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기를 들며 삼성을 공격했던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Elliott Management Corp. 회장 폴 싱어)이 이번엔 현대자동차그룹을 겨냥하고 나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엘리엇은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놓은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 칭찬하면서도 '첫걸음'일 뿐이라며 그룹 이슈와 관련 경영진과 이해관계자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것임을 암시했다.
엘리엇 계열 펀드의 투자 자문사인 엘리엇 어드바이저스 홍콩은 4일 "10억 달러(약 1조500억원) 이상의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성명서를 통해 "(현대차가)회사와 이해 관계자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우리는 기업 지배 구조개선, 대차 대조표 최적화 및 각 회사의 자본 수익률 향상 방법에 대한 자세한 로드맵을 공유할 것을 경영진에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저지에 실패했던 엘리엇은 2016년에도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개고 30조원의 특별 배당을 해 달라며 압박한 바 있다.
이번 조치도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전형적인 노림수로 풀이된다. 하지만 보유 지분율이 크지 않아 영향력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이들 3개사에 대한 엘리엇 지분율은 1~2%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순환출자 해소, 대주주 책임 및 투명경영 강화, 완성차 사업경쟁력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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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를 투자·핵심부품 사업, 모듈·AS 부품 사업으로 나눠 인적분할한다. 이후 모듈AS 부품 사업은 현대글로비스와 0.61 대 1의 비율로 합병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대주주가 그룹사(기아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들이 갖고 있던 현대모비스 지분을 모두 사들인다.
이렇게 되면 기존 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등 기존 4개의 순환출자(2017년 11월 공정위 발표 기준) 고리가 모두 끊어지고 오너 일가→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