바일로 전환되면서 유튜브 사용량이 증가했고,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며 “유튜브와 같이 개별 앱 이용이 훨씬 더 늘어나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포털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 수치가 있는 건 아니나, 확실히 하우투(실용적인 방법 또는 기술) 검색은 유튜브 검색을 이용하는 경향이 높아졌다”면서 “기존에는 포털의 검색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검색도 개별 앱으로 파편화 되는 현상을 보인다. 동영상 시장뿐 아니라 전통 검색 엔진의 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