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모바일 메신저로 24시간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텐센트가 영국 인공지능(AI) 의료 기업 바빌론헬스(Babylon Health)와 손잡고 위챗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위챗은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다.
'디지털 병원'을 자칭하는 바빌론헬스는 영국 런던에 소재한 디지털 의료 스타트업이다. 2013년 창업 이후 2016년 초 2500만 달러(약 213억9000만 원) 투자를 받았으며 지난해 4월 추가로 6000만 달러(약 641억7000만 원) 투자를 유입한 디지털 의료 업계 신성으로 꼽힌다.
■ 중국 의료 시장 뒤흔들 바빌론헬스의 잠재력
바빌론헬스의 진료 앱은 2014년 출시된 이래 유럽과 아프리카 등에 서비스되고 있다. 의료 영역에 집중해 관련 기술을 글로벌에 확산하는 단계에서 위챗을 통해 중국 시장을 만난 셈이다.
이번 텐센트와의 협력은 양사에 호재가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바빌론헬스는 위챗 플랫폼을 이용하는 10억 명의 사용자 풀을 얻을 수 있고 중국 의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위챗 사용자는 바빌론헬스를 통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텐센과 바빌론헬스의 협력에 관한 세부적 재무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바빌론헬스와 텐센트의 협력이 의미있는 이유는 중국의 불안정한 의료 서비스와 고령화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바빌론헬스의 원격 진료 앱을 통해 '바빌론 인공지능 의사'가 AI 기술을 통해 사용자에게 24시간 의료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AI 로봇과의 대화를 통해 질환을 상담하고 영상과 텍스트를 통해 온라인 전문 의사의 의료적 제안을 받을 수 있다. 건강 상태를 추적하고 약품 배송 서비스도 한다.
지난 2016년 바빌론은 세계 최빈국으로 꼽히는 르완다에서 출시된 지 반년 만에 25만 명의 사용자에게 6만 차례의 상담 진료를 제공했다. 지난 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관련 부처와 협력 협의를 맺었다.
바빌론은 이미 140만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무료 자동 증상 검사 툴뿐 아니라 의사가 제공하는 유료 영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절반 가량의 사용자가 영국인이며 르완다와 아일랜드 등에 사용자가 있다.
바빌론은 IT기업뿐 아니라 영국 의료 서비스 기구 NHS와 협력을 통해 신기술로 의사의 부담을 덜고 고령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 '의료'에 집중하겠다는 텐센트와의 시너지 기대
텐센트의 의료 분야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중국 온라인 의료 서비스 기업 위닥터(WE DOCTOR)에도 투자했다.
텐센트는 자사 AI 랩이 의료 영역에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하드웨어로서 로봇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의료를 AI 상용화의 쌍두마차로 삼고 있다.
앞서 텐센트의 AI 랩이 지난 달 글로벌 학술 출판 그룹 스프링거 네이처 산하 네이처 리서치와 협력해 의료 영역 연구를 추진한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8월에는 AI와 의료를 결합한 '텐센트 미잉(Mi Ying)'을 출시해 식도암 조기 발견 정확도를 90%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 받았다. 폐결절과 당뇨병 등 질병도 진단해내며 이미 수 백개 병원에 적용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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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는 지난해 AI 기반 건강 관리 및 생명과학, 바이오 등 솔루션을 만드는 스타트업 아이카본엑스(iCarbonX)에도 투자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반면 병원별 의료 수준 격차가 크고 병원과 의사 공급이 부족한 중국 의료 시장을 보완할 수 있는 AI 서비스의 출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