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피파 러시아 월드컵'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마케팅도 열기를 더하고 있다. 양사는 각 사의 대형 프리미엄 전략 TV를 앞세워 국가별로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은 다음 달 현지시간 14일(현지시간)부터 약 한 달간 개최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축구 경기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유럽과 중남미 등 지역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북미 지역은 상대적으로 축구보다 농구, 미식축구 인기가 더 높다.
특히 월드컵은 정체를 겪고 있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기에 좋은 기회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실제로 월드컵 개최년도인 2010년과 2014년에 글로벌 TV 시장은 전년 대비 각각 18%, 4% 성장했다.
월드컵 수요가 성장을 온전히 이끌었다고 보기엔 어렵지만, 2010년을 기준으로 축구에 관심이 높은 서유럽과 동유럽, 라틴 아메리카는 각각 16%, 38%, 32% 성장하며 같은 기간 4%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북미나 중국 지역보다 수요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월드컵을 앞두고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축구경기를 즐길 수 있는 앱과 맞춤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기능들도 확대하고 있다"며 "역동적인 선수들의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는 화질과 몰입감을 높여주는 대형 화면을 강조, 월드컵을 맞이한 가격 인하 경쟁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 65~75인치 QLED TV 집중…"대형 TV 주도권 잡겠다"
삼성전자는 과거 월드컵이 열렸던 2010년과 2014년에 TV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각각 47%와 29% 성장하며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올해에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대형 QLED TV를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65인치 이상의 대형 TV와 75인치 초대형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65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 규모는 최근 몇 년 새 30% 이상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65인치 이상 TV 판매량은 지난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5%, 남미 시장의 경우 가튼 기간 4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정 내 TV의 평균 크기도 해가 바뀔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10년 판매된 삼성 TV의 평균 크기는 44.5인치였으나, 지난해에는 54인치로 껑충 뛰었다"며 "과거 대형으로 여겨졌던 55인치 TV가 이제는 평균 크기가 된 셈이며, 65인치, 75인치 TV 수요가 크게 증가해 평균 TV 크기를 50인치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축구의 나라'로 불리는 브라질 시장에서도 현지 특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 TV 판매에 집중하고 브라질 시장에서 '초대형 TV=삼성전자'라는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브라질에 판매되고 있는 UHD TV에 축구 등 스포츠 경기 시청에 특화된 '스포(Spor)TV' 앱도 탑재했다. 이 앱은 스포츠 경기를 4K 초고화질 화면으로 실시간 시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시보기' 기능도 제공해 언제든 생동감 넘치는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면서 경기와 출전 선수 정보, 팀 전적 등도 볼 수 있다.
지난 달 삼성전자 브라질 법인은 60·70·80년대 월드컵 우승의 주역인 지쿠(Zico), 히벨리누(Rivellino), 자이르지뉴(Jairzinho) 등 브라질 축구 영웅들과 현 브라질 국가대표팀 치치(Tite) 감독이 출연한 대형 UHD 홍보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 대형 UHD TV가 역동적인 스포츠 경기를 시청할 때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한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추종석 전무는 “2018년에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안 게임 등 다양한 스포츠 대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대형 TV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올해 QLED TV는 작년 대비 두 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대형 시장을 견인하는 QLED TV를 중심으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을 계속해서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 OLED·LCD 투트랙…"소비자 수요 가장 높은 TV 크기 겨냥"
LG전자는 월드컵 특수를 위해 최상위 프리미엄 TV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델과 LCD 모델을 함께 내세우는 한편 대형 TV 중에서도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인치대 TV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초대형 TV 시장은 LCD 제품으로 대응한다.
회사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대형 TV 시장에 집중하는 가운데 지난 몇 년간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50~60인치대 TV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40~49인치 제품 점유율은 33.9%, 50~59인치대 점유율은 22.2%, 60~69인치대 점유율은 5.9%로 지속 성장하는 추세다.
LCD 기반의 나노셀 TV로 초대형 시장도 노린다. LCD 기반의 나노셀 TV는 최상위 라인업인 OLED TV와 비교해서는 제조 비용이 낮다. LG전자 관계자는 "대형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LCD TV 라인업을 80인치대까지 마련했다"고 전했다.
LG전자의 월드컵 특수를 위한 주력 대형 제품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슈퍼 울트라HD TV 등이다. LG전자 관계자는 "OLED는 자발광 기반이다 보니 백라이트 켜고 꺼야하는 LCD TV에 비해서 반응속도가 매우 빨라 공, 선수 등 움직임이 빠른 스포츠 경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LCD TV의 경우에는 나노셀을 적용해 색표현력을 높였다. LG전자가 월드컵을 앞두고 내세운 슈퍼 울트라HD TV(나노셀 TV)는 색재현률과 함께 시야각이 넓은 장점이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회사는 지난 달 LG 슈퍼 울트라HD TV 시야각을 강조하는 동영상도 공개했다. 시장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미국과 프랑스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 TV 시청자 60%는 측면에서 TV를 시청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측면에서 일반 TV를 시청할 때, 정면에서 볼 때보다 화질이 떨어진다고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시야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고객들이 정면뿐 아니라 측면에서 TV를 보기도 하기 때문"이라며 "이를테면 여러 사람들이 모여 스포츠 경기를 보고, 주방에서 일을 하면서 TV를 시청하기도 한다. 측면에서 봤을 때 색재현률, 명암비 등 성능이 떨어진다면, 수년 전 화질 수준의 TV를 시청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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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역시 축구 관심도가 높은 남미 지역을 겨냥한 TV 기능들은 선보이고 있다. 슈퍼 울트라HD TV를 비롯한 LG LCD TV에는 축구를 즐기는 중남미 고객들의 특성을 반영한 특화 기능이 탑재됐다. 축구경기를 시청하면서 실시간으로 경기정보, 출전 선수정보, 팀전적 등을 TV 화면으로 볼 수 있는 ‘풋볼 앱’을 올해 새롭게 선보였다. 풋볼 앱은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17개국에서 서비스한다.
한편, LG전자는 월드컵을 앞두고 TV 가격을 인하하는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아직 정확한 가격 인하 폭은 결정하진 않았지만, 월드컵 이벤트와 관련해 가격을 인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 인하와 관련 "아직 미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