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조직 개편, 알고보니 임원 갈등 수습?

위메프 "더 큰 성장위한 조치…부사장 갈등과 무관"

유통입력 :2017/11/14 18:14    수정: 2017/11/15 11:42

위메프가 대표 중심 경영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을 단행한 가운데 이번 조직 개편이 최근 불거진 고위 임원간 갈등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위메프는 14일 그 동안 독립적으로 운영해온 전략사업과 상품사업부문을 포함한 모든 사업부서를 대표 중심으로 재편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으로 위메프는 최근 1년 사이에 세 번째로 조직을 바꾸게 됐다.

이 회사는 지난 해말 각 부서 기능을 사업 본부로 이관, 각기 권한과 책임을 갖는 독립 조직으로 개편했다. 그리고 지난 6월엔 상품사업본부와 전략사업본부를 부문으로 격상시켰다. 빠른 의사결정 속도와 독립성 강화를 위한 조치란 게 당시 조직 개편 이유였다.

위메프는 이번에 단행한 조직 개편에 대해선 '사업 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올라 어느 정도 성장을 맞은 만큼 탄력적인 조직 운영으로 변화에 발빠르게 움직이기 위한 조치란 설명이었다.

이런 회사 측 설명과 달리 이번 조직 개편이 고위 임원 간 다툼 때문이란 주장이 제기돼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엔 위메프 내 A 부사장과 B 부사장이 몸싸움 직전까지 갈 정도로 충돌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가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위메프 삼성동 사옥.

A부사장은 직매입 배송 서비스 '원더배송',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원더페이', 전화 주문 서비스 '텔레마트' 등 신사업을 담당했다. 반면 B부사장은 판매 딜 위주의 상품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부문의 실적 경쟁이 과열되면서 두 부사장이 강하게 충돌했다는 것이다. 대표 중심의 조직개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에 대해 "최근 위메프 거래액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부사장 간 실적 경쟁이 심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케팅 비용 과다 지출, 판매 수수료 인하 등 부서 간 경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표가 직접 해결하려는 취지로 읽힌다"고 풀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위메프는 그간 효율성과 속도를 추구하는 조직 개편을 진행해왔는데, 사업 진행 과정 중간에 대표 의사결정권을 강화하는 이번 개편은 이전 사업 흐름과 상반되는 모습"이라며 "부사장 간 갈등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이번 대표 중심 경영 체제로의 전환은 독립성 강화로 야기된 내부 분열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 다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 위메프 "시너지 위해 대표 역량 발휘…부사장 갈등은 무관"

위메프 측은 이런 외부 시선에 대해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직 개편은 '더 큰 성장'이란 큰 목표를 위한 조치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부사장 간 갈등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위메프는 그간 전략사업부문과 상품사업부문의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해 신규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거래액 상승세 등 성공적인 경영이 가능했단 입장이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CEO 리더십을 통해 내실을 다지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적자 탈출과 거래액 확대 등 경쟁력 확보를 기한다는 방침이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

회사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몇 달 전부터 대표 지시 하에 계속 준비해왔던 것"이라며 "그간 회사 성장의 축이 돼준 부사장들이 이런 사건사고로 거론되는 게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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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실적을 개선해 온 위메프가 종전과 다른 방향의 조직 개편을 하는 데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위메프의 두 부사장은 현재 한 달간의 정직 처분을 받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