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박영민 기자> 올해 스마트폰 업계의 화두는 무엇일까. 또 그에 따른 전략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그 해답은 모바일 축제인 올해 MWC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 열리고 있는 'MWC 2018'엔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앞다퉈 신제품과 모바일 전략을 발표했다.
삼성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 공개와 동시에 '비주얼 커뮤니케이션(Visual Communication)'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음성보다는 사진과 영상에 초점을 맞춘 소통 방식이다. 반면, LG는 스마트폰의 기본기를 다지겠다고 나섰다. 또 해외 스마트폰 업계들도 저마다 차별점을 앞세워 올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 삼성 "'말'보다 '보는' 게 중요한 시대"
MWC 개막 하루 전날이었던 25일(현지시간)에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건 삼성이었다. 삼성전자는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몬주익에서 '갤럭시 언팩 2018' 행사를 열고 갤럭시S9을 공개했다.
삼성 갤럭시S 시리즈의 아홉 번째 모델인 갤럭시S9과 '갤럭시S9플러스(+)'는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스마트폰 문화를 완전히 뒤바꿔놨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신제품엔 초당 960프레임의 촬영이 가능한 초고속 카메라 '슈퍼 슬로모'와 어두운 곳에서도 완벽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저조도 촬영 기술 등이 새롭게 도입됐다.
특히 카메라와 증강현실(AR) 기술을 융합한 '빅스비 비전'은 실시간 번역과 피사체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사용자 경험(UX)에 비중을 뒀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 대 출생한 세대)'와 그 이후의 세대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었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삼성 모바일 사업의 수장인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제 음성보다는 사진과 영상이 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은 갤럭시S9에 탑재된 초고속 카메라(슈퍼슬로모)와 초저도 카메라, AR 이모지 기능을 앞세워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더불어 삼성은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인 '빅스비(Bixby) 2.0'의 도래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또 빅스비 2.0 개발에 소비자들이 주로 쓰는 기능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빅스비 2.0은 올 하반기께 공개될 전망이다.
빅스비 개발을 총괄하는 정의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은 "빅스비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는 '유비쿼터스(언제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네트워크 환경)'"라며 "실제 이용자들은 모든 기능을 골고루 쓰지 않는다. 빅스비 2.0에 이러한 점을 반영해, 고객들이 즐겨 사용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 LG "기본기 다져 '본질' 살릴 것"
LG전자는 MWC 개막일인 26일(현지시간)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LG V30S 씽큐(ThinQ)'를 선보였다. 그러면서 LG는 앞으로 스마트폰의 기본기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는 올해 초부터 LG 모바일 사업을 이끌게 된 황정환 MC사업본부장(부사장)이 추구하는 새로운 전략이다.
LG V30S 씽큐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LG V30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누구나 편리하게 쓰고 싶어하는' 기능들에 AI를 접목했다.
'공감형 AI'로 불리는 신기능들은 주로 카메라에 집중됐다. 카메라로 사물을 비추면 자동으로 최적의 촬영 모드를 추천하는 'AI 카메라'와 피사체의 정보와 관련 제품 쇼핑, QR 코드 분석 등을 한 번에 진행하는 'Q렌즈' 등이다. 또 저조도 환경을 분석해 밝은 사진을 찍게 하는 '브라이트 카메라'와 자주 쓰는 기능을 음성 명령어로 인식하는 'Q보이스'도 새롭게 적용됐다.
LG는 V30S 씽큐 공개에 앞서 '고객들이 이 기능을 얼마나 쓸까'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졌다. 그 결과 오디오와 배터리,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 기본 역량을 향상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결론내렸다. 4가지는 모두 카메라에 필수적인 요소들이고, 다른 신기능을 탑재하기 앞서 강화돼야 할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설명이다.
황정환 부사장은 이를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앞으로 업계 관행에 맞춘 신제품 출시 보다는 좋은 제품의 품질을 계속해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신뢰를 빠른 시간 내 완전히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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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초(超) 개인화 AI' 개발에 몰두하겠다고 밝혔다. 초 개인화 AI는 인공지능이 이용자의 마음을 스스로 이해하고, 이용자에 맞는 기능과 정보를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이런 의미로 LG는 당분간 기존 브랜드인 'G'와 'V'시리즈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황 부사장은 "네이밍을 바꾼다는 것은 곧 브랜드 교체를 의미한다"면서 "스마트폰이라는 게 몇 달 '뚝딱'해서 나오는 것이 아닌 만큼 당분간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