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는 변신중…마케팅 혁신하고 있다"

마크 핍스 시스코시스템즈 APJ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사장

컴퓨팅입력 :2018/02/22 18:04    수정: 2018/02/26 22:26

"시스코의 브랜드 가치는 나이키보다 높다. 이는 영업과 엔지니어링을 중심으로 일군 성공이고, 마케팅은 일부 기여를 했다. 그러나 세계가 바뀌었다. 이제 모든 제품의 구매 고려단계가 온라인서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이 기술을 발견하고자 하는 모든 장소와 시점에 시스코가 있어야 한다. 시스코는 일대 변환기의 전환점에 있다."

마크 핍스 시스코시스템즈 APJ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작년 10월 시스코에 합류한 마크 핍스 부사장은 어도비,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다. 그에게 시스코가 디지털 마케팅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으며, 어떻게 '마케팅 주도적 기업'으로 변모하려 하는지 들어봤다.

"내부 조사에 의하면, 고객 60% 가량이 시스코 영업사원과 만나기 이전에 온라인에서 고려 단계를 수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스코닷컴, 온라인 미디어, 모바일, 소셜미디어, 어디든 고객들이 모든 채널에서 어떻게 시스코와 상호작용하는지 면밀하게 관찰해 그에 딱 맞춘 콘텐츠로 대응하는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올웨이즈온 멀티채널 마케팅'이라 부른다."

마크 핍스 시스코시스템즈 APJ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사장

B2B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은 세일즈와 고객의 만남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고객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정보를 제공해 실질적 구매를 위한 사전 정보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구매 가능성 높은 고객을 발견하는데 집중한다. 광범위한 SMB 시장 확대를 해야 하는 시스코에겐 반드시 강화해야 할 영역이다. 디지털 마케팅을 위해 시스코의 사업하는 자세가 달라진다.

"B2B 마케팅은 B2C와 달리 고객이 누군지 알기 때문에 쉽다. 시스코 핵심 비즈니스는 엔터프라이즈쪽이었고, 중소중견기업(SMB) 시장이 계속 커나가는 상태다. 엔터프라이즈만 생각하면 세일즈 주도, 마케팅 지원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SMB 시장은 소비자 시장처럼 전도된다. 마케팅이 주도하고, 세일즈가 보조하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그러려면 고객 입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시스코가 워낙 크고 성공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종종 우리가 뭘 말하고 싶을까에서 출발하기 쉽다. 고객이 무얼 듣고 싶어하고 흥미를 가질 지 생각해야 한다. 이는 매우 미묘하지만 대단한 차이를 만든다. 마케팅과 영업이 동등한 관계로서 이 시나리오서 파트너로서 잘 협력해야 한다."

시스코는 기술 자체보다 시스코의 기술이 어떻게 고객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고객 성공사례, 비디오제작 등 고객 위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요소로 다뤄지고 있다.

그는 성공적인 디지털 마케팅에서 도전 과제를 4가지로 요약했다. 개인화, 콘텐츠 개발, 데이터 주도형 조직, 예산 확보 등이다.

"첫번째 과제는 개인화되고, 올웨이즈온마케팅을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두번째는 콘텐츠 개발인데 시스코는 고객과 가장 많은 소통을 보인 콘텐츠를 평가하는 툴을 활용한다. 또다른 숙제라면 데이터 주도형 마케팅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좋은 마케팅이란 데이터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그 결과에 기반해 가정을 세우고,. 가정을 근간에 두고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는 것이다. 마케터는 데이터와 과학, 창의성을 총동원해야 한다. 또 다른 과제라면 마케팅 예산이 늘지 않거나 축소된다는 것이다. 마케팅조직은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진정한 마케팅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제대로 하려면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 때문에 ROI가 낮은 이벤트 마케팅과 파트너 마케팅을 조금 줄여야 한다."

핍스 부사장은 APJ 지역에 존재하는 16만명의 시스코 네트워킹 엔지니어들을 우군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스코가 30년된 기술 브랜드로서 오늘날 세계에 더 힙하고, 관련성 높은 브랜드로 재정립되길 희망한다. '저게 시스코 광고였어?' 같은 반응을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그렇게 만든 광고가 작년 제작한 '인텐트 기반 네트워크 솔루션' 광고였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출연한 피터 딘클리지를 모델로 내세웠는데, 수백만뷰에 이를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런 콘텐츠를 다양한 채널로 내보내고 있다. 이게 시스코의 주된 타깃인 네트워크 엔지니어로부터 훌륭한 피드백을 얻어내고 있다."

시스코 디지털 마케팅의 주된 영역은 '시스코닷컴'이다. 고객이 어떻께 '시스코닷컴'과 상호작용하는지 인텔리전스를 활용해 확인하고 더 적합한 방법을 찾는다.

"B2B 기업은 B2C보다 더 정교한 타깃 활동이 가능하다. 시스코는 의사결정에 영향력 큰 타깃만 찾지 않는다. 시스코가 찾는 대상자는 네트워크 구매자, IT관리자, 협업 관련 기술을 구매하고자 하는 분들일 것이다. 이들이 관심 갖는 주제가 뭔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역점두고 접근할 것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시스코닷컴으로 어떤 시도를 하고 있는지 예로 들었다. 고객과 상호작용, 재미란 키워드가 중요하게 거론된다.

