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6 한국 출고가 82만원 스위스에선 22만원

국내외 폰 가격 비교...구형 폰에 파괴력 클 듯

방송/통신입력 :2018/05/02 15:25    수정: 2018/05/03 10:17

한국에서 출고가 82만원인 스마트폰이 스위스에서는 22만원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LG전자 G6가 그 스마트폰이다.

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이용자 정보포털 ‘와이즈유저’에 공개한 국내외 휴대폰 출고가 비교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르면 출시 1년 된 LG G6 가격이 스위스 2위 이동통신사 선라이즈에서는 199 스위스프랑(CHF)에 팔리고 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22만1천원이다.

또 SK텔레콤과 KT가 매긴 이 폰의 출고가는 81만9천500원이다.

이런 극단적 차이가 앞으로 상당히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달 이런 가격 차이를 국내 소비자가 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최초 출시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판매가를 내리는 편인데 한국은 유독 출고가 인하 속도가 늦다”며 “출시 1년이 지났더라도 발표 당시 플래그십 모델인 만큼 이용자 선호도가 높지만 최신폰에만 마케팅이 집중된 국내 유통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점에서 국내외 휴대폰 출고가 비교공시는 프리미엄 신제품보다 구형 폰 출고가 비교에서 더 파괴력을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프리미엄 폰보다 구형 폰의 격차가 훨신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출고된 지 1년 지난 구형 폰에 대한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韓에서 60만원 더 비싼 G6, 23만원 더 비싼 아이폰7

이런 폰은 물론 LG G6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가을 출시된 애플 아이폰7도 마찬가지다. 역시 국내 고객이 봉 중의 봉이다.

SK텔레콤의 아이폰7 32GB 출고가는 지난달 조사시점 기준 86만9천원이다.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싸다.

미국 이통사인 버라이즌과 AT&T의 경우 63만8천원 수준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최초 출고가격이 한국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아이폰7과 G6의 출고가 차이를 볼 때 구형 폰의 출고가 인하 논의가 거세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 2017년형 갤럭시J5의 국내 출고가는 34만4천300원이다.

이 폰은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판매중인데 269.99 유로부터 199.99 유로(약 26만3천500원)까지 각 나라마다 다양하다.

굳이 이들 나라와 비교해 따지자면 우리나라가 두번째로 비싸다.

와이즈유저에 2일 공개된 LG G6 해외 각국 출고가 비교

■ 단순 비교 어렵지만... 출고가 인하 논의 확산

아이폰7이나 LG G6와 달리 삼성전자의 갤럭시S8은 출시 1년이 지났지만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국내 출고가가 낮은 편에 속한다.

갤럭시S8의 국내 출고가는 방통위의 비교공시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에 갤럭시S9 출시에 맞춰 기존 93만5천원에서 79만9천700원으로 조정돼 비교국가 중 네 번째로 저렴하다.

단순 출고가만 비교할 경우 갤럭시S8만 싸고 G6는 비싸보일 수 있다. 국내서 출고가와 달리 실 구매가는 공시 지원금을 통한 할인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SK텔레콤은 G6의 공시 지원금을 최대 50만원으로 올렸다. 해외에서 출고가를 내렸다면 국내에서는 공시 지원금을 올려 실 구매가를 맞춘 것이다.

물론 약정할인 가입자가 최근 신규가입자의 대부분을 차지해 공시 지원금을 받는 이용자가 적지만 출고가 인하와 같이 실구매가를 낮췄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공시 지원금을 인상하는 것보다 출고가를 낮추는 방법이 소비자에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출고가격이 낮아지면 위약금이 더 낮아지고, 소비자가 공시 지원금과 선택약정할인 등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사와 유통업계, 제조사 모두 이에 대해 같은 뜻을 나누지만 출고가 인하가 우리 고유의 유통 구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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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유통 시장에서 단말기 공급에 따른 도매 대금은 채권을 통한 익월 결제이기 때문에 단순 현금 결제와 달리 출고가를 인하할 때 고려할 요소가 많다”면서 “일반 사업자인 유통망이 단말을 가지고 있을 때 통신사와 제조사가 출고가를 내리면 인하분 만큼의 보상 문제가 걸리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값을 내리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출고가 비교공시를 통해 해외보다 국내 구형폰 가격이 높다는 점인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재고 수량을 고려해 출고가를 낮추는 작업이 시작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