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자율주행차 사고를 둘러싼 여론이 바뀌고 있다. 사고 직후 ‘불가피한 상황’이란 경찰 발표가 나올 때만 해도 “사람이라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란 여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사고 영상이 공개된 직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통상적인 운전자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간) “사고 영상을 보면 피해자가 최소한 한 개 차선을 건넌 뒤 차량이 치여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근거를 토대로 블룸버그는 “이번 사고는 아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인간 운전자였다면 그 상황에 좀 더 빨리 반응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랬더라면 사망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한 전문가는 “아스팔트 도로에서 운행하는 통상적인 인간 운전자라면 (이번 사건 같은 경우) 사물을 인지하고 반응한 뒤 브레이클 밟게 되면 250cm 정도 앞에서 정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레이더-라이다 기술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
하지만 우버에게 더 뼈아픈 지적은 인간 운전자와의 비교가 아니다. 자율주행 기술의 장점은 제대로 못 살렸다는 비판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많다.
이번에 인명 사고를 낸 우버 자율주행차량은 레이더와 카메라, 라이다(lidar)를 탑재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라이다다. 라이다는 ’Light Detection And Ranging(빛 탐지 및 범위측정)’의 약어로 목표물에 레이저를 쏜 뒤 돌아오는 시간을 토대로 거리, 방향, 속도 같은 것들을 감지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차에 사용될 레이더와 라이다 기술이라면 이번 사고에선 목표물을 감지한 뒤 바로 제동 장치를 작동시켰여야 한다는 것이다. 설사 카메라가 행인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도 라이다 기술은 뭔가 수상쩍은 물체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감지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우버의 차량은 행인을 치기까지 브레이크를 전혀 작동시키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두 가지 가능성을 지적했다.
첫째. 센서가 갑자기 나타난 행인을 감지하지 못했다.
둘째. 의사결정 소프트웨어가 행인을 보고도 제동을 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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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물론 둘 중 어떤 쪽이더라도 심각한 상황이다.
사고 초기 경찰의 우호적인 발표로 기술적인 한계 논란은 비켜가는 듯했다. 하지만 영상 공개 이후엔 우버 자율주행차량의 기술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