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간의 적 아냐…'증강지능' 도우미"

IBM왓슨 아태 기술총괄이 말하는 AI 역할론

컴퓨팅입력 :2017/11/06 14:45    수정: 2017/11/18 21:26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영역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퀴즈, 체스에 이어 바둑까지 인간이 무참하게 패배한 때문이다. 알파고 이후엔 인간과 기계의 대결을 그린 영화나 소설 속 구도가 허구만은 아니라는 불안감마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왓슨 기술을 사업화한 IBM은 상반된 관점을 제시한다. 요약하면 왓슨은 인간을 돕는 존재이자, 그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도구라는 메시지다.

왓슨은 1996년 체스 챔피언을 꺾었던 딥블루(Deep Blue)의 뒤를 이어 등장한 IBM이 만든 컴퓨터다.

창업자의 이름을 딴 IBM '왓슨(Watson)'은 2011년 인기 퀴즈쇼에서 인간에게 패배를 안기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와 올해 바둑계를 평정한 구글 알파고(AlphaGo)는 그 변주곡이었다.

IBM은 이 메시지를 바탕으로 왓슨 사업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폭넓은 소비자에게 혜택을 전한다는 비전을 강화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주요 산업군마다 활동하는 기업과 손잡거나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IBM은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지역군별 기술전문가 팀을 꾸리고 왓슨을 활용하려는 기업, 조직의 도입전략 수립, 실행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AP) 지역에도 이를 맡은 팀이 있었다.

IBM 왓슨 기술팀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수행하고, 이들을 통해 기업은 어떤 혜택을 얻을 수 있을까. 왓슨은 기업의 혁신을 어떻게 돕고, AI로서 핵심자원인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IBM은 데브 무커지(Dev Mookerjee) 왓슨 기술총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무커지는 오는 22일 지디넷코리아 주최로 열리는 '아시아테크서밋 2017' 컨퍼런스에서 왓슨을 중심으로 한 IBM의 AI 전략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 컨퍼런스 사이트 바로 가기)

그는 IBM에서 7년전 수석기술아키텍트, 5년전 국제기술대사직을 맡은 전문가였고 작년부터 AP지역 왓슨 기술팀을 이끌고 있다.

데브 무커지 IBM 아시아태평양지역 IBM왓슨 기술총괄 임원.

무커지 기술총괄(Technical executive)과 진행한 인터뷰를 아래 1문 1답으로 정리했다.

■ 왓슨 도입 촉진하는 IBM 기술사절단

-IBM의 AP지역 왓슨 기술팀과 당신의 역할 및 업무를 알고 싶다

"IBM 왓슨 기술아키텍트 팀(IBM Watson Technology Architect team)은 주요 산업에 걸쳐 AI솔루션을 디자인하는 경험을 4년째 하고 있다. AP지역 안에서 핵심적인 IBM 왓슨 플랫폼 기술 (활용을 위한) 전문가들이다.

우리 팀의 주업무는 여러 규모의 IBM 고객과 협력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직원 및 소비자 역량 강화에 AI를 활용하도록 돕는다. 위험이 관리된 실용적인 방식으로 지원한다.

팀 고유의 업무능력으로 (업계 종사자 대상) 밋업, 해커톤, 마케팅 행사, 대학교 연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장을 활성화하기도 한다."

- 앞서 소셜미디어분석 담당 IBM 국제기술대사(IBM Global Technical Ambassador)로도 일했는데, 지금 역할과 어떤 관련이 있나

"IBM은 (직원이) 어느 한 지역에서 습득한 업무능력을 고객 수요가 발생하는 다른 지역에 활용하도록 지원할 수 있는 보직체계를 운영한다.

국제기술대사 프로그램도 같은 맥락이었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중동지역에서 수요가 늘고 있던 솔루션에 대응하는 팀을 지원했다. IBM 소셜미디어애널리틱스 기술이 그 솔루션이었다. IBM 왓슨과 마찬가지로 지난 2013년 선보였다.

당시 내 역할은 고객 요구사항을 깊이 이해할 것과, 고객에게 적절한 솔루션 배포에 대한 조언을 가능케하는 기술을 요구했다. 당시 다뤘던 기술은 지금과 다르지만, 현재 팀의 업무 성격도 이와 같다."

■ 인공(Artificial)보다는 증강(Augmented) 지능

2011년 인간 참가자들과 제퍼디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IBM 슈퍼컴퓨터 왓슨

- 사람들은 왓슨 같은 AI를 신기해하는 한편 그런 기술의 영향력을 경계하고 두려워하기도 한다

"AI를 둘러싼 여러 관측이 있다. 그중에는 걸작 SF영화를 통해 무르익은 것이 있는가하면, 최근 들어 주로 AI가 무엇인지를 오해한데 따른 공포로 야기된 것도 있다.

IBM에서 우리는 AI를 '증강 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이라 부르길 좋아한다. AI가 우리 혼자서 못 했던 일을 해내도록 인간 능력의 신장(scale our skills)을 돕는데 쓰이는 존재라는 우리의 관점을 나타낸다."

-IBM이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과 결성한 비영리조직 '파트너십온AI'의 활동 목표와 관련이 있나

"파트너십 이사진으로 참여한 IBM의 프란체스카 로씨(Francesca Rossi) 교수의 당시 발언이 좋은 답이 되겠다.

그는 지난 5년간 우리가 AI 및 인지 컴퓨팅 기술 분야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고 지적했다. 유용한 소비자 앱을 다양화한 것부터 세계 각지의 보건, 금융서비스, 상업, 사물인터넷 등을 비롯한 일부 산업을 변모시키는 것까지.

