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나 동영상 제작 등 고성능 작업에 최적화된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개발명 커피레이크 H)가 공개됐다. 이를 탑재한 새 노트북도 이번 달부터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각 제조사들은 이들 노트북이 그동안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혔던 4월 PC 시장의 구원 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8세대 안에도 여러 공정별 제품이 공존하는 상황
인텔은 '틱-톡'으로 불리던 프로세서 개발 전략을 2016년 전면 수정했다. 2년마다 한 번씩 새로운 공정이 등장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한 번 만들어진 공정이 미세한 수정을 거치며 3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는 공정이 날로 미세해지면서 발생하는 누설전류 등의 문제를 2년만에 완벽히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그 결과 현재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 특히 노트북용 프로세서 안에는 여러 공정에서 만든 제품들이 공존한다.
예를 들어 지난 해 3분기에 나온 인텔 코어 i5-8250U 프로세서는 세대별 구분에서는 '8세대'에 속하지만 사실은 2017년 출시된 7세대 코어 프로세서(카비레이크)를 소폭 다듬은 것이다. 하지만 기본 공정은 14nm(나노미터)다. 인텔은 이를 가리켜 '14nm+'로 부른다.
■ 지난 해 출시된 i7 최상위 성능을 i5로 가져왔다
반면 이번에 공개된 코어 i5-8300H, i5-8400H 등 프로세서(커피레이크 H)는 14nm 공정의 거의 마지막 단계인 '14nm++'에 해당한다. 2016년 이후 적용해 왔던 14nm 공정에서 전력 소모나 성능 향상 등 거의 모든 것을 뽑아낸 최적의 상태라 할 수 있다.
인텔은 이들 프로세서의 성능에 대해 "시스마크 2014 SE 등 벤치마크 프로그램으로 자체 측정한 결과 7세대 코어 프로세서 탑재 제품에 비해 20% 이상, 3년 전 나온 PC에 비해 80% 이상 성능이 향상되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코어 i5-8300H 프로세서를 탑재한 게임용 노트북의 기본 프로세서 성능을 긱벤치4로 확인한 결과는 1년 전 출시된 인텔 코어 i7-7820HQ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출시된 최상위급 프로세서 성능을 이제는 한 단계 아래 프로세서에서도 쓸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것은 순수히 연산 성능만 측정한 것이며 실제 게임 성능은 그래픽카드나 SSD, 그리고 실행하는 게임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조사 관계자들은 "성능 향상 측면에서 AMD 라이젠 프로세서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 H.265 동영상 압축 기능까지 내장
게임용 노트북은 거의 대부분 그래픽 칩셋을 따로 쓴다. 소비자들도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칩셋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프로세서에 기본 내장되는 인텔 UHD 그래픽스 630에는 큰 의미가 있다. 바로 H.265 동영상 자체 압축 기능을 갖췄다.
UHD 그래픽스 620은 H.264 동영상과 H.265 동영상을 프로세서 도움 없이 재생 가능하다. 윈도10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 초당 비트레이트가 140Mbps를 넘는 영상도 최소한의 자원만 소모하며 매우 매끄럽게 재생한다.
UHD 그래픽스 630은 여기에 H.265 동영상 압축 기능까지 더했다. 최신 스마트폰으로 찍은 H.265 동영상 편집도 보다 쉽게 가능하다. 단 H.265 코덱에 걸린 로열티 문제 때문에 윈도10 기본 앱은 이를 지원하지 않으며 별도 편집 프로그램을 추가 설치해야 한다.
■ 배틀그라운드 열풍 힘입어 4월 비수기 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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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시장의 성수기는 전통적으로 매년 12월에서 2월, 혹은 6월 말에서 8월 말까지 주로 각급 학교의 여름방학, 또는 겨울방학과 겹친다. 몇 년 전만 해도 윈도 운영체제 새 버전이나 대작 게임들이 PC 수요를 견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윈도10 출시 이후 윈도10으로 인한 업그레이드 수요는 크게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제조사들은 2017년 하반기부터 배틀그라운드로 시작된 게임용 노트북 바람이 4월에도 계속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인텔 새 프로세서는 대부분 고가·고성능 게임용 노트북에 주로 투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제조사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