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진검승부 갤S9·V30 출격

삼성·LG, MWC서 전략 스마트폰 공개

홈&모바일입력 :2018/02/24 09:41    수정: 2018/02/25 09:44

<바르셀로나(스페인)=박영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MWC 2018'에 참가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을 전격 공개하고 시장 선점에 나선다.

삼성은 올해 듀얼카메라와 인공지능(AI)을 강화한 '갤럭시S9'을 공개한다. 이에 질세라 LG는 모바일 업계 최초로 AI와 카메라 기능을 연동한 '2018년형 V30'를 선보인다.

이번 MWC의 주인공은 갤럭시S9을 앞세운 삼성이 될 것이란 게 당초 업계의 중론이었다. 그러나 LG가 AI와 카메라를 업계 처음으로 연동한 스마트폰을 선보이겠다고 나서면서, 누가 과연 MWC의 주인공 자리를 꿰찰 것인지도 관전포인트가 됐다.

카메라와 AI 기능을 한층 강화한 삼성과 자사만의 AI 카메라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 LG의 '같은 듯 다른' AI 전략을 짚어본다.

삼성 갤럭시S9 렌더링 이미지.(사진=Ghostek, Gordon Kelly)

■ 빅스비 진화·듀얼카메라 첫 탑재 '갤럭시S9'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제품은 단연 삼성전자 갤럭시S9이다.

삼성은 개막 하루 전인 25일(이하 현지시간) 언팩 행사를 개최하고 신제품 갤럭시S9과 '갤럭시S9플러스(+)'를 대중 앞에 공개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동진 삼성전자 인터넷·모바일(IM)사업부 사장이 언팩 발표자로 직접 나선다.

업계 정보를 종합해보면, 갤럭시S9 시리즈의 주요 특징은 크게 3가지다. ▲'빅스비(Bixby)'의 진화 ▲듀얼카메라 첫 탑재(S9+) ▲새로운 방식의 생체인증 등이다.

우선 삼성이 지난해 선보인 AI 비서 빅스비의 진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MWC에서 개발자들이 빅스비와 연관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개발도구(SDK)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모든 삼성전자 가전 제품 등에 빅스비를 적용할 것이라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서드파티 참여로 개방성이 강화된 빅스비의 생태계가 어느 정도로 확장될 지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3D 이모지를 강조한 갤럭시S9 티저 광고를 공개했다.(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갤럭시S9 시리즈엔 과거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수준의 카메라 기능이 내장됐다. 전면 카메라엔 800만 화소, 후면엔 1천200만 화소의 카메라가 장착될 전망이다. 특히 6.2인치형 갤럭시S9+엔 갤럭시S 라인업 가운데 처음으로 듀얼카메라가 탑재된다. 이 밖에도 어두운 곳에서 촬영 가능한 수준의 F1.5-F2.4 가변 조리개, 초당 약 1000 프레임으로 촬영 가능한 '슈퍼 슬로모션' 등도 주요 스펙으로 거론된다.

갤럭시S9엔 이전과 다른 방식의 생체인증 기술이 적용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인텔리전트 스캔'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3차원(3D) 안면인식과 홍채 인식을 동시에 구현하는 방식이다. 3D 안면인식에 힘을 보탠 건 삼성전자가 양산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9(9810)'다. 엑시노스9810은 3D 스캐닝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전작 대비 빠르고 안전한 안면인식을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화면 일체형 지문인식은 적용되지 않았다. 대신 지문인식 센서는 이용자들의 의견이 반영돼 후면카메라 아래 부분으로 위치가 변경됐다.

