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가 최근 내놓은 재미있는 데이터다.
코스피 상장 소프트웨어(SW) 기업의 최근 8년간 연평균 지수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평균 상승률(3.1%)보다 높았다. 코스피 상장 SW기업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견실했음을 보여준다. KOSA는 설립 30년만에 처음으로 'SW 지수'를 만들어 이번에 공개했다.
코스피 상장 SW기업은 몇개나 될까. KOSA에 따르면 17개다. 삼성SDS와 SK, 신세계I&C 같은 IT서비스기업이 대표적이다. 다우기술, 더존비즈온 같은 솔루션 기업도 있다. 하지만 이들 17개 SW 기업 중 일부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 같은 게임기업이 그렇다.
최근 사명을 넷마블로 바꾼 넷마블게임즈는 작년 매출이 2조 원대를 돌파했다. 중국 텐센트와 넷이지에 이어 세계 3위 글로벌 모바일 게임업체다. PC 온라인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도 작년에 1조 70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시선을 순수 국내 SW업체로 돌리면 열악한 곳이 태반이다. 국내 SW기업은 약 7천여개로 추정한다. 이들 중 대부분이 매출이 100억 원도 안된다. 현실이 이런데, 1~2조원대 게임업체를 SW업체로 분류해 SW업체 평균 매출을 계산하면 어떻게 될까. 데이터가 왜곡될 수 밖에 없다. 데이터는 시장 현황과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황판'이다. 이 데이터가 왜곡되면 해법이 틀려진다.
KOSA는 지난해 7월 발표한 'SW 천억클럽' 때도 게임업체를 포함해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1조 원이 넘는 SW 기업 수가 8개나 됐다. '5천억 클럽' SW기업은 12개, 1천억 원 이상 SW기업은 70곳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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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C나 데이터퀘스트 같은 미국계 글로벌 리서치 기관이 추산하는 세계 SW시장 규모는 2조 달러가 약간 안된다. 여기에는 게임이 포함 안된다. 패키지SW와 SI로도 통용하는 IT서비스 두 분야만 계산돼 있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이 등장하면서 게임회사들도 SW 개발력이 더 중요해지고, 또 SW회사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SW매출 순위'와 'SW 주가 지수'에 게임업체를 포함하는 건 뭔가 찜찜하다.
세상에는 두 가지 거짓말이 있다고 한다. 거짓말과 통계다. 통계의 작의성과 위험성을 말할때 자주 거론되는 경구다. 게임업체를 SW업체 통계에 넣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