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2018년에도 OLED 경쟁 '불꽃'

적용 범위 확대…시장 규모 가파른 성장세

홈&모바일입력 :2017/12/08 09:25    수정: 2017/12/08 13:25

글로벌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TV 등 완제품에 채택을 늘리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프리미엄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내년에는 이 같은 OLED 성장세가 급속도로 빨라지는 가운데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후방 업체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OLED/디스플레이 결산세미나'에서 "액정표시장치(LCD)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OLED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 2021년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며 "그중 지난 3분기 리지드(딱딱한) OLED 출하량을 넘어선 플렉시블(휘어지는) OLED가 당분간 시장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OLED는 기존의 LCD에 적용되는 백라이트가 아닌 자발광 소자를 사용해 20% 이상 높은 색재현율과 얇은 두께를 구현한다. 특히 엣지(곡면)를 비롯해 폴더블(접히는), 플렉시블 등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차세대 스마트폰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OLED 수요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OLED 시장이 수익 기준으로 지난해 166억7천600만 달러에 이어 올해 216억3천700만 달러, 2018년 339억300만 달러, 2019년 452억9천500만 달러, 2020년 611억500만 달러, 2021년 741억2천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50억3천만 달러로 스마프폰용 OLED 패널 시장 점유율 98.5% 기록했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시블 패널.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폰·TV부터 자율주행차까지…OLED 적용 확대

OLED는 TV,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 완제품에 적용되는 추세다. 향후에는 자율주행차 등 신성장동력에도 OLED 채택이 확대, 여러가지 형태를 구현할 수 있는 플렉시블 OLED를 활용한 폴더블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시장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기업들도 관련 수요에 힘입어 수익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OLED TV가 사업부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유비리서치는 LG전자의 OLED TV 판매량은 지난해 약 67만대에서 올해 102만대 수준으로 증가한 데 이어 내년에는 올해 대비 47.6% 증가한 15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LG전자는 지난 3분기 TV 사업부 영업이익률이 9.9%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OLED TV 시장에 가세한 소니도 같은 기간 8.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퀀텀닷 소재를 활용한 LCD TV를 프리미엄 라인업에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 기간 4%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 애플까지 프리미엄 제품에 OLED 채택을 늘리면서 중소형 OLED가 대중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중국 제조사들도 OLED 스마트폰을 속속 출시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와 비보의 OLED 스마트폰은 지난해 대비 각각 113%, 84% 늘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고해상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6인치 이상의 중소형 플렉시블 OLED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에는 6.3인치, LG전자 V30와 구글 픽셀2XL, 화웨이의 메이트10에는 6인치 OLED 화면이 탑재됐다. 애플은 아이폰X에 5.8인치 OLED 화면을 탑재한 가운데 내년 차기 아이폰에는 6.5인치 OLED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자유롭게 휘어지는 형태의 플렉서블 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모바일용 OLED 화면 크기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변형된 디자인의 OLED 스마트폰도 머지 않아 모습을 드러내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내년 말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의 포문을 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 곳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내년 12월 폴더블 스마트폰을 처음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미 95% 이상 성숙됐지만, 시장의 수요와 업체 간 사업 전략에 따라서 내후년에야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플렉시블 OLED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동시에 폴더블 OLED도 2019년을 기점으로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유비리서치는 폴더블 OLED는 전체 플렉시블 OLED 중에서 비중이2019년 0.9%, 2020년 1.9%, 2021년 2.8%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OLED 스마트폰 시장이 늘어나면서 관련 소재 사업도 올해 87억1천600만 달러에서 2021년 382억1천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일본 업체들이 OLED 소재 시장에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고 중국도 마찬가지인데, 국내 업체들도 지금부터라도 시장에 진입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해상도를 요구하는 증강현실(AR) 콘텐츠의 증가도 OLED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AR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으로는 아이폰X이 꼽힌다. 2024년에는 5세대 네트워크와 AR 스마트폰 대중화로 19억대 스마트폰이 OLED를 채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메르세데스-벤츠 전주 전시장에 곡면 비디오월을 설치했다. 이 제품은 설치현장에 맞춰 구부릴 수 있는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모델명: 55EF5C) 8장이 사용됐다.(사

이 밖에 스스로 인지·판단·제어하며 운행하는 자율주행차의 OLED 시장도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5% 증가한 6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향후에는 HUD, 뒷자석 엔터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차량용 정보안내디스플레이(CID), 계기판, 조수석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 가치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OLED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 '중소형 OLED 초격차 전략' vs LG '대형 TV·중소형 OLED 동시 확대'

OLED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도 가속화되고 있다. 앞으로 3년간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의 투자 금액이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중소형 OLED에 집중 투자, LG디스플레이는 OLED TV와 중소형 OLED에 동시 투자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중 96.7%를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이 같은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중소형 OLED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기업분석부서장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월 270K의 A5라인 투자를 통해서 OLED 초격차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초기에는 스마트폰용 OLED를 선점하며 이익을 극대화한 후 태블릿과 노트북에도 OLED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OLED 공급 확대에 힘 입어 전년 대비 189% 증가한 6조2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애플 아이폰에 OLED 공급을 시작하면서 OLED 패널 매출액이 전년 대비 8조5천억 원 증가할 전망이다. 2019년에는 올해보다 68% 증가한 40조9천억 원의 OLED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 TV 패널 사업이 내년이면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OLED TV 패널은 공급량이 확대되고 생산 수율이 개선되면서 지속적으로 원가절감이 되고 있다. 2021년에는 55인치 OLED TV 패널 원가가 300달러 이하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롤러블 OLED 디스플레이.(사진=LG디스플레이)

소 부서장은 "65인치, 77인치 등 대형 OLED TV 수요가 급증하며 10세대 OLED라인 가동도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며 "내년에는 E4-2라인 풀가동으로 OLED TV 판매량이 올해보다 78% 가량 늘어나면서 OLED TV 패널 사업이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패널 공급량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 부서장은 "LG전자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OLED 탑재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LG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사들과 전략적인 협력을 통해 중소형 OLED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조명 사업도 본격화했다. 회사는 OLED 조명 브랜드 '루플렉스(Luflex)'를 선보이고 구미 P5 공장의 5세대 OLED 조명 생산라인이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고 8일 밝혔다. 초기 1만5천장을 양산, 생산량을 점차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OLED 기술 선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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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조명은 유기물의 자체 발광 특성을 활용하는 제품으로 전력 소모와 발열이 적고 친환경적이며 자연광에 가깝다. 또한 얇고 가볍다는 구조적인 특성으로 투명, 플렉시블 구현 등 디자인 자유도가 높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ID Tech Ex은 전세계 조명용 OLED 패널 시장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52% 이상 크게 성장하며 2026년에는 22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의 OLED TV 사업이 빛을 보면서 삼성디스플레이도 이전에 접었던 대형 OLED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원천적인 기술력이 있는 만큼 본격적으로 상용화를 준비하면 2년 내 대형 OLED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