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카풀제 도입 ‘험난’

카풀업계 빠진 택시정책 개선 토론회서 거센 반발

인터넷입력 :2018/03/30 17:21

현재 출퇴근 시간대에만 허용되고 있는 카풀제를 24시간 허용하자는 사업자들의 의견 반영이 쉽지 않아 보인다. 택시 업계 반발은 날이 갈 수록 거세지고 있고, 국회에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며 출퇴근 시간을 법으로 규정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승용차 24시간 카풀제 도입 문제점’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도 카풀영업은 엄격한 시간 제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풀 영업이 활성화 되면 카풀 드라이버 등 저질 일자리가 양성되고, 택시 같은 안정된 일자리가 훼손된다는 주장이다.

안 연구위원은 "일자리 양보다는 질이 문제"라며 "주간시간대의 카풀은 택시의 영업환경 악화와 일자리 구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 연구위원은 현재도 택시 과잉공급으로 인해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근로자 처우 또한 악화되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24시간 카풀까지 허용되면 유사택시업종이 증가하면서 택시 업계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안 연구위원은 "택시의 유휴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진정한 공유경제"라며 "공유경제를 넘어 공생 경제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송제룡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출퇴근시간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여객자동차운수사업에 출퇴근 시간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유상운송용으로 승용차의 24시간 카풀제가 합법적인가에 대한 논쟁의 소지가 있다"며 "카풀제로 승용차가 24시간 운행하게 되면 다양한 자가용 자동차에 의한 유상운송행위가 가능해져 관련법의 의도완 다르게 택시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택시수요가 많은 시간대 택시가 많이 운행될 수 있도록 하는 택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준환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효과적인 교통정책으로서 택시와 카풀을 활용할 수 있는 입법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조사관은 "카풀에 대한 합법적인 범위를 분명하게 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하는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며 "택시 등 기존 운송 업계와 새로운 공유 교통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조사관은 "지금 당장 카풀앱 관련 논의를 하는 것 보다 택시 업계 자체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4차산업혁명으로 오는 다양한 상황 등을 어떻게 대응할지 대책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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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도 뾰족한 해법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박준상 국토부 택시산업팀장은 "지난해 12월 카풀앱 풀러스가 24시간 선택제를 도입하면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카풀 문제를 해결하려면 카풀 하나만 봐선 안 되고, 택시 산업 경쟁력 강화하는 방안을 동시에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24시간 카풀제 도입 문제점을 논의하는 토론회이지만, 카풀 측 입장은 들을 수도 없었다"며 "토론회보다는 웅변회에 가까운 것 같고, 사전 선거운동처럼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