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에 물을 따르자 물방울이 온 사방으로 흩날렸다. 이윽고 수백, 수천 개의 물방울 입자가 컵 안으로 후드둑 쏟아졌다.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몬주익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9' 언팩 행사. 현장에서 유독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은 '5초'가 있다. 무대에서 즉석으로 갤럭시S9로 촬영한 슬로우모션 영상이 재생됐을 때다.
이어 물풍선이 터지고 고양이가 점프하는 장면이 상영되자 곳곳에서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오토 캡처(자동 감지) 모드를 이용해 피사체의 움직임을 1초당 960프레임으로 촬영하는, 갤럭시S9의 '슈퍼슬로우 모션' 기능이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갤럭시S9엔 업계 최고 수준인 초당 960프레임을 촬영할 수 있는 슈퍼슬로우 모션 기능이 탑재됐다. 이 기능을 탄생시킨 주역은 삼성의 3단 적층 CMOS 이미지센서 '아이소셀(ISOCELL)'이다.
사실 업계에서 슬로우모션은 더 이상 특별할 게 없는 기능이다. 갤럭시S9을 제외한 다른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도 구동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갤럭시S9의 슬로우모션은 특별하다. 기존 슬로우모션 촬영 대비 4배 더 느리다. 일반 촬영과 비교해보면 무려 32배나 느린 속도로 촬영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초당 960프레임의 초고속 촬영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이미지센서에 D램을 붙였다. 아이소셀의 내부에 2기가비트(Gb) D램(LPDDR4)를 적층한 '아이소셀 Fast 2L3'이다.
아이소셀 Fast 2L3의 이미지 처리 작업은 조금 남다르다.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 '픽셀'을 통해 빛을 받아들이는 일반적인 이미지센서와 달리 이 센서는 아날로그 로직 층 밑 부분에 별도의 모바일 D램(2Gb)을 추가해 3층으로 쌓아올린 형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방식으로는 이미지 센서와 모바일 프로세서간의 전송 대역폭 제약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아이소셀 Fast 2L3의 경우, 센서와 프로세서간 대역폭 제약을 크게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센서를 이용하면 초당 960 프레임의 슈퍼 슬로우 모션은 물론 120분의 1초의 짧은 순간까지 촬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도 젤로현상(Jello Effect)이나 이미지 왜곡 없이 촬영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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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슈퍼 슬로 모션으로 촬영한 영상을 반복 재생하는 ‘루프’, 촬영한 영상을 반대로 재생하는 ‘리버스’, 특정 구간을 앞뒤로 재생하는 ‘스윙’ 등의 기능으로 그림(GIF) 파일을 만들어 지인들과 SNS로 공유할 수도 있다.
허국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마케팅팀 상무는 "아이소셀 이미지센서는 고품질 이미지와 초고속 오토포커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거듭해 왔다"며 "D램을 내장한 3단 적층센서 2L3은 모바일 기기 사용자들이 더욱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