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모바일 홈(메인) 화면에서 3천만 이용자들이 동일하게 보던 뉴스가 사라진다.
이용자는 앞으로 네이버 첫화면을 옆으로 밀면 나타나는 두 번째 화면를 통해 언론사별 뉴스를 볼 수 있다. 대신 뉴스판에 띄울 언론사는 이용자가 직접 설정해야 한다.
뉴스를 두 번째 화면으로 이동해 보는 것이 불편하다면 사용자가 뉴스판을 첫 화면으로 바꾸면 된다.
특정 언론사를 지정해 새로운 소식을 접하는 것이 싫고 보다 나에게 맞는 다양한 뉴스를 접하고 싶다면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이 사용된 '뉴스피드' 항목으로 가면 된다.
■네이버 뉴스 두 번째 화면으로 이동...사용자 설정 필요
네이버는 9일 오전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급상승검색어(실급검)를 빼겠다고 밝혔다.
첫 화면, 특정 기사에 시선이 집중되는 현상을 개선해 최근 불거진 뉴스 댓글조작 사건 등의 문제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실급검 역시 지나친 어뷰징 뉴스를 생산하고, 가짜 이슈를 생산한다는 비판이 큰 만큼 네이버 첫 화면에서 빼고 사용자가 선택하는 경우에만 노출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네이버 모바일 앱에서 뉴스를 보기 위해서는 첫 화면을 옆으로 밀어 뉴스판으로 이동하거나, 또 다른 화면에 구성될 뉴스피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기존에는 네이버 앱을 켜면 주요 뉴스들이 가장 상단에 보였지만, 한 번의 드래그(밀기) 과정을 거쳐 뉴스판으로 이동해야 한다.
또 사용자는 뉴스판에 배치될 언론사를 직접 선택해야 한다. 뉴스판 첫 도입 시 빈화면이 보일 수도 있지만, 네이버와 콘텐츠 제공(CP) 계약이 된 언론사 채널 페이지가 임의 순서대로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기존 네이버 뉴스 ‘채널’ 설정자는 본인이 선택한 언론사가 뉴스판에 똑같이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판은 현재 네이버가 베타 서비스 중인 채널과 기본 같은 방식으로 운영된다. 채널 계약이 맺어진 CP 언론사가 총 5개의 기사를 편집하게 되며, 이용자가 뉴스판에 보여지는 언론사를 선택하게 된다. 설정한 순서대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언론사 편집의 뉴스 제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제목을 클릭해 해당 기사를 보는 식이다.
현재 네이버 첫 화면에 있는 채널 서비스가 뉴스판으로 바뀌는 셈이다.
네이버는 뉴스의 다양성과 독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뉴스피드 서비스도 내놓는다. 뉴스판이 네이버 두 번째 화면에 기본 설정되는 방식이면, 뉴스피드는 세 번째 화면에 기본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AI 추천 기술인 에어스(AiRS) 기술이 활용돼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뉴스들을 페이스북 뉴스피드 화면처럼 보여주는 형태다.
뉴스판과 뉴스피드가 상호 보완 역할을 하며 독자에게 최근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골고루 제공하게 된다. 네이버는 두 뉴스 서비스 제공을 통해 언론사별 독자 뉴스 콘텐츠와, 다양한 소식들을 적절히 제공함으로써 뉴스 편향성 문제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뉴스판·뉴스피드, 네이버 첫 화면 이동 가능
기본적으로 뉴스는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사라지지만, 사용자가 원하면 편집 기능을 통해 첫 화면으로 바꾸는 기능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화면에 뉴스판이 기본 배치되더라도 사용자가 원할 경우 네이버 검색창 우측 하단에 있는 ‘+’ 버튼을 눌러 판관리 화면으로 이동한 뒤, 화면 배치 순서를 옮기는 것이다.
즉 네이버가 3분기 이후 뉴스를 네이버 첫 화면에서 빼도 사용자가 설정을 통해 얼마든지 뉴스판을 네이버 첫 화면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 뜻이다. 뉴스피드 화면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도 ‘판관리’ 기능을 통해 ‘연예’, ‘스포츠’, ‘자동차’, ‘책문화’ 등을 네이버 첫 화면으로 변경할 수 있는데, 같은 방식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 네이버서 뉴스 비중 “모바일 7%, PC 3%”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 콘텐츠가 뒤로 밀려나면서 네이버 트래픽이나 매출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에는 사용자 혼란으로 인한 불편도 불가피해 보인다.
네이버 역시 현재보다 매출이나 트래픽이 더 늘어나는 구조가 되기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사용자 불편도 예상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뺏을 때) 지금보다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뉴스가 빠진 빈 영역에 대한)또 다른 활용방안을 찾아낸다면 장기적으로 이 방향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뉴스 서비스 개편으로 전체 트래픽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봉석 미디어서포트 리더에 따르면 네이버 전체 서비스 트래픽 중 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모바일이 7%, PC가 3% 수준이다. 네이버 앱에서 아무도 뉴스를 보지 않더라도 네이버가 잃는 트래픽 비중은 최대 7% 정도란 설명이다.
풀이하면 뉴스 콘텐츠를 첫 화면에서 빼고, 혹은 뉴스 아웃링크 방식으로 해당 언론사에 이용자를 분산시키더라도 네이버 전체 트래픽에 미치는 정도가 크다고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이에 네이버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태를 계기로 네이버 뉴스 직접 편집에 대한 비판과, 댓글 조작 이슈를 모두 해소하는 방법으로 이번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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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뉴스 아웃링크 전환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언론사마다 계약 기간과 이해관계가 저마다 다르고, 사용자 관점에서도 아웃링크로 인한 악성코드 감염 우려 등 여러 불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에 아웃링크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든 뒤, 개별 언론사별로 논의를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웃링크 전환 시 뉴스 콘텐츠 사용료인 전재료 지급은 없다는 것이 네이버의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