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박수형 기자, 박영민 기자> MWC 2018이 1일(현지시간) 폐막했다.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자는 슬로건에 따라 세상의 관심은 5세대(G) 이동통신, 스마트시티, 커넥티드카, 삼성전자와 같은 휴대폰 제조사의 전략 스마트폰에 쏠렸다.
모두가 관심을 가졌던 이같은 내용은 MWC 2018 전시관 중 피아그란비아 3홀에 집중된 이야기다. 메인 전시관 역할을 하는 3홀의 바로 옆 2홀의 부스 임대 비용은 5분의 1에 불과하다. MWC 전시장 입구에서 훨씬 더 가깝지만 시선은 2홀보다 3홀에 쏠린다.
피아그란비아 전시관은 총 8홀로 이뤄져 있다. 주요 스폰서 회사가 차지하는 3홀, 메인 컨퍼런스가 열리는 4홀 외에는 이목을 끌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갤럭시S9 언팩 행사가 열렸던 피라몬주익 역시 MWC 2018의 전시 장소다. 개막식 이전에 열린 언팩은 전세계의 시선이 쏠렸지만 그 이후로는 피라몬주익 전시 소개 글을 찾아보기 힘들다.
피라몬주익은 과거 MWC 메인 전시장이였지만 지금은 부대 전시장으로 밀렸다. 그럼에도 각국의 스타트업이 전시 경쟁을 펼치는 4YFN 테마 전시가 매년 이뤄지고 있다.
세상의 모든 창업 기업과 아이이어를 일일이 조명할 수는 없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정부 기관의 도움을 빌어 스페인 바르셀로나 땅을 밟은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일부를 소개한다. 언젠가는 메인 전시관 3홀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
■ 소셜 로봇 ‘파이보’, 서큘러스의 당찬 도전
유통망 공급가 100만원짜리 로봇을 만든다고 한다. 인공지능 스피커도 이 값을 줘야 하나 고민하는데 3명의 이사와 1명의 사원으로 이뤄진 이들의 설명은 당차기만 하다.
네트워크 장비를 개발을 하던 이들이 코딩교율 플랫폼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했지만, 초소형 컴퓨터 라즈베리파이로 로봇을 만들게 됐다. 그래서 파이보(piBo)다. 퍼스널 인텔리전스(PI), 원주율 파이 등의 중의적인 의미라고 한다.
MWC 폐막 이후에도 파이보를 만든 서큘러스가 기억에 떠나지 않는 점은 “우리는 승진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좀처럼 국내서 주목을 받기 어려운 4YFN 전시관에서 올해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와 함께 메인전시 1홀에 작은 무대를 차렸다.는 것이다. 4YFN 전시로 지난해 MWC의 톱10에 꼽혔던 곳이다. 도전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 자가 정자 진단? 종로의료기의 활약
서울 종로에서 의료기기 유통업을 하던 회사가 대구에 내려가서 아이디어 기반 하드웨어 개발로 창업기업으로 거듭난 종로의료기.
이 회사가 내놓는 제품은 듣기에 따라 어쩌면 발칙하지만 우리 사회에 참 소중한 일을 한다. 지난해 MWC에는 배란 측정 기기를 내놓더니 올해는 정자의 활동성을 측정하는 제품을 내놨다. 난임의 절반 이상은 남자의 몫이지만 산부인과를 찾는 일이 여전히 어렵다. 스스로 알아볼 수 있는 제품을 내놓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 의료 기기 특성상 제품 개발보다 험난한 일이 인증을 받는 것인데 이 과정도 거쳤다.
또 MWC 현장에서 이스라엘 기업과 100만 달러 계약도 체결했다고 한다. 계약 직후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부스를 방문했을 때 함께 사진을 찍었다며 너스레를 떤다.
■ 믿고타요 “아바드”
어린이 통학차량 질식 사망 사고는 끊이질 않는다. 안전장치를 제도적으로 마련하는 것도 한계다. 제도가 있다고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해외에서는 슬리핑 차일드 체크 버튼으로 막는다고 한다. 아바드는 이에 통학버스 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만들었다. 몇 번의 태그 만으로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게 했다.
용인시와 같은 지역자치단체의 시범 사업에 꼽혔고, 추가로 사업이 확대될지 기대를 받고 있다. MWC에서는 해외 각국에서 가격 요구까지 오가는 상담 사례가 나왔다.
■ 크루셜텍, '바이오메디컬 솔루션'
생체인식 솔루션 업체 크루셜텍은 올해 MWC에서 위조지문방지 스마트카드와 바이오메디컬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크루셜텍은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솔루션(DFS)과 위조지문 차단이 가능한 지문인식 스마트카드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장에선 지문인식 외에도 미래성장동력인 바이오메디컬 솔루션이 관람객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크루셜텍 스마트폰 체온계는 주변 열간섭에도 빠르고 정확한 보정이 가능해 폰 내부에 장착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솔루션으로 알려졌다.
