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1분기 실적 '훈풍'

부품·완제품 사업부별 희비는 엇갈릴 듯

디지털경제입력 :2018/04/16 18:23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전자업계 어닝시즌이 시작됐다. 양사는 오는 26일 1분기 사업부별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6일 잠정실적 발표 당시 시장컨세서스였던 14조원을 크게 뛰어넘는 15조6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가 4분기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한 것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슈퍼 호황이 지속된 영향이 크다. 또 이 기간 디스플레이 부문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스마트폰 사업이 기대치를 상회하면서 호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1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도체는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D램 가격은 상승세, 낸드 가격의 하락은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는 통상적으로 반도체의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지만 D램 출하량이 소폭 감소하면서도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패널(DP) 부문은 저조한 실적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DP부문은 3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1조3천억원)보다도 크게 줄어든 수치다. DP 부문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스마트폰 시장 정체와 고객사인 애플이 판매 부진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에서는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1분기 TV 시장의 비수기로 중대형 LCD의 저조한 판매량도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4조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당초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ASP가 높아진 갤럭시S9 출시와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높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2천억원~3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조800억원)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전자 1분기 실적 호조를 견인한 반도체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출하량 감소라는 부정적 요인에도 서버용 제품 비중 확대로 ASP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을 것”이라며 “IM사업부도 로열티 관련 1회성 환입과 연초 마케팅 비용 절제 효과 등으로 실적이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와 여의도 LG트윈타워

■삼성은 반도체·스마트폰, LG는 가전·TV 사업 호조

LG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1천283억원, 영업이익 1조1천78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한 영업이익 전망치인 8천700억원대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이며, 1조원을 돌파한 것은 2009년 2분기 1조1천200억원을 기록한 이후 35분기 만에 처음이다.

LG전자가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가전과 TV 판매 호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전사업부는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 증가로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등 가전 판매가 크게 증가하는 동시에 에어컨, 소형가전 판매 확대 등 가전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부는 5천억원 중반대 영업이익과 5조원대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소형 가전의 꾸준한 성장과 기업간거래(B2B) 시장 내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매출액이 증가했다. 특히 수익률이 높은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이 기간 영업이익이 5천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HE 사업부의 성장세도 OLED TV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이벤트에 따른 OLED TV 수요 강세와 LCD 패널가격 하락으로 높은 마진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생활가전의 높은 성장세와 낮아진 가격으로 OLED TV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H&A와 HE 사업부 모두 영업이익률이 11%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LG전자의 매출이 정체 국면을 벗어나 성장 사이클에 진입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LG전자에 따르면 LG OLED TV의 판매량은 1년 만에 약 3배 가량 증가했다. LG전자의 OLED TV 매출 비중은 지난해 35% 수준에서 올해 50%를 넘길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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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1분기 매출액 2조원대, 영업손실 1천억원 중반대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전년 동기 영업손실 2억원보다 적자폭이 확대된 수치이지만, 전분기(영업손실 2천132억원) 대비 크게 개선된 수준이다. 스마트폰 사업부는 신규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와 비용 절감으로 적자폭은 안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는 2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노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LG전자는 전장부품 사업의 신규 매출 확대와 글로벌 업체와의 전략 제휴, 인수합병(M&A), 전기차 시장 확대로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며 “올해 가장 높은 이익을 달성했던 2008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