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의혹' 최흥식 금감원장, 사의 표명 (종합)

취임 6개월여만…"특별감사는 예정대로 진행"

금융입력 :2018/03/12 21:57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오후 사의를 표명했다.

최흥식 원장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금감원 내부 메일을 통해 신임 감사를 중심으로 특별감사단을 구성해 본인을 포함한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규명하겠단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12시간도 채 안돼 전격 사퇴를 선택했다.

최 금감원장은 사의를 표명하면서도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임할 당시 하나은행 인사에 불법적인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고 금융권 채용 비리 조사를 맡은 금감원 수장으로서 공정성을 위해 물러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스1)

일부 관계자들은 최 금감원장의 사의 표명은 청와대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한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최흥식 금감원장이 취임 직후인 지난 해 9월 우리은행을 비롯한 은행권 채용 비리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던 것과 관련 짓는 분석도 나온다. 의혹을 받는 것만으로도 당시 발언의 '정당성'이 떨어져 사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

최흥식 금감원장의 채용 비리 의혹이 본격 제기된 것은 사흘 전이다.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하나은행 공채에 응시한 친구 아들과 관련해 채용 비리를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금감원은 "합격 여부만 물어본 것"이라며, 비리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관련기사

하지만 일각에서 지주 사장이 신입 직원의 합격을 묻는 행위만으로도 채용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해왔다. 일부 은행권 관계자들은 "과거 구두로 '이런 사람이 채용됐느냐, 혹은 채용 과정에 지원했다'는 식으로 흘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흥식 금감원장도 이 경우에 해당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최흥식 금감원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당분간 유광열 수석부원장이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금감원 측은 금감원장 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특별감사단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