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3일 창립 1주년을 맞아 유상증자와 함께 수익성 극복이라는 과제를 받아들었다.
총 자산이 수백조인 시중은행에 비해 케이뱅크는 차근차근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지만 '실탄'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유상증자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예적금·대출·카드·보험 등 '풀 뱅킹(Full-banking)'으로 도약하기까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케이뱅크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년 간의 성과와 새로운 서비스 구상을 발표했다. 작년 4월 3일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1호로 출범한 케이뱅크의 성적표는 수신 1조2천억원, 여신 1조원으로 경쟁사 카카오뱅크(수신 7조900억·여신 5조8천500억, 3월 29일 기준)에 비하면 규모가 적다. 작년말 영업적자도 837억원을 기록해, 기대보다는 성적이 썩 좋지 못한 상태다.
유상증자도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작년 말, 올해 초, 1분기 내로 유상증자가 이뤄질 것 처럼 보였으나 아직 시행되지 못했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주주사가 20개다 보니까 주주사별로 자금 사정에 차이가 나 논의하는데 시간이 좀 더 걸렸다"면서 "최소 1천500억원 이상을 5월 말까지 유상증자하려고 하며, 주요 주주사는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상증자에 대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지만 기존 주주 중에 사정에 따라 참여를 안타깝게도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작년 유상증자와 같이 신규 주주가 영입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심 행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증자인것만은 확실하다"며 "일정 규모의 고객이 도달돼야 사업 수익성이 나는데 지금까지의 고객 수보다는 더 많이 모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제시한 것은 해외소액송금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간편 결제, 비대면 펌뱅킹 등이다. 작년에 제시했던 신용카드 사업 개시는 연기된 상태다. 심성훈 은행장은 "해외송금과 아파트담보대출 등 새로운 상품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수익성이 확보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제시한 새 사업은 기존 은행의 고객을 빼앗아오는 서비스기 때문에 출혈 경쟁이 필연적이다.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가 해외송금 수수료를 경쟁하 듯 인하 중이다. 이는 결국 은행의 캐시카우인 수수료 수익을 줄여, 영업 적자를 확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케이뱅크는 최저 수수료를 목표로 공격적 마케팅에 돌입할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안효조 사업부문총괄은 "카카오뱅크가 5천원~1만원을 받는 걸로 알고 있는 데 케이뱅크의 목표 수수료는 5천원"이라고 말했다. 또 앱 간편결제도 0%대의 수수료를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앱 간편결제는 케이뱅크 모바일 앱을 통해 소상공인이나 가맹점주가 결제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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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사업은 미뤄진 모양새다. 심성훈 은행장은 "신용카드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별도 인가를 받아야 하고 카드사가 어려움을 겪다보니 신중하게 접근할 수 밖에 없다"며 "신용카드업은 풀뱅킹에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상품이기 때문에 고려 중인데 좀더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심 은행장은 하지만 출범 1년의 적자폭을 1천33억원으로 예상했으나 적자폭을 줄였다고 했다. 그는 "초기 인건비와 IT인프라에 대한 투자액이 컸으며 현재는 감가상각비가 큰 상태라 2019년까지는 적자를 예상한다"면서 "2020년에는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