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이야말로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한종희 사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엔클레이브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한종희 사장은 VD사업부장으로 승진한 이후 이날 공식석상에서 첫 데뷔전을 치뤘다. 한 사장은 삼성 TV 개발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12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지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한종희 사장은 미래 TV 비전과 2018년에 선보일 신제품·신기술을 소개하는 ‘삼성 퍼스트 룩 2018'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146인치 모듈러(Modular) TV ‘더 월(The Wall)’을 공개했다.
■"마이크로 LED+QLED TV 프리미엄 투트랙 전략"
삼성전자는 올해 QLED TV 보다 더 최상위 TV 라인업으로 마이크로 LED TV 사업을 본격화한다. 한종희 사장은 프리미엄 TV 전략으로 이 두 라인업을 모두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한다는 방침이다.
한 사장은 "LCD(QLED TV)는 제품 크기를 키우는 데 비용, 생산 수율 측면에 있어서 모두 문제가 있었다"며 "모듈러(마이크로 LED)는 대형화가 가능하고, 큰 화면 크기에도 그에 맞춰 최적의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있어 투트랙 전략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밝기·명암비·색재현력·블랙 표현 등 화질과 발광효율·광원수명·소비전력 등 내구성·효율성 측면에서 뛰어나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특히 화면 크기 제한 없이 초소형 칩을 전사한 기판들을 이어붙이면 돼 소비자 기호에 따라 스크린 사이즈와 형태를 원하는 대로 조립할 수 있다. 생산기술이 안정화되면 고해상도 대화면을 제작할 시 타 제품보다 단가를 낮출 수 있다.
또 마이크로미터(μm) 단위의 초소형 LED를 전사한 기판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LED 자체가 광원인 셈이다. 이에 따라 칩을 전사하는 기판에 따라서 플렉시블(휘어질 수 있는), 스트레처블(늘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구현할 수 있는 등 디자인 자유도도 높다.
한 사장은 "마이크로 LED는 고화질 구현하는 데 제한적 요소를 만들었던 컬러필터를 없애 자연의 색을 그대로 구현한다"며 "이 기술은 삼성이 가진 LED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모두 융합된 제품인 것이고 부족한 부분은 외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 LED 업체 인수설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관련 기술을 보유한 대만 플레이나이트라이드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한 사장은 "인수 루머가 있지만 투자를 한 것뿐"이라며 "2~3개 업체와 협력을 꾀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제품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가정·상업 시장 모두 진출…상용화 시기에 가격 안정화될 것"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를 통해 가정과 상업 시장을 모두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 TV는 대형화에 유리한 만큼 홈 시어터 구축에 최적화된 제품이지만, 그 뿐만 아니라 화면에 따라 영상 시청 외 벽면 인테리어 용도로도 활용 가능하다"며 "무기물로 만들어진 만큼 장기간을 사용하더라도 번인 현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TV 사업에 있어서 많은 성과를 이룬 만큼 이제 수량보다는 대형 프리미엄 TV를 통해 소비자들이 새로운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탈바꿈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이 같은 노력을 전개했고 그 결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더 월' TV 신제품의 가격에 대해서는 "본격적으로 제품 양산을 시작하면 가격이 비쌀 것이라는 우려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웨이퍼 크기 등 요소와 관련한 기술 개선을 통해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진정한 자발광 QLED TV 개발도 지속한다. 그간 업계에서는 퀀텀닷 필름 대신 발광물질을 퀀텀닷 입자로 대체해 자발광하는 디스플레이를 QLED로 인식해왔던 만큼, LCD 패널이 적용된 삼성의 QLED TV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 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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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사장은 자발광 QLED TV 기술 개발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기술은 끊임없이 개발돼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3월 TV 신제품 별도 출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