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아파트 감사 담합 의혹 '한공회' 검찰 고발

과징금 5억원도 부과

금융입력 :2018/04/30 14:00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300세대 이상 아파트 관리비 감사에서 담합을 유도한 혐의로 한국공인회계사회(이하 한공위)를 검찰에 고발했다.

또 과징금 5억원 처분을 내렸다.

한공회는 이와 관련 30일 "사법당국에 충실하게 소명하면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공회는 아파트 외부 회계 감사 시간을 최소 100시간으로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은 감사 품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였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3명의 회계사가 300세대 이상의 아파트 관리비 외부 회계 감사를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실사, 감사보고서 마련까지 포함한 시간이기 때문에 크게 적정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한공회 측은 "국회와 금융위원회도 회사에 대한 회계 감사가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므로 자유 경쟁이 오히려 소비자 후생을 악화시킨다는 점을 인식해 작년 9월부터 외부감사법 전면 개정을 통해 표준 감사 시간 제도와 감사인 지정 제도 등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한공회는 또 실질적인 외부 감사를 위해 표준 감사 시간 제도가 도입됐으며, 감사시간과 감사 품질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공회는 특히 최소 외부 감사 시간 설정으로 300세대 아파트 기준, 세대당 연간 2천원 정도의 관리비가 증가하지만 오히려 외부 감사가 투명하게 진행돼 관리비가 세대당 8천~9천원 정도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공정위 측은 최소 시간 기준이 생기면서 관련 회계 비용이 2.2배 증가했으며 이는 경쟁 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한공회 회원 회계사의 외부 회계 감사 보수 가격 경쟁을 제한한 사업자 단체 금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

공정위 측은 "회계사들의 사업자 단체인 한공회가 외부 회계 감사 품질 제고와 투명성 확보를 빌미로 최소 감사 시간 설정을 통해 외부 회계 감사 보수에 대해 구성 사업자 간 경쟁을 제한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부과와 함께 사업자 단체인 한공회 및 법 위반을 주도한 임원 2명을 각각 형사 고발하기로 지난 19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아파트 관리비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300세대 이상 아파트는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다.

한공회는 지난 2013년부터 '회계감사 보수 현실화' 등을 목적으로 공동 주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아파트 당 최소 감사 시간을 100시간으로 정했다.

주택법 개정 이전인 2014년 아파트 외부 회계 평균 감사 시간은 56시간이었으나 2015년 81시간으로 늘었으며, 시간에 따라 평균 보수도 96만9천원에서 2015년 213만9천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서도 한공회 측은 "감사 운임에 대해 일절 관여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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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아파트 회계 감사 실효성 제고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한공회는 감사공영제도를 제안한 상태다.

한공회 측은 "실효성 제고를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아파트를 감사하는 회계사를 직접 선임하는 감사공영제도나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별도의 감리단을 구성해 직접 감사활동을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