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만 8년 썼어요”…6박7일 대기자 아이폰X 1호 개통

사전예약자 개통 시작…"풀스크린 인터페이스 높은 점수"

“2009년 KT가 아이폰3GS를 출시할 때부터 지금까지 KT 아이폰을 사용했습니다.”

아이폰X(텐)이 국내에 공식 출시된 24일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개통행사 가장 앞자리에 있던 손현기 씨(만 26세)는 이처럼 아이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2년 전 출시된 아이폰6S를 쓰고 있다. 아이폰X을 고른 이유는 풀스크린 인터페이스를 꼽았다.

손현기 씨는 “아이폰X은 자기 스스로를 탈피한 새로운 풀스크린 인터페이스로 넘어온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고 강조했다.

매년 아이폰 개통행사에 줄을 서며 기다린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1호 개통자가 한번 되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손 씨는 “7일 전부터 줄을 서면 1호 개통자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6박7일의 기다림을 각오하고 18일부터 줄을 섰다”고 말했다.

다만 그에게는 1호 개통자가 될 수 있을지 몰랐던 부담도 있었다.

개통행사 참여자 100명에 들지 못하면 일주일간 줄을 서서 기다렸더라도 공식 출시일에 먼저 와서 구입하는 경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KT를 비롯해 이동통신 3사는 과거와 달리 아이폰 출시 행사에서 이용자들이 며칠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분위기를 탈피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충성 가입자에 지나친 불편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인식한 이유가 크다.

이에 따라 KT와 SK텔레콤은 아이폰X 사전예약자에 개통행사 참여 의사를 묻는 문자를 보낸 뒤 각각 100명과 80명의 참여 희망자를 모았다. 평일 이른 시간이지만 개통행사에 참여한 이들에게는 별도의 선물을 마련해 제공했다.

하지만 일주일 전부터 줄을 서는 이가 나오자 KT는 그를 만류키도 했다. KT 관계자는 “출시일 전날인 23일 개통행사 참여자를 별도로 알린다고 했지만 손현기 씨는 기다리는 과정 자체를 추억으로 삼겠다고 해서 말릴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손현기 씨는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IT 플랫폼과 관련한 창업을 준비하는 중이라 며칠씩 기다리는데 큰 부담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면서 “그래도 개통행사 참여자에 포함되면서 다행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연은 손현기 씨 뿐만이 아니다.

2호 개통자인 진성철 씨는 손현기 씨보다 사흘 늦은 21일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 뒤 아이폰X를 구입했다.

역시 개통행사 참가자 100명 안에 들지도 못할 수도 있었지만, 하루 전인 23일 100명의 행사 참여자에 포함되면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오전 8시 공식출시 직전까지 행사 현장에서는 2호 개통자가 기다린 시간도 만만치 않은데 아쉬움이 크겠다는 이야기가 줄곧 나왔다.

하지만 진성철 씨는 “1호 개통자를 놓쳤다고 아쉽지는 않다”면서 “아이폰X에 대한 기대가 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