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가 2019년까지 세종시로 이전한다. 세종시에 있는 해양경찰청은 기존 인천 송도 청사로 연내에 되돌아간다.
행안부는 2일 정부조직개편과 행복도시법 개정에 따라 3개 기관의 이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 기관의 이전을 통해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육성하고,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해경은 해상 재난과 서해 치안수요와 같은 업무 특수성을 고려한 조치다.
■ 과기정통부-행안부, 2019년 민간건물 임차 이전
현재 세종정부청사에는 과기정통부와 행안부가 입주할 공간이 없다. 때문에 민간건물을 임차해 내년 중으로 세종시로 우선 이전한 뒤, 2021년까지 두 부처가 입주할 청사 신축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시는 두 부처의 이전 계획에 따라 매년 지자체 예산을 확보해왔다. 올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예산에는 신청사 건축 설계비로 120억원이 반영돼 있다.
해경의 경우 인천 송도에 있는 기존 청사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연내 이전이 가능하다.
구체적인 이전 시기는 민간건물의 임차 상황이 우선 고려될 전망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과기정통부는 777명, 행안부는 재난안전관리본부를 제외하고 915명의 본부 인원을 갖춘 조직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두 부처의 본부 인력 규모는 민간건물을 임차하더라도 여러 건물에 분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전 계획은 다각적인 검토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당장 행복도시법이 정한 이전 절차인 공청회과 관계기관 협의, 대통령 승인, 고시 등의 세부 일정 검토를 진행한다. 이르면 내달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을 고시한다는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전계획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 개최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융합부처 과기정통부, 정책 기능별 셈법 다양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놓은 국정과제에 과기정통부와 행안부의 이전 계획이 포함됐기 때문에 부처 내 공무원이나 관련 정책고객은 예상됐던 일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과기정통부의 경우 지난 정권 미래창조과학부 시절부터 과학기술계의 세종시 이전 요구 목소리가 높았다. 부처의 과학기술 산하기관을 비롯한 정책고객 상당수가 대전 대덕연구단지 일대에 모여있기 때문에 정책 협의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이유에서다.
통신과 방송을 비롯한 ICT 업계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 기업들의 본사와 주요 인력이 서울에 있기 때문에 업무 협의가 더욱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통신업이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라 정책 논의가 수시로 이뤄지고 있고 4차 산업혁명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와 협력할 부분이 더 늘어났다”며 “화상회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분명한 한계가 있고, 수시로 논의하던 부분은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과기정통부는 세종으로 가더라도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전할 이유도 없기 때문에 통신과 방송 정책 논의를 한 곳에서 하지 못하고 협의 집중도가 분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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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이전으로 부처 본부 내에서도 서울 등 지방출장에 따라 자리를 비워야 하는 경우가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기정통부의 한 고위직 공무원은 “중앙부처의 업무 상당 부분은 국회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세종청사로 이전할 경우 업무 집중도에 일부 우려가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주무부처로서 세종에 있을 경우 부처 연계 협의가 더 쉬워질 수도 있지만, 4차산업혁명위원회나 정책 파트너인 방통위와 거리는 더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