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박수형 기자> 5G 통신으로 수를 놓은 평창동계올림픽의 막이 내리고 나면 지구 반대편 스페인에서는 글로벌 통신사들의 5G 상용화를 앞둔 각축전이 벌어진다. 5G 통신에 쏟아지는 전세계의 관심이 올림픽에서 그치지 않게 된 셈이다.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MWC 2018에는 상용화 수준에 근접한 5G 통신 기술이 수를 놓을 전망이다.
최근 수년간 5G는 MWC의 단골 전시 주제로 자리매김했다. 네트워크 구축과 서비스 제공 역할을 맡은 이동통신사와 기지국, 시스템 등의 기술을 갖춘 통신장비 회사가 맞손을 잡고 최고 데이터 전송 속도를 시연하거나 새로운 방식의 무선 통신 기술의 구현을 뽐내기 바빴다.
올해는 이전까지의 MWC와 달리 상용화 수준에 근접한 5G 기술을 두루 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5G 관련 기술이 진일보했고, 5G 관련 규격도 가시화된 이유 때문이다.
과거에 5G 통신을 정의하던 기본 개념 수준이 아니라 추가적인 응용 서비스를 발굴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섰고, 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까지 마친 상황에서 각국이 발전시켜온 5G 기술을 두루 살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은 정부와 통신사들이 손발을 맞추면서 사실상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 확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기술 확보와 정부의 주파수 공급 계획까지 마련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의 대동맥이라고 일컫는 5G 통신에 대한 열망이 어느 나라보다 크다.
■ 5G 리더십 바르셀로나 총출동
한국의 5G 행보는 MWC 전시 부스 밖에서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MWC 2018 현장의 장관급 프로그램에 참여새 한국의 5G 전략을 발표한다. 이어 통신 3사의 CEO를 현지에서 만나 간담회를 갖고 5G 상용화를 위한 방안을 재차 논의한다.
이같은 행보는 글로벌 통신업계가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이다. 한 국가의 통신산업 주무부처 수장과 통신사 CEO들이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전시 컨퍼런스에 맞춰 손발을 맞추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례적인 풍경이다.
국내 통신사 CEO들은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 이사회 회의 참여 또는 회사의 신성장 동력 추가 발굴과 글로벌 모바일 트렌드를 확인하는 업무 외에도 5G 네트워크의 본격적인 구축에 앞서 전세계 기술 수준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유영민 장관 외에도 정부 인사로는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석제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센터장 등이 MWC 현장에 참석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도 대거 참여한다. 이밖에 변동식 CJ헬로 대표,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도 MWC 현장을 직접 찾는다.
각국의 5G 리더십 지위를 굳히기 위한 해외 통신사 인사들이 대거 몰린다.
우선 MWC 공식 키노트 프로그램 첫 주제 발표에 글로벌 통신사 가운데 지표로 삼을 만한 회사의 CEO가 대거 몰린다.
첫 키노트 발표자에는 GSMA 임원과 함께 세계 최다 가입자를 거느린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의 상 빙 회장, 일본 최대 이통사 NTT도코모의 카즈히로 요시나와 회장, 스페인과 중남미 지역 등 세계에서 가장 큰 유선통신 인프라를 갖춘 통신사 텔레포니카의 호세 마리아 알바레즈 팔레트 CEO, 비토리오 콜라오 보다폰 CEO 등이 참여한다.
키노트 발표에 이어 2019년 세계전파총회(WRC-19)가 열린다. 사실상 5G 주파수 대역을 정하는 자리다. 5G 통신을 도입하는 글로벌 업계에 이정표로 남을만한 자리다. 때문에 각 나라의 장관급 인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개막일 첫 GSMA 세미나는 5G를 통한 산업적 활용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이 자리에는 토요타와 유명 전장 기업인 보쉬가 참여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 MWC에서 집중 논의될 5G는?
MWC 2018은 5G 상용화 예고 시점을 1년 앞둔 터라 5G와 관련된 각종 논의가 진행된다.
이를테면 5G NR 아키텍처를 다루는 컨퍼런스 세션, 5G 비즈니스를 위한 코어 및 엣지 단의 활용 토론, 네트워크 자동화, 5G 유즈 케이스 세미나, 요일별 5G 네트워크 가상화(NFV) 투어 세션, 별도 세미나인 ‘5G 서밋 2018’, 5G 커넥티드카 기술을 논의하는 단체인 5GAA의 활동 등이 마련됐다.
커넥티드카와 관련한 5G 논의도 이전보다 열띤 활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은 MWC 자리에 처음으로 450 제곱미터 규모의 전시 공간을 마련해 디지털 플랫폼과 자동차 스포츠의 결합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통신사 역시 5G와 자동차 관련된 기술의 리더십 공세를 퍼붓는다. SK텔레콤은 K시티에서 실제 운행한 5G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고, KT는 커넥티드카 플랫폼인 기가드라이브를 전시에 내놓을 예정이다.
매년 MWC 전시 또는 컨퍼런스에서 돋보인 기업 등에 수상의 명예를 돌리는 ‘MWC 글로모 어워즈(Global Mobile Awards)’ 시상 분야도 5G로 가득 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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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모 어워즈 수상 후보에는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노키아, 에릭슨, 시스콘 외에 화웨이, ZTE 중화권 신흥 강자까지 포함된 수상 후보가 발표됐다.
또 시상 분야를 보면 모바일 기술, 소비자, 4차 산업혁명이라는 3가지 카테고리 내에 다양한 5G 기술과 서비스가 전면 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