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장소추천 '스마트어라운드' 써보니

"깔끔한 UI 매력...액티비티 보완 필요"

인터넷입력 :2018/05/22 09:00    수정: 2018/05/22 10:01

낯선 동네에 떨어졌을 때, 내 주변에 무슨 음식점, 카페가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단, 내부 분위기나 메뉴가 내 취향인 곳들이어야 한다.

방법은 있다. 지도 앱에서 ‘정자동 맛집’이라고 검색하면 몇몇 카페의 좌표들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식당에서 무슨 음식을 팔고 어떤 분위기인지는 다시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해 검색해야 한다. 어느 하나 골라잡아 검색했는데 맘에 들지 않으면 다시 새로운 식당을 검색하기를 반복해야 한다.

시중에 나온 맛집 앱을 통해서도 검색할 수 있다. 사용자 위치를 지정하면 설정 반경 안에 위치한 식당 목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깔끔하게 정렬돼 있지 않은 사진이나 난잡한 해시태그, 별점 등으로 혼란이 가중된다. 너무 과도한 정보를 내보이는 상대방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TMI(Too Much Information)’란 말이 적절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사용자 위치 정보와 맛집 정보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낸 장소 추천 기능이 나왔다. 바로 네이버가 현재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인 ‘스마트어라운드’다. 네이버 모바일 검색창에서 마이크, 카메라 아이콘 옆에 배치된 ‘위치 표시’ 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스마트어라운드를 이용할 수 있다. 기자가 직접 스마트어라운드를 이용해 다양한 장소 추천 기능을 이용해 봤다.

스마트어라운드 서비스는 업체들이 서로 겨루듯 내보이는 사진보다는 사용자의 위치가 우선순위인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트어라운드를 켜면 바로 사용자 위치 인근의 장소부터 추천해준다.

스마트어라운드에는 AI(인공지능) 장소 추천 서비스인 ‘에어스페이스’가 탑재됐다. 사용자 현 위치를 기반으로 한 것은 물론 시간대, 성별, 연령 등까지 고려해 사용자 입맛에 꼭 맞는 선택지를 제시해준다. 가령 20대 여성이 퇴근 시간에 근처 식당을 찾고자 할 경우 스마트어라운드는 이 여성과 같은 조건의 이용자들이 많이 찾았던 식당들을 보여준다. 이로써 사용자 주변에서 가장 가까운 곳부터 차근차근 가게 정보를 확인하면서 선택지를 줄여나갈 수 있다.

'분당구 정자동'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맛집 결과

무엇보다 스마트어라운드는 사용자가 보기 편안하게 정돈된 UI(User Interface)가 강점이다. 스마트어라운드 메인 화면에는 현 위치의 동네 사진을 배경으로 주소지가 가장 크게 뜨는데, 이 모습이 나름 감각적이다. 위치 정보 아래부터는 가게 목록이 나온다. 1단으로 나열된 업장 정보는 대표 사진과 간략한 설명이 끝이다. 때문에 위아래 방향으로 천천히 스크롤 하면 적절한 양의 정보를 안정감 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스마트어라운드는 아직까지 맛집만 잘 아는 것 같다. 문화, 즐길 거리와 같은 액티비티 장소 추천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많은 연인들이 ‘밥-카페-영화관-쇼핑’의 편협한 굴레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워하지만 스마트어라운드는 아직 그 대안을 제시해줄 수 없어 보인다. 일부 번화가에선 영화관, 전시장, 고궁, 공원 등이 검색되지만 이들이 없는 지역에선 기껏해야 실내 낚시터, DVD방이 나온다.

한편으론 이태원, 홍대의 그 많은 클럽들은 어디로 숨었는지 없고,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개최되는 ‘간암 학술회’ 정보가 뜬 것은 특히 더 아쉽다. 기자의 성별, 연령을 고려해 액티비티 장소를 추천한 결과라기보단 액티비티 정보가 너무 적었던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차라리 한강 주변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들에 더 눈이 간다. 최근엔 을지로, 문래동이 핫한 동네로 뜨고 있다는데 이미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진 곳들 말고 최신 트렌드도 반영해주면 어떨까.

이태원에서 즐길 거리를 찾고자 문화 탭을 살폈을 때 나온 것은 '간암 학술회' 정보(좌). 여의도 주변 액티비티로는 야시장, 마라톤 대회 등 정보가 검색된다.

액티비티의 경우 맛집 추천 때와는 조금 다른 전략을 써야할 수도 있겠다. 맛집의 경우 시간대와 장소가 중요 변수다. 하지만 액티비티의 경우 사용자들이 당장 주변에 있는 즐길 거리를 찾아가고자 할 때도 있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기꺼이 발걸음을 옮길 만큼 가치있는 즐길 거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열릴 예정이라면 사용자가 근방에서만 정보를 찾도록 두지 않고, 직접 액티비티 정보를 전달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네이버는 AI 기술 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하면서 에어스페이스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진행된 네이버 AI 콜로키움에서 에어스페이스팀 김진호 개발자는 기술 개발 과정과 관련해 “맛집 추천은 이용자가 허용할 수 있는 거리 내에서 최대한 다양한 음식을 추천해줘야 한다”는 자신만의 철학을 얻었다고 밝혔다. 개발자들 각각이 자신의 분야에 쏟는 애정도 깊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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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스마트어라운드를 이용해본 바 그의 철학은 상당부분 서비스로 실현된 듯 하다. 스마트어라운드는 엄선된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사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해 맛집 추천 미션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스마트어라운드는 ‘나 지금 정자동인데, 내가 갈만한 음식점 명단을 좀 뽑아봐. 그렇지만 선택은 내가 한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사용자의 마음을 제대로 파악한 서비스로 보인다. 공식 출시 버전에서 액티비티 장소 추천까지 보완된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