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5일 인공지능(AI) R&D 전략을 발표, 경쟁력 확보에 나선 이유는 본격적으로 AI 성장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때 유행했다가 여러 한계로 식어버렸던 1970년대 및 2000년대 초기와 달리 지금은 칩 등 관련 기술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향후 10년 변화가 과거 1950년대 이후 지금까지의 변화를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외의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핀란드 등 해외 국가들은 AI 산업 선도를 목표로 다양한 전략을 구축, 정부 정책을 도입 중에 있다.
■美 : 정부 선제 투자→민간 경쟁력 강화
미국의 경우 AI 암흑기였던 과거에도 지속적인 장기 투자로 뇌과학 등 기초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AI 핵심 기술개발과 인재양성에 주력했다.
국립보건원(NIH), 국립과학재단(NSF),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백악관 등 공공기관이 AI 기초 연구를 꾸준히 수행해왔다.
이와 함께 지난 2016년 10월 수립한 '국가 AI R&D 전략계획'을 통해 AI 인재 양성에도 11억 달러(약 1조 1천814억원)을 투자했다.
정부는 AI 기술 혁신가로서 원천기술 개발 후 민간에 이양하고, 민간은 혁신적 제품 서비스 상용화를 견인하며 시장 주도의 원동력을 만들었다.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2억 달러(약 2천148억원) 가량이 투자된 국방부 CALO 프로젝트 중 ‘음성개인비서 연구 부문’을 독립시켜 벤처기업 '시리'가 설립됐고, 이를 애플이 2억 달러에 인수해 음성비서를 아이폰4S에 지난 11월 탑재한 게 일례다.
또 개방 경쟁형 기술개발 방식을 선제적으로 도입, 선도적 AI 기술 경쟁력 확보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했다. 정부가 도전형 과제를 제시하고 민간에서 경쟁함으로서 자율 주행차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등 총 819개 과제를 해결했다.
DARPA의 경우 같은 방식으로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사이버해킹 등의 기술 개발을 촉진했다.
■中 : 정부 주도 대규모 투자
중국의 경우 AI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인식,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와 인력양성을 추진하고 선도기업을 지정, 특화플랫폼을 육성했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는 3년간 1천억위안(약 18조원)을 투입하는 민관 협력 구조의 ‘차세대 AI발전계획위원회’을 설립했다.
또 중-미 대학 공동 AI 인력 양성 등을 포함한 ‘중국대학 AI 인재 국제육성계획’을 지난달 발표했다.
분야별 선도기업으로는 자율주행차에 바이두, 의료 헬스에 텐센트, 스마트시티에 알리바바, 음성인식에 아이플라이텍을 선정했다.
오는 2030년까지 중국은 AI 핵심 산업과 연관 산업에 각각 1조위안(약 180조원), 10조 위안(약 1천800조원) 규모의 시장육성을 목표로 국가 기술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AI 융합도 강조, 2020년까지 AI 적용 제품 응용범위를 커넥티드카, 로봇, 드론, 의료영상 진단시스템, 영상식별, 음성 인식 번역, 가전 등으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스마트 센서 제품 개발, 신경망 칩 양산, 개방형 플랫폼 구축 등 AI 전반의 핵심기술 향상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日 : "저성장·고령화 극복 해답, AI"
일본은 저성장 고령화 극복을 위한 국가 경제 사회 혁신의 수단으로 AI 기술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AI 기술 혁신 가속화 차원에서 지난 2016년 일본재흥전략, 지난해 AI 산업화 로드맵과 신산업 구조비전을 발표하는 등 AI 관련 국가 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국내외 최고 AI 연구자 결집을 위해 연구거점인 '혁신 지능통합연구센터'를 지난 2016년 마련했다. 해당 센터는 이화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산학연 파트너십 기반의 기술개발 프로젝트 '고급 통합형 지능 플랫폼(AIP)'를 추진하고, 3개 연구그룹과 기업협업센터로 구성돼 있다.
또 195억엔(약 2천억원)을 투자해 데이터 기반 개방형 AI R&D 플랫폼인 AI 클라우드 인프라(ABCI) 구축을 연내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佛 : 글로벌 AI 연구센터 인재 모이는 허브 조성
프랑스는 기술, 경제, 사회, 윤리 등 국가전반의 혁신 기회로 AI를 인식하고, 글로벌 AI 선두국가 도약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총 15억유로(약 1조 9천222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대학 연구기관 기준 세계 최고 규모의 AI 연구원을 보유하는 등 자국의 우수한 기초연구 역량, 인재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의 AI 연구센터를 다수 유치했다.
지난 2013년 개소한 페이스북 AI 연구소의 경우 오는 2022년까지 1천만유로(약 128억원) 투자가 예정돼 있다.
또 구글, 삼성, 후지쯔, 딥마인드, IBM, MS 등 글로벌 IT 대기업들이 AI 연구센터를 프랑스에 설립하고, 올해 대규모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 생태계 강화를 위해 의료, 환경, 운송수단, 국방 등 AI 핵심 분야의 데이터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고, 응용분야 확산을 촉진할 방침이다.
■핀란드 : 응용산업 활성화에 초점
핀란드는 AI 핵심 기술력 확보보다 응용 분야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뛰어난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잠재력을 활용, 기존 산업과 AI의 시너지 확산 촉진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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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영 컨설팅 업체 엑센츄어는 핀란드는 인구 대비 스타트업 기업 수 1위에 공공 부문 디지털화, 높은 교육 수준 등으로 AI 활용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나라 2위로 꼽은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AI 전략 발표 ‘핀란드 AI 시대’에서 데이터 활용, 오픈소스 플랫폼 구축, R&D 투자, 공공 서비스 구축, 국제 의제 논의 주도 등 8가지 목표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