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시장 조사분석 업체 한국IDC가 '차세대보안'과 '블록체인'을 향후 국내 엔터프라이즈 시장서 주목할 대상으로 꼽았다. 이 2가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국내 IT산업 대상 조사 및 분석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한국IDC는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DC가 바라보는 제3플랫폼(The 3rd Platform) 기술 중심의 산업계 변화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맞춰 개편되는 한국IDC의 국내 사업 및 분석활동 방향도 소개했다.
제3플랫폼은 IDC가 지난 2007년 이래로 산업계 DX의 표준 기반이 될 것이라 예측한 소셜, 모빌리티,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4가지 기술 트렌드를 묶은 개념이다. IDC는 제3플랫폼 기반 혁신단계를 1장 '실험' 단계, 2장 '복합적 혁신' 단계, 3장 '자동화' 단계로 구별했다.
한국IDC는 최근 2027년까지 아태지역 비즈니스 75%에 DX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2017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DX 트렌드가 국내 IT지출 규모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국내 기업의 관련 성숙도를 평가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조직내 '디지털 마인드셋' 부족, 고립된 혁신방식, 핵심성과지표(KPI) 부재 등 이유로 기업의 DX 추진이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진단을 제시했다.
또 한국IDC는 지난해부터 기업의 DX 성과와 역량을 평가해 DX를 지원하고 'DX어워드'라는 이름으로 혁신사례를 발굴, 독려하고 있으며 올해도 6월까지 후보를 추천받아 9월 국내 'DX서밋'과 10월 아태지역 행사로 시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민영 한국IDC 대표는 "국내 기업 및 조직이 ICT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디지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IDC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22년까지 AI, IoT, AR/VR, 3D프린팅, DX시대 혁신 촉매"
간담회에서 마크 설리번 IDC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아태지역총괄임원은 "제3플랫폼 기술이 2015년까지 이어진 실험 단계에 산업혁신의 기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면, 오는 2022년까지인 혁신 단계에는 그 기반 위에서 3D프린팅,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AR/VR),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차세대보안(Next Gen Security) 등 기술이 DX시대에 가장 널리 활용되는 툴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IDC가 제3플랫폼 2장 혁신단계를 가속하는 요소로 내건 IoT, AI, 블록체인과 분산원장(DLT)을 포함한 차세대보안, 로보틱스, AR/VR, 3D프린팅 등 6가지 기술별 산업 전망이다.
2019년 세계 자동차보험 시장 15%가 IoT기술을 활용한 운전자습관연계보험(UBI)으로 이뤄진다. 2020년 전자상거래시장 40%가 AI를 활용한 인지기반 구매지원 및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만들어진다. 또 2020년 세계 금융거래의 20% 비중 영역에 블록체인과 DLT가 채택된다. 2021년 대형 소매업체 50%가 고객응대 및 지원업무에 로봇을 투입한다. 2026년 AR/VR기술을 활용한 '가상서비스전문가'가 제조부문 현장지원요청 40% 이상을 처리한다. 또 2026년 준의료기관 및 응급실 25%가 실시간 치료에 필요한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다.
설리번 CFO는 "한국IDC는 1997년 현지법인으로 설립돼 IT공급업체, 구매자, 산업투자자, 정부 등 여러 고객을 상대로 정규 리서치 서비스, 맞춤 컨설팅 및 이벤트를 포함한 마케팅 솔루션 등 어드바이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달라진 한국IT시장 위상과 역할을 바탕으로 한국IDC에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IDC는 세계 블록체인 관련 시장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1월 IDC 본사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세계 블록체인 및 DLT 기술관련 지출은 21억달러로 지난해(2017년) 9억4천500만달러 대비 2배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당시 IDC는 2016년부터 오는 2021년까지 이 분야 지출 규모의 연평균성장률(CAGR)이 81.2%를 보이고 2021년 지출규모는 97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 블록체인 시장 형성 초기…차세대보안도 혁신 가속"
한국IDC도 국내 IT시장에서 블록체인 관련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 예상하고 조사 및 분석 활동을 시작했다. 아직 당장 한국 블록체인 기술관련 시장 규모를 산출하고 보고서를 발표하는 수준은 아니다. 또 IDC가 바라보는 대상은 기업의 블록체인 기술 활용에 관련된 지출 활동이라, 국내외 '거래소'에서 개인들에게 유통되는 암호화폐 또는 디지털토큰 매매 활동과 거리가 있다.
한국IDC 엔터프라이즈그룹 한은선 이사는 본사의 블록체인 관련 시장 분석 및 전망 데이터를 설명하면서 "국내서도 사업 전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보안부문 담당 연구원의 확장 영역으로 블록체인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현재 국내는 시장 형성 초기 단계라, 지역 데이터를 글로벌 트렌드와 맞물려 설명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IDC는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 가운데 하나로 '디지털신뢰'를 꼽는다. 디지털신뢰는 IDC가 정의한 차세대보안에 일부 요소로 포함된다. 차세대보안은 IT와 운영기술(OT) 융합, IoT와 클라우드 등 영역에서 그간 인식되지 않았던 유형의 데이터 지배력과 보호 역량을 의미한다. 조직이 이를 갖추려면 기성 데이터보안 모델 및 솔루션을 혁신해야 한다. 이는 DX 활동 일부가 될 수 있다.
관련기사
- SK㈜ C&C, DT사업 전략 '고객맞춤·토탈서비스'2018.05.15
- 메타넷-시스코, 파트너 체결..."토탈 디지털혁신 서비스 제공"2018.05.15
- "한국, 4차산업혁명 대비 인프라 투자 강화해야"2018.05.15
- 삼성SDS, 새 비전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리더'2018.05.15
한 이사는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디지털신뢰가 차세대보안의 일부 맥락을 이루기도 하고, IT와 OT의 융합을 비롯한 4차산업혁명 트렌드를 짚을 때나 IoT 환경 구축시 보안은 사업자들에게 고려돼야 주요사항이 되고 있기도 하다"며 "IDC는 차세대보안 역시 제3플랫폼의 혁신을 가속할 요소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IDC 측은 이전부터 국내 보안시장에 초점을 맞춰 조사분석 보고서를 제공해 왔다. 향후 국내서도 IDC가 차세대보안 관점에 기반한 조사 및 분석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보보안 관련 국내 업체만 300개 이상에 달하는 한국 시장에서 IDC가 정의하는 글로벌 차세대보안 트렌드에 들어맞는 움직임이 구체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