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블록체인으로 뭘 할까

전담팀 구성…결제-데이터 관리 등 가능성 많아

홈&모바일입력 :2018/05/09 10:51    수정: 2018/05/09 13:3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서비스가 블록체인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페이스북이 블록체인 전담팀을 만들었다. 올초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암호화폐의 긍정적, 부정적인 측면을 좀 더 깊이 탐구하겠다”는 글을 올린 지 4개월 만이다.

블록체인 전담팀 소식을 처음 보도한 것은 IT매체 리코드였다. 리코드는 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메신저 팀을 이끌던 데이비드 마커스를 블록체인 팀 리더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씨넷)

블록체인 팀은 10명 남짓한 소규모로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데이비드 마커스를 비롯해 블록체인 팀에 소속된 인력들의 면면들이 예사롭지 않다.

■ 팀 이끌 마커스는 지불결제 쪽 전문가

팀을 이끌게 된 데이비드 마커스는 지난 4년 동안 메신저 사업을 총괄했다. 여기에 인스타그램 제품개발 담당 부사장 케빈 웨일,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인 제임스 에버링햄도 가세했다. 팀 규모에 비해선 중량감 있는 임원들이 많이 모인 셈이다.

물론 아직까진 블록체인 팀이 어떤 사업을 추진할 지 알려진 건 없다. 페이스북도 이 부분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데이비드 마커스는 “처음부터 시작하겠다(starting from scratch)”고 밝혔다.

하지만 추론을 해 볼 순 있다. 마커스는 페이스북 메신저 사업을 맡기 전엔 페이팔 최고경영자(CEO)로도 활동했다. 잘 아는대로 둘 모두 지불 결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진=데이비드 마커스 페이스북)

IT매체 더버지는 “마커스는 수 년 동안 결제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마커스는 지난해부터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와이어드는 이런 배경을 들어 결제 관련 서비스를 접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은 이미 지난 2009년 크레딧(Credits)이란 자체 가상화폐를 운영한 적 있다. 크레딧은 주로 게임내 가상 물품 구입용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3년 뒤인 2012년에 크레딧을 폐지했다.

물론 단순 결제만이라면 블록체인을 활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하지만 이용자 20억명을 웃도는 페이스북이 블록체인을 본격 적용할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올 수도 있다.

■ '초기 모바일 대응 실패' 되풀이 않기 위한 조치일수도

페이스북이 최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태’로 한바탕 홍역을 치뤘다는 점과 관련된 분석도 눈길을 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개인 데이터를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단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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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무시하기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블록체인 전문가들 주장대로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이란 점이 증명될 경우 페이스북은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단 얘기다.

와이어드는 “페이스북은 초기에 모바일 대응에 실패해 고전한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블록체인 전담팀 역시 그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조치일 수도 있단 얘기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