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잃어버린 20년' AI로 뛰어넘는다

범부처 차원 공조…RIKEN-AIP가 핵심 역할

컴퓨팅입력 :2017/11/10 14:49    수정: 2017/11/10 15:2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일본의 최근 화두는 '잃어버린 20년 회복'이다. 한 때 세계 경제강국으로 군림하던 일본은 최근엔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베 정부가 2013년 이후 매년 '일본재흥전략'을 발표하는 것도 이런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일본은 지난 해 4월 '재흥전략' 후속조치로 '인공지능전략회의란 범부처 기구를 설립하면서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전략회의'의 핵심 중 하나는 이화학연구소(RIKEN) 산하에 있는 혁신지능통합연구센터(AIP)다. AIP는 3개 부처가 공동 추진하고 있는 인공지능전략회의의 한 축을 형성하면서 일본 AI 전략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인공지능전략회의에서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이화학연구소 산하 혁신지능연구센터(AIP) 설립식 장면. 왼쪽에서 두 번째가 스기야마 마사시 AIP 센터장이다. (사진=AIP)

AIP를 이끌고 있는 스기야마 마사시 센터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스미야마 마사시 센터장은 오는 22일 지디넷코리아 주최로 열리는 '아시아테크서밋(ATS) 2017'에서 일본 AI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강연할 계획이다.

그는 또 일본 정부차원의 AI 프로젝트에서 RIKEN-AIP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할 계획이다. (☞ ATS 컨퍼런스 바로가기)

이번 강연은 4차 산업혁명 핵심인 AI 전략을 고민하는 수 많은 기업이나 연구자들에게 생생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RIKEN 산하 AIP가 핵심 싱크탱크

2016년 4월 공식 출범한 ‘인공지능기술전략회의’는 산학연의 지식을 한데 모으겠다는 일본 정부의 야심이 그대로 담겨 있는 기관이다.

총무성, 경제산업성, 문부과학성 등 일본의 주요 3개 부처가 공동 참여한 건 이런 비전 때문이다. 칸막이를 배제하는 것이 필수 전제조건이란 문제의식을 그대로 녹여 냈다.

총무성에선 정보통신연구기구가, 경제산업성에선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산하 인공지능연구센터가 참여했다. 이들과 함께 인공지능전략회의의 한 축을 형성한 문부과학성은 이화학연구소를 대표주자로 내보냈다.

물론 이화학연구소가 통째로 참여한 건 아니다. 이화학연구소는 인공지능기술전략회의에 참여하면서 싱크탱크 역할을 할 연구소를 만들기로 했다. 그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것이 AIP다.

일본의 AI 연구 체계 (사진=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4월 1일 공식 출범한 AIP에는 도시바, 후지쓰, NEC 등 일본 대표기업들도 함께 참여했다. 산학연의 지식을 한데 모은다는 비전을 그대로 실천한 셈이다.

AIP는 출범과 동시에 100명에 달하는 인공지능(AI) 전문 연구인력을 충원했다. 센터장은 도쿄대 교수 출신인 스기야마 마사시 박사가 맡았다.

AIP는 문부성을 비롯한 일본 주요 3개 부처가 주축이 된 ‘인공지능전략회의’의 핵심축이다. 사실상 일본 AI 전략의 싱크탱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잃어버린 20년'을 찾으려는 일본의 AI 야심

일본은 한 때 '로봇 강국'으로 통했다. 소니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다양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놓으면서 세계 시장을 선도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AI 경쟁에서 한발 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 핵심 영역인 AI나 사물인터넷(IoT) 같은 차세대 흐름을 제대로 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베 정부도 이런 문제의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 2015년 ‘일본재흥전략’부터 4차 산업혁명에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일본의 AI산업화 로드맵 (사진=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이를 위해 아베 정부는 ICT와 AI를 중점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일본은 2015년 12월엔 '초스마트사회(Society 5.0)'란 화두를 던졌다. 모든 것이 연결된 초스마트사회 구축을 위해선 AI 기술과 혁신적 R&D가 꼭 필요하다는 문제의식도 함께 담아냈다.

‘인공지능기술전략회의’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경제부진 탈출과 초스마트사회 건설을 위해선 AI 육성이 필수 조건이란 판단을 한 셈이다.

■ 왜 일본에 주목해야 할까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시기에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 육성 전략을 내놨다. 일본이 ‘재흥전략2016’을 통해 인공지능전략회의란 범부처 조직을 설립했다면, 한국 역시 지난 해 과학기술전략회의가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내놨다.

범부처 기구를 통해 차세대 흐름에 대비하는 것 역시 닮았다. 일본이 총리 산하에 인공지능전략회의란 기구를 만들었다면 한국도 지난 해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을 결성했다. 물론 우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통해 좀 더 포괄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두 나라의 차이점도 눈에 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AI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 못지않게 포지티브한 면을 전파하는 데도 많은 공을 쏟고 있다.

스기야마 마사시가 이끄는 RIKEN-AIP는 일본의 이런 국가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관련기사

스기야마 마사시 AIP 센터장은 오는 22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리는 '아시아테크서밋 2017'에서 일본의 AI 산업 및 전략 동향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 강연은 4차 산업혁명과 AI 산업에 대해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길라잡이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 ATS 사전등록 바로가기)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