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현대기아차 등 하도급 상생방안 발표

공정위, '대중기업 간 상생방안' 발표회 개최

국내 주요 대기업과 중견 기업들이 1·2차 중소 협력사와의 상생 방안을 일제히 발표했다.

이번 상생 협력 방안은 주로 자금 및 교육지원, 하도급대금 증액, 기술협력 등을 비롯해 협력사와의 임금·성과 공유, 인프라 공유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중소기업 간 상생방안' 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대·중견기업 150개사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중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LG 등 대기업 9개사와 만도, 대덕전자 등 중견 2개사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앞에서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각 기업별 상생방안을 살펴보면 먼저, 삼성전자의 경우 5천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2차 이하 협력사에게 30일 이내 현금으로 대금을 지급해주는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지급조건 개선에 필요한 자금 무이자 대출해 주기로 했다. 또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1·2차 협력사에 대해 업체당 최대 90억원까지 저리 대출 지원한다는 방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00여개 1·2차 협력사에 약 8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현대·기아차는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중소 협력사의 인건비 부담 완화와 2·3차 협력사의 경영안정을 위해 기금을 신규로 조성하고 자금을 무상으로 지원하거나 저리로 대출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2·3차 협력사 전용 채용박람회 개최, 2·3차 협력사 대상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 상생의 효과가 2차 이하 협력사에게까지 확산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LG그룹은 기존에 1차 협력사에 대한 무이자 대출 지원을 위해 조성한 기금의 규모를 확대하고 지원 대상도 2·3차 협력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았고 보유 특허 등을 협력사에게 제공하거나, 협력사에 대해 부당한 기술 요구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발활용하는 등 기술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1차 협력사 대상 무이자 대출 지원 기금 규모를 600억원 늘린 1천억원으로 확대하고, 지원 대상에 2·3차 협력사도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SK그룹도 협력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조성한 기금(2017년 4천800억원→2019년 6천200억원)의 규모를 확대하고, 2·3차 협력사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자사 임직원 임금 인상분 20%에 해당하는 금액과 인센티브 지급 금액의 일부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방안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협력사의 부담 완화를 위해 외주협력사를 대상으로 1천억원 규모의 외주비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2차 이하 협력사의 거래조건 개선을 위해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해주는 방안, 협력사 차원을 넘어 협력사 소속 근로자에 대한 지원방안 등을 발표했다. 또 협력사의 적정한 마진을 보장해 품질 확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KT는 협력사와의 공동기술개발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고, 협력사 핵심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제공 등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방안들을 내놓았다.

CJ제일제당은 민간기업 최초로 협력사 핵심인력의 장기재직을 유도하기 위한 '내일 채움공제'의 협력사 부담금 중 50%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또 협력사 신제품 개발을 위해 개발비를 지원하고, 레시피 개발부터 자사 유통망을 활용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친 지원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하도급업체 직원들이 최저임금 대비 최소 110%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도급대금을 책정했다. 또 협력사 임직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대기업집단에 속하지는 않지만 만도(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 대덕전자(삼성전자 1차 협력사) 등 중견기업들도 상생방안을 내놓았다.

만도는 공동기술개발, 공동특허출원 등의 기술 지원과 협력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동반진출, 해외 공동마케팅 등의 지원을 해주는 '만도형 히든 챔피언 프로그램'을, 대덕전자는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지원을 토대로, 협력사의 거래조건을 개선해주거나 협력사의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부담을 완화해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대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오늘날 우리 경제 발전에 꼭 필요한 절대적 요소"라고 강조하며 "성과공유의 효과가 한계소비성향이 큰 중소업체 소속 근로자에게까지 충분히 돌아가면, '가계소득 증가 → 소비증가 → 기업 매출증가'로 이어지는 '소득주도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에 제시된 상생방안은 대부분 그 수혜자가 1차 협력사로 한정될 수 있는데, 앞으로는 2차 이하 협력사의 경영여건 개선에 필요한 방안들이 보다 많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면서 "대기업의 1차 협력사이자 대중소기업간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공정거래협약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