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키보드 품은 블랙베리폰 재상륙…마니아층 잡을까

블랙베리 키원 블랙에디션, 고유 디자인·배터리·보안 집합체

홈&모바일입력 :2017/12/22 15:34    수정: 2017/12/26 13:10

쿼티 키보드를 품은 블랙베리 스마트폰이 한국 시장에 재상륙했다. 블랙베리는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키보드와 긴 배터리 사용 시간, 보안 솔루션 등 프리미엄 사양들을 갖추면서도 중가 스마트폰의 가격대로 낮춘 이번 제품으로 국내 마니아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TCL은 2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블랙베리 키원 블랙에디션'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지난 18일 알뜰폰 사업자인 CJ헬로를 통해 국내에 출시됐다.

앞서 블랙베리 키원은 올해 2월 개최된 MWC 2017에서 처음 공개됐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TCL이 캐나다 스마트폰 업체 블랙베리를 인수한 후 첫 공개한 제품이기도 하다. 이 제품에는 처음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탑재됐으며 블랙베리 고유 상징이었던 쿼티 키보드를 계승했다.

블랙베리 키원 블랙에디션.(사진=지디넷코리아)

신재식 TCL커뮤니케이션코리아 법인장은 "블랙베리만의 개성있는 디자인과 프리미엄 성능 통해서 경쟁사와는 비교되지 않는 독특함으로 승부하려고 한다"며 "특히 강력한 보안과 배터리 성능 등 프리미엄 요소는 상향 평준화된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도 궁합이 잘 맞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전세계 명품처럼 수량보다는 고유한 문화와 정체성을 갖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출시된 블랙베리 키원 블랙에디션은 한국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 제품은 이례적으로 한국어가 각인된 쿼티 키보드가 탑재됐다. 블랙베리 키보드를 선호하는 두터운 마니아층과 국내 소비자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다.

이 키보드는 스마트 기능을 지원한다. 단순히 글자를 입력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지정하는 단축키를 최대 52개까지 설정해 즐겨 찾는 응용 프로그램과 연락처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스페이스바에는 지문센서 기능이 포함돼 편의성을 높였다.

블랙베리 키원 블랙에디션에서 쿼티 키보드를 제외한 터치 디스플레이의 면적은 4.5인치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에 비하면 화면 면적이 작지만, 가상 키보드를 사용할 때에는 키원 모델의 사용 화면이 더 크다는 게 이 법인장의 설명이다.

블랙베리 키원 블랙에디션의 쿼티 키보드.(사진=지디넷코리아)

긴 배터리 지속성과 강력한 보안 솔루션도 강점이다. 키원 블랙에디션은 3천505밀리암페어시(mAh) 배터리 용량으로 26시간 이상의 수명을 지속하고 퀵차지 3.0을 통해 약 36분동안 최대 50%의 충전이 가능하다. 또 전용 보안 소프트웨어인 디텍(DTEK)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시기와 개선 방법을 알려준다. 미군 암호화 등급의 보안 강도와 동일한 해킹감시와 예방 시스템이 적용됐다.

알란르준 블랙베리 글로벌 모바일 대표는 "보안은 블랙베리의 핵심 속성으로 금융·정부기관과 같은 최고 보안 성능을 요구하는 소비자층도 블랙베리 스마트폰의 메인 고객이다"며 "첫 적용한 안드로이드 OS도 지속 적용할 계획이며 키원에 최적화시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블랙베리 키원 이후 TCL이 두 번째로 출시한 '블랙베리 모션'의 한국 출시 가능성도 내비췄다.

블랙베리 모션은 물리키보드 대신 풀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이 제품은 미국, 캐나다, 독일 등에서 출시됐다. 알란르준은 "블랙베리 모션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이 제품으로 한국에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재식 TCL커뮤니케이션코리아 법인장과 알란르준 블랙베리 글로벌 모바일 대표가 '블랙베리 키원 블랙에디션'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한국에서는 블랙베리 브랜드에 쿼티 키보드 이미지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만큼 소비자 조사를 통해 시장 진출을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게 TCL의 입장이다.

TCL커뮤니케이션코리아 관계자는 "블랙베리 키원은 쿼티 키보드가 있어 마니아층의 수요를 이어갈 수 있지만, 한국 시장의 경우 전면 터치 화면을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보급화된 만큼 유사한 풀터치 디자인이 적용된 블랙베리 모션의 진입장벽은 더 높을 것으로 본다"며 "소비자 조사를 토대로 블랙베리 모션의 한국 시장 출시를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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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키원 블랙에디션의 출고가는 58만3천원이다. 현지 출고가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약 78만원 수준으로 한국 출시 가격이 약 20만원 낮은 셈이다. 회사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를 유지하면서도 낮은 가격을 통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강점을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TCL커뮤니케이션코리아 관계자는 "오랫동안 블랙베리 신제품을 기다렸던 많은 한국 소비자들이 블랙베리 키원 블랙을 접할 수 있도록 가격을 낮춰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며 "소비자 수요에 맞는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