3D 안면인식 지원으로 신기능 '3D 이모지(이모티콘)'도 새롭게 탑재된다. 이용자의 얼굴 정보를 기반으로 생성된 3D 캐릭터가 표정과 얼굴 움직임을 따라한다. 이는 아이폰X(텐)의 '애니모지(Animoji)'보다 더 뛰어난 형태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풀화면에 한층 가까워진 화면도 특징이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9의 베젤(화면 테두리)을 제외한 화면 비율은 90% 정도다. 전작인 '갤럭시S8'의 화면 비율은 83% 수준이었다. 다만, 세부 기능 변화를 제외하면 전작과 비교해 외관이 거의 유사하게 제작됐을 것이라는 전망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갤럭시S9 시리즈는 이번 MWC에서 공개된 후, 다음달 5.8인치 갤럭시S9와 6.2인치 갤럭시S9+ 두 제품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LG전자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행사장에서 2018년형 LG V30을 공개한다. 이 제품엔 '공감형 AI'가 새롭게 탑재된다. (사진=LG전자)

■ LG V30, AI 옷 입고 '컴백'…공감형 AI, '공감' 얻을까

LG전자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행사장에서 2018년형 LG V30을 공개한다. 기자간담회엔 황정환 신임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형 V30엔 '공감형 AI'가 새롭게 탑재된다. 공감형 AI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LG전자는 '카메라와 인공지능이 결합된 LG만의 신개념 AI'라고 답했다. 공감형 AI는 '비전 AI'와 '음성 AI'로 나뉜다. 카메라를 통해 피사체(사물)를 비추면, AI가 이용자에게 촬영 모드를 추천해주는 기능과, 음성 인식을 통해 카메라를 더 편리하게 사용 가능한 기능으로 추측된다.

촬영모드는 ▲인물 ▲음식 ▲애완동물 ▲풍경 ▲도시 ▲꽃 ▲일출 ▲일몰 등 다채롭게 구성됐다. 또 각각의 모드엔 화각과 색감, 반사광, 역광 등을 고려해 사물 혹은 인물의 특징을 가장 잘 살려주는 화질이 적용됐다. 어두운 곳에서 촬영 시 사용되는 저조도 촬영모드에도 AI가 도움을 준다. AI가 촬영된 화면의 영상을 스스로 분석해 어둡다고 판단하면, 이용자가 더 밝게 촬영할 수 있도록 설정을 자동으로 변경한다.

음성 AI 기능과 카메라는 어떤 방식으로 연동됐을까.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에 등록된 LG만의 명령어가 23개에서 32개까지 늘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광각 모드로 찍어줘"라고 말하면 AI가 곧 광각 모드를 구동하는 식이다.

2018년형 V30에 적용되는 AI 카메라 기술은 단순 '촬영' 기능에 한정되지 않는다. 카메라로 사물을 비췄을 때 해당 사물과 비슷한 사물의 정보가 화면에 표시된다. 더 나아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관련 제품의 구매도 가능하다. 또 이용자가 외국어 문장을 비추면 AI가 자동으로 번역해준다.

LG V30 라즈베리 로즈 색상 모델.(사진=LG전자)

LG전자가 이번 MWC에서 신제품을 공개하지 않고 V30에 AI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은 남다른 의미로 주목된다. 그동안 LG전자는 매년 상반기에 'G' 시리즈를 출시하고 하반기엔 'V'시리즈를 내놨다. 그러나 LG가 올해 신제품이 아닌 V30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해 스스로 전통을 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매 분기 스마트폰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LG가 스마트폰 전략 방향을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11조6천663억원, 영업손실 7천17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출시된 V30은 고성능의 카메라와 오디오 기능이 탑재돼 '대박'은 아니었지만 '중박'은 해냈다고 평가받았다. 이에 V30에 새로운 방식의 AI를 도입함으로써 돌파구를 찾겠다는 게 LG의 목표다.

관련기사

앞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V30의 후속작에 대해 "신제품이 어느 시점에 출시돼야 한다는 등의 기존 구조를 바꿀 것"이라며 "좋은 플랫폼은 오랫동안 끌고 가면서 소프트웨어 등을 업데이트 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신제품의 이름을 예상해 보는 것도 색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018년형 V30의 정확한 명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선 신제품이 V30의 후속작인 점을 들어 'LG V30s'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V30 아이콘', 'V아이코닉'이라는 명칭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LG전자가 미국 특허청(USTPO)에 'LG아이콘' 상표를 등록한 데 이어 국내에도 '아이코닉' 상표를 등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