이날 관람객들은 스마트폰에 꽂아 사용하는 외장형 모델로 직접 체온을 측정하기도 했다.
■ 비주얼캠프, '사람 시선 쫓는 VR HMD'
2014년 설립된 가상현실(VR) 업체 비주얼캠프는 이용자의 시선을 추적하는 '아이 트래킹(Eye-tracking)' 솔루션을 탑재한 V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 레퍼런스 모델을 공개했다.
비주얼캠프는 VR 기기가 스마트폰과 결합한 '올인원(All-In-One)' 형태로 발전해가는 트렌드를 눈여겨 봤다. 이에 기존 VR 기기들 보다 중앙처리장치(CPU) 점유율을 최대한 낮추고, 배터리 소모량도 현격히 줄이는 기술을 제품에 적용했다.
이번에 전시된 아이 트래킹 기술은 PC를 기반으로 하는 시선추적 기술과는 차별화된 것이다. 이용자의 시선을 추적하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달라진 유저인터페이스(UI)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 포인트모바일, '기업용 안드로이드폰'
포인트모바일은 산업용기기(PDA)를 개발·생산해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하는 기업이다. 이 업체는 지난 2006년 설립됐다.
포인트모바일은 연 300만 개의 생산품 중 85%를 수출하는 '알짜' 강소기업이다. 제품은 주로 미국와 일본, 이탈리아로 수출된다.
올해 MWC에선 기업용 안드로이드폰을 전시해 주목받았다. 최근 기업용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의 채택이 높아지고 있다.
■ 피테크, 'IoT를 접목한 뷰티 기기'
피테크는 사물인터넷(IoT)를 뷰티산업 영역에 접목하는 신개념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 업체다.
이 회사는 MWC에 저출력 레이저 피부미용기기 '폭스' 등 소형 뷰티케어 제품을 선보였다. 폭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연동해 이용자의 피부 상태를 체크하고 꾸준히 관리할 수 있어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현장에서 만난 피테크 관계자는 "관람객들과 바이어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IoT와 뷰티 케어를 연계한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라리 '한국의 색을 담은 폰 케이스'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업체 케이디랩(KDLAB)은 이번까지 해외 전시만 5번째 진행한 강소기업이다.
이 업체는 트렌드에 맞춘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제품들을 만들어왔다. 제품 색상이 다양한 게 특징이다. 디자인에 한국적인 색을 가미한 것. 이에 더해 카드를 수납할 수도 있는 실용성까지 갖췄다.
폰케이스 외에도 모바일 프린터로 사업을 확장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6월께 출시될 예정이다.
■ 핸디소프트, '스마트 피트니스 서비스 앱'
사물인터넷(IoT) 업체 핸디소프트는 이번 MWC에서 스마트 피트니스 서비스 앱 '레이스 메이커(RACEMAKER)'와 함께 심박 측정이 가능한 기능성 의류 '바디 기어(Body Gear)'를 선보였다.
바디 기어는 의류업체인 좋은사람들과 협력해 탄생한 제품이다. 전도성 섬유기반 스포츠웨어와 디바이스, 앱이 하나의 세트로 제공된다. 또 스마트한 체력 관리와 한층 업그레이드 된 스포츠 라이프도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IoT 플랫폼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레이스메이커 앱은 심박수와 운동량 등 생체 데이터 측정을 제공한다. 이 업체는 향후 IoT 기반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유캐스트,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디바이스'
유캐스트(EUCAST)는 이번 MWC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제품을 선보였다.
NB-IoT는 적은 소모전력으로 장거리 무선통신이 가능한 기술이다.
유캐스트 관계자는 "이번에 ETRI와 함께 MWC에 참가하게 돼 뜻깊은 경험이었다"면서 "우리나라 ICT 기술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노피아테크, '스마트 미디어 플레이어'
이노피아테크도 IoT 서비스와 연계된 스마트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다. 이번 MWC에선 스마트 미디어 플레이어를 선보였다.
이 업체는 방송 네트워크와 모바일 분야, 그리고 IoT의 융합 솔루션을 주로 개발하는 회사다. 향후 스마트 시대를 여는 제품과 솔루션 상품화에 주력하고 있다.
■ YEON '렌즈 하나로 3D 영상 촬영'
YEON은 MWC에 렌즈 하나로 3차원(3D) 영상을 촬영하는 신기술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이 분야에 원천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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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현장에는 YEON의 렌즈를 통해 촬영된 3D 영상을 직접 볼 수 있는 3D 안경도 비치됐다. 많은 관람객들이 안경을 쓰고 YEON의 기술에 감탄을 자아냈다.
YEON 측은 또 피부암 진단장치 등 차세대 의료 솔루션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