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가 삼성과 롯데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동일인(총수)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으로 변경해 지정했다. 또한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총수 지정을 받았다.
공정위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60개 기업집단(소속 회사 2천83개)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 지정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준대기업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은 게임업체 넷마블(5.7조원) 비롯해, 메리츠금융(6.9조원), 유진(5.3조원) 등 3개다.
공정위는 이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32개 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으로 지정했다. 교보생명보험과 코오롱이 신규 지정되고 대우건설이 제외됐다.
공정위는 그동안 관심을 모았던 삼성과 롯데그룹의 동일인으로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으로 변경 지정했다.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과 고령의 신격호 총괄회장 모두 독립적으로 사리를 분별하거나 경영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총수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공정위 측 판단이다.
공정위는 "그간 경직적으로 운영돼 온 지정제도가 경영 현실을 반영하고 대기업집단 시책의 취지에 충실히 부합하도록 보완했다"며 "동일인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삼성과 롯데에 대해 경영 현실과 공정거래법령(법 제2조 제2호 및 시행령 제3조)의 취지에 부합하는 동일인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씨아이의 경우 지난해 10월 이수영 그룹회장의 별세로 인한 변경 사유가 발생해 이번에 동일인이 변경 지정됐다.
공정위는 또 지난해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네이버에 편입됐던 휴맥스계 계열회사에 대해 심사를 거쳐 계열분리를 인정했다. 공정위는 "올해 4월17일 시행령 개정으로 임원독립경영 인정제도가 도입, 시행된 이후 네이버 측의 신청을 받아 이번 지정에 반영했다"고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을 이사회 새 의장으로 선임했다. 그런데 같은 해 9월 공정위가 네이버를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서 독립 경영 운영되던 휴맥스 계열사들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대기업집단 및 준대기업집단은 경제력 집중 및 남용 문제로 공정위로부터 각종 규제와 감시를 받는다. 공정위는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인(총수)을 지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배우자와 6촌이내의 혈족, 4촌이내 인척 등의 계열사 지분을 따져 대기업집단의 범위를 확정하는 데,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는 계열사 간 상호 출자와 신규 순환 출자 및 채무 보증 금지,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 제한 규제 등을 적용 받는다. 5조이상 기업은 모두 총수일가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를 하면 공정위 제재를 받게 된다.
한편 이번 지정결과 대기업집단의 재무상태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특히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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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정결과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으로 자산총액은 작년 9월1일 대비 124조6천억원(1천842조1천억원→1천966조7천억원)이 증가했다. 또 부채비율은 4.8% 감속(76.0%→71.2%)했다. 매출은 126조1천억원(1천233조4천억원→1천359조5천억원) 증가했으며, 평균 매출액은 1조원(21조6천억원→22조7천억원)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46조4천억원(53조8천억원→100조2천억원) 늘어났다.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공시대상기업집단과 관련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 공개해 시장 감시를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지정 집단의 주식소유 현황 등을 분석해 내부지분율 등 소유구조를 공개하고, 단계적으로 내부거래 현황, 채무보증 현황, 지배구조 현황 등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