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소유지배 구조 문제는 삼성이 풀어야 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10대그룹 전문경영인 정책간담회'를 마친 후 백브리핑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처분 문제에 대해 이 같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의 현 소유지배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분명한 사실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기본적 출자 구조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여러 방법이 있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여러 방법들 중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달 말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는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붙일 것을 당부하며 압박에 나섰다.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 원가 규정으로 계산하고 있는데, 시가 기준으로는 보험사가 계열사의 주식·채권을 총 자산의 3%까지만 보유하도록 하는 현행 보험업법상의 한도를 넘어 논란이 됐다.
김 위원장은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최 위원장의 생각과 기본적으로 같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의견에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 부회장의 결정이) 늦을수록 삼성과 한국 경제에 초래하는 비용은 더 커질 것"이라며 "결정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나쁜 결정이고,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밀어붙이는 것도 비효율적이며, 선택을 강요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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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현재 기준이 아니라 미래 기준으로 선제적으로 변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이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자발적인 변화의 진정한 의미이며, 법률 개정 등 딱딱한 틀로 재별의 변화를 압박하기 보다 각 그룹이 시간을 갖고 자발적으로 변화하는 게 효과적인 길"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정거래법을 재벌개혁을 위한 법률적 수단으로 개정할 생각은 없으며, 과도하게 규정된 형벌 조항을 정비할 것"이라며 "공정위는 급박하게 개혁을 추진하지 않고 내 임기 3년과 현재 정부 임기 5년 동안 일관되게 가는 게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