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영업익 뚝…새 회계기준 여파 어디까지

일시적 감소 효과…최소 2년 내 회복 전망

방송/통신입력 :2018/05/04 18:02

새로운 회계기준이 적용되면서 이동통신 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종전 회계기준과 비교해 1천억원 이상 감소했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과 약정할인 가입자 확대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회계기준 변경으로 더 낮은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수익을 인식하는 방식이 전면적으로 바뀐 데 따른 것이다. 앞으로 1~2년간은 영업이익이 낮게 나올 수밖에 없게 됐다. 반대로 단계적으로 영업이익이 오르며 2년 가량이 지난 뒤 통신사의 영업이익이 제자리를 찾을 전망이다.

■ 일시적으로 사라진 1천억원대 영업이익

올해부터 모든 상장사에 의무 적용되는 새 회계기준인 K-IFRS 1115는 수익이나 비용이 발생하는 시점에 회계 장부에 전액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가입 약정 기간 또는 기대 가입 기간에 나눠서 반영하게 된다.

단일 상품이나 서비스를 일회성으로 판매하는 다른 산업계와 달리 가입 기간에 따라 수익이 발생하는 통신업계에 큰 영향을 끼친다.

단말 매출부터 마케팅 비용을 비롯해 일부 서비스의 경우 투자 비용도 일정 기간에 상각되는데, 올해 1분기의 경우 선택약정 가입자 비중에 따라 회계적으로 이익이 감소되는 것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4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1분기 잠정실적 집계에 따르면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1천294억원의 영업익 차이를 보였다.

우선 SK텔레콤의 새 회계기준에 따른 1분기 영업이익은 3천255억원이다. 구 회계기준으로 따졌을 경우 3천595억원으로 340억원 가량이 오르게 된다.

KT의 새 회계기준 분기 영업익은 3천971억원, 구 회계기준은 4천351억원이다. 380억원 차이로 이전 기준을 따지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이 4.3% 늘었지만,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회계기준에 따라 574억원의 차이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5.3%나 늘어난 2천820억원의 영업익이 회계기준 변경으로 1천877억원이 됐다. 이통 3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차이다.

이통 3사의 1분기 총 영업이익 총 1천294억원이 회계기준 변경으로 감쪽같이 사라진 셈이다.

■ 이르면 2019년 영업이익 차이 회복

새 회계기준을 적용해 영업이익이 하락하더라도 실제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똑같은 사업 환경 안에서 회계 장부를 기록하는 방법만 바뀐 것이다.

또 영업이익은 하락했지만 KT의 경우 지난해 재무제표와 비교해 별도 기준 자산은 1.35조원, 자본은 9천670억원 상승한 효과가 나오기도 했다.

향후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처럼 보이는 현상은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통신사의 가장 큰 수익이 발생하는 무선사업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가입자의 약정 기간은 2년이다. 이에 따라 선택약정할인 가입자의 단말매출차감이나 마케팅 비용 인식이 2년이 지나면 이전과 비슷한 규모의 영업이익 수치가 나오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기존 회계 기준과 IFRS 15에 따른 영업이익 차이가 이르면 내년부터 거의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즉, IFRS 15에 따라 비용과 수익을 나눠서 인식할 때 기존 회계기준과의 차이 액수가 단계적으로 좁혀질 것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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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전처럼 이통 3사 간에 가입자 유치와 이탈 방어를 위해 보조금 경쟁이 일어나 단기적 마케팅 비용이 급증하더라도 분기 실적에서는 희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가입자 획득 비용을 일시적으로 많이 집행하더라도 예전처럼 특정 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2년여 약정 기간에 분할되기 때문에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반대로 보면 퇴직금과 같은 특수한 경우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고 이전 분기나 이후 분기에 당기 실적의 특징이 묻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