"현재 시스코닷컴에 올라온 콘텐츠 중 가장 인기있는 게 데이터시트다. 처음 시스코에 와서 매우 놀랐던 건데, 재미있는 게 아닌데 왜 좋아하는지 의아했다. 그러나 고객이 그걸 원한다면 그걸 더 재밌게 만들어보자 생각했다. 첫째로 데이터시트를 검색으로 접근 불가능하던 PDF 파일에서 HTML로 전환해 검색을 용이하게 했다. 그리고 고객이 어떻게 읽는지 볼 수 있게 했다. 또, 이것을 긴 디지털 여정의 하나로 포함시켰다. 데이터시트를 읽으면 관련된 비디오를 제시한다. 당신이 보고 있는 기술을 이렇게 쓸 수 있다는 비디오로 연결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네트워크 구매자를 직접 영상의 주인공으로 만든다. 바이어TV 같은 걸 만들었는데, 아태일본 지역 네트워크 구매자 가운데 괴짜들을 출연시켜 리뷰도 하게 하고, 데이터시트에 코멘트도 달게 했다. 정보로 가득하지만 재밌게 전달되는 콘텐츠다."

커넥티드 인텔리전스에 대한 구체적 사례도 제시했다. 시스코닷컴과 세일즈의 유기적 연계, 즉 '리타겟팅'에 대한 부분이다.

"일단 고객의 핵심 의사결정권자를 미리 다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오라클 엘로쿠아, 어도비 타깃이든 오디언스매니저든 툴을 써서 리타겟팅을 할 수 있다. 어느 기업에서 시스코닷컴을 통해 최신 스위치나 라우터를 문의할 것이다. 시슼닷컴 문의가 이 특정 기업에서 상승 추세란 걸 파악할 수 있다. 이 정보를 시스코 담당기업 영업인력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의 모기업서 큰 건의 입찰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그 기업에서 시스코닷컴으로 문의가 계속 되던 중 어느 시점부터 갑자기 들어오던 트래픽이 뚝 떨어졌다. 딜 결정 일주전이었다. 일주일 뒤 고객 담당자가 영업에게 입찰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했고 실제로 그랬다. 이런 걸 사후적으로 아는게 아니라 특정 고객사에서 들어오던 트래픽 감소를 보고 선제적으로 위험신호라고 영업에게 얘기해줄 수 있는 것이다."

그는 '모든 문의는 가치있다'고 말했다. 기업 내 영향력 높은 누군가의 문의만 가치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모든 문의가 가치있다는 것이다. 누가 문의를 하느냐가 아니다. 비즈니스로 이어지기까지 오늘이든 다음주든 내년이든 모든 문의는 가치있다. 이점을 빨리 깨달을수록 도움된다. 왜 시스코닷컴에 왔고, 무얼 궁금해 하는지, 누구가 오든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결정권자가 아니더라도 그냥 넘어가버릴 문의는 없다."

아태일본 시장에서 국가와 지역마다 현지화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는 한국처럼 영어를 공용어로 쓰지 않는 지역에서 현지화 중요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처럼 영어를 공용어로 쓰지 않는 곳은 현지화의 중요성이 다른 곳보다 커진다. 때문에 할 일이 많다. 시스코닷컴 웹을 보면 많은 콘텐츠가 현지화되고 한국어로 제공되고 있지만 상세페이지는 영어인 경우가 많다. 인기 있는 페이지부터 한국어로 제공하는 것에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그는 디지털 마케팅에서 소셜미디어와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도비에 있을 때 채널별 마케팅 효과를 분석했는데, 모든 요소 중 홍보와 소셜의 ROI가 뛰어난 것으로 나왔다. 모든 마케팅 전문가가 소셜과 PR에 신경써야 한다. 소셜 퍼스트, 소셜 최우선의 마케팅 조직 돼야 한다고 항상 얘기하고 있다. 그 어떤 다른 요소보다 매체든 이메일이든 디스플레이든, 검색이든 모든 부분에서 소셜이 최우선시돼야 한다. 하지만 잘해내기 쉽지 않은 분야다. 정말 매력적인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고, 고객 영향력을 가진 분들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 많은 기업에서 가장 경력이 짧은 직원에게 소셜 업무를 전담시키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단순히 마케팅 넘어서 보더라도 많은 기업이 당면한 난제중 하나가 브랜드와 고객 경험에서 경험을 최대한 발전시키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이 분야서 마케팅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며 어느 부서보다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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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 유형에 따른 고객의 반응 정도를 물어봤다. 그는 주목받는 콘텐츠 유형으로 '동영상'을 꼽았다.

"그 어느때보다 사람의 주의집중 시간이 짧아졌다. 예전엔 10쪽짜리 문서로 고객 사례 보고서를 생산했을 것이다. 지금은 90초짜리 비디오로 한다. 비디오가 가장 매력적이고, 디지털에선 비디오가 왕이다. 매체가 무엇이든 핵심 정수는 '매력적인, 설득력있는 스토리'다. 비디오는 영상미도 좋아야 하고, 간결하고도 즐거운 방식으로 목적하는 바를 전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