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0만 대, 3천 200억 원 규모 게임용 노트북 시장이 비수기로 꼽히는 4월에도 달아 오를 전망이다. 인텔이 게임과 고성능 작업을 위해 설계된 8세대 코어 프로세서 새 제품을 3일 공개했고 주요 제조사도 신제품 노트북을 차례대로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 데스크톱PC 성능, 노트북서도...
인텔이 3일 전세계에 동시 공개한 8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2016년부터 쓰인 14nm(나노미터) 공정의 결정판이다. 데스크톱PC에 이어 노트북에도 헥사(6) 코어를 내장한 최상위 모델인 코어 i9-8950HK 프로세서가 투입되었다.
3일 서울 논현동 SJ쿤스트할레에서 열린 에이수스코리아 ROG 게임용 노트북 출시 행사에서 인텔코리아 최원혁 이사는 "이번에 출시된 새 프로세서는 노트북에서도 데스크톱PC의 성능을 그대로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외부 그래픽칩셋 지원 기능이 최적화되었다는 점이다. 고화질 게임 화면을 끊김 없이 뿌리기 위해 엔비디아나 AMD 등 고성능 그래픽칩셋을 장착하는 게임용 노트북에도 적합하다.
■ "데스크톱 수요 노트북으로 돌릴 수 있다"
에이수스코리아는 3일 새 프로세서를 탑재한 게임용 노트북을 가장 먼저 공개했다. 코어 i9 프로세서를 탑재한 ROG 제피러스 GM501을 포함해 총 5개 제품을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ROG 제피러스 GM501은 코어 i9-8950HK 프로세서와 PC용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70 그래픽칩셋을 탑재했다. 화면 끊김 현상을 줄이는 엔비디아 지싱크 기술이 적용된 디스플레이와 기가 와이파이 등 고성능 게임에 최적화되었다. 가격도 299만 9천원으로 가장 비싸다.
이날 에이수스코리아 제이슨 우 지사장은 "게이머들이 데스크톱PC를 골랐던 주요 이유는 노트북의 성능과 냉각 기능, 그리고 디스플레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늘 출시한 제품은 에이수스 뿐만 아니라 인텔과 엔비디아의 기술력을 모두 투입해 큰 진전을 이뤘다. 데스크톱PC와 경쟁에서 밀리던 과거는 더 이상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4월은 게임용 노트북 비수기' 상식 깨질까
국내 제조사와 유통사가 추산하는 노트북 시장 규모는 연간 200만 대 가량이다. 이 중 고성능 게임용 노트북은 약 10%인 20만 대를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게임용 노트북이 잘 팔리는 시기는 12월부터 2월, 그리고 6월부터 8월까지 1년 중 절반에 집중되어 있다.국내 PC 업계 관계자들은 배틀그라운드로 대표되는 고성능 게임 붐이 PC 케이스와 그래픽카드, 프로세서와 메인보드 등 조립PC를 지나 게임용 노트북에도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수스코리아를 시작으로 다음 주부터 MSI코리아와 삼성전자 등이 잇달아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 "보안 문제와 카비레이크G 프로세서가 관건"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8세대 코어 프로세서 신제품이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가장 먼저 아직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스펙터·멜트다운 보안 문제 때문이다. 이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트북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 '진짜' 8세대 게임용 노트북 쏟아진다2018.04.03
- PC 케이스 업계 '생존 경쟁'...디자인특화·기능 차별화2018.04.03
- 보안 취약점 진화 나선 AMD "업데이트 준비중"2018.04.03
- 인텔 CEO "보안 강화 새 프로세서, 연말 출시"2018.04.03
또 다른 문제는 지난 1월 CES 2018에서 공개된 8세대 프로세서다. 인텔 프로세서와 AMD 라데온 그래픽칩셋을 탑재한 이 프로세서(개발명 카비레이크G)가 엔비디아 지포스 GTX 960M과 비슷한 성능을 낸다는 벤치마크 결과가 해외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한 유통사 관계자는 "리그오브레전드나 오버워치 등 비교적 하드웨어 부하가 적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카비레이크G 탑재 노트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게임용 노트북의 시장 규모가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악재로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