그는 이 파트너십이 인지시스템을 활용하는 소비자와 산업 사용자에게 금세기를 정의하는 기술의 발전에 중대한 목소리를 낼거라 말했다. 그 하나로 신뢰할 수 있고 유익한 방식으로 세계적 난제 일부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과 기계간의 협력을 촉진하겠다고도 했다."

- 기업들의 AI 활용에 대한 관심과 준비 수준은 어떻다고 보나

"AI는 과거 어떤 기술과도 남다른 기세로 시장을 장악했다. (시장에서) AI 수요와 영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IBM이 AI 기술에 창업자 토마스 왓슨 주니어(Thomas Watson Jr.) 이름을 붙였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전례 없는 일이다.

시장은 AI에 큰 관심을 보이지만, 대개 어디서부터 단기부터 중기 단계에 이르는 AI (도입) 계획을 어느 지점부터 시작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하곤 한다. 우리는 고객에게 부족한 지식을 전하고 그들에게 믿을만한 조언자가 됨으로써 그들을 돕는 것을 왓슨 기술아키텍트의 큰 책무 중 하나로 삼고 있다."

■"IBM왓슨은 비즈니스용 AI"

왓슨

-경쟁사 AI와 차별화되는 왓슨만의 특징이 있나

"IBM왓슨은 2011년 출시됐고, 이제껏 그 역량의 폭과 깊이 모두 큰 발전을 거뒀다. AI 기술을 야심차게 내놓은 다른 이들과 우리에게 다른 점이 있다. 우리는 여러해에 걸친 AI 개발 경험뿐아니라 AI를 세계적으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경험 또한 갖췄다는 사실이다. IBM왓슨은 비즈니스용 AI다."

-기업과 조직이 왓슨을 활용해 얻을 수 있는 최대 이점이 뭔가

"현재 기업과 조직이 IBM왓슨 도입을 구현해 이점을 누리는 주된 사례 유형은 비정형콘텐츠에 접근하기, 그리고 시스템을 인간에게 맞추기(Accessing unstructured content and humanizing systems), 2가지다.

기업은 현재 고급분석시스템으로는 이메일, 이미지, 콜센터 통화기록 등 비정형콘텐츠에 접근할 수 없다. AI를 도입하면 할 수 있다. 비즈니스 언어 또는 공급망 단계에서 얻은 관련 이미지를 이해하는 IBM왓슨을 사용해, 의사결정에 앞서 모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다른 면에서 IBM왓슨은 비즈니스시스템이 사람들에게 인간의 언어로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챗봇이나 AI기반 검색 등이 그런 예다. IBM왓슨을 챗봇으로 사용하는 건 현재 기업과 조직에서 AI를 쓰는 아주 흔하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례다."

■ 왓슨, 데이터를 넘어 콘텐츠를 다룬다

-AI가 데이터란 원료만으론 가치제공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떤 AI프로젝트에서든 콘텐츠가 최고로 중요하다. 우리는 '콘텐츠 큐레이션(content curation)'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를 IBM왓슨으로 (AI프로젝트) 구축 시작을 앞둔 모든 협력 고객들에게 얘기한다."

IBM 왓슨 솔루션이 소형 기기에 설치할 수 있는 크기로 작아진다.

- 들쭉날쭉한 데이터의 품질이나 신뢰성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나

"우리가 AI와 함께 다루는 콘텐츠는 3가지 성격을 띤다.

첫째, IBM은 콘텐츠와 선행학습(pre-training, 전처리 작업)을 솔루션의 일부로 제공한다. IBM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의 일부로 제공되는 의학저널이나, 사전제작된 시각인지 및 자연어 모델같은 것을 가리킨다.

둘째, 해당 프로젝트의 학습 및 구현 도중에 제공하는 콘텐츠 및 학습 작업이다. 이미지 안에서 특정한 재고관리단위(SKU)를 인식하는 맞춤형 시각분류기(custom visual classifier)나 고객의 언어를 이해하는 챗봇 등을 말한다.

셋째, (구현된 시스템을) 실행하는 동안에 제공하는 콘텐츠다. 사용자가 자연어로 가상에이전트와 대화하는 챗봇을 예로 들 수 있다. 챗봇은 사용자가 정확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더라도 그 모델은 학습에 기반해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에겐 기업용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온 오랜 경험이 있다. 우리는 다년간 개발해 온 모델 학습을 기반으로 고객이 콘텐츠 큐레이션을 해결하고 사용자 경험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게 할 모범사례를 보유했다.'

■ 기업의 자체 AI기술확보, IBM에 손해일까

-AP지역에서 왓슨 활용 사례는 어떤 산업 영역에 특화돼 있나

"IBM왓슨은 세계 각지 여러 산업에 걸쳐 사용된다. 금융, 보험, 정부, 대학교, 자동차, 제약, 천연자원, 통신, 유통 등을 포함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에서도 대체로 이런 산업 영역에 활발한 고객이 있다."

-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자체 AI기술 개발에 나섰다는데, 어떻게 보나

"모든 조직은 현재와 미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적절한 것을 해야 할 책임을 지닌다. 나는 언제나 AI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그 분야에 투자하는 미래지향적 조직을 지지한다."

-자체 기술확보 움직임이 확산되면 경쟁이 많아지고 그만큼 IBM 사업 기회가 위축되는 것 아닌가

"기업이 상품 경쟁의 차별성을 얻도록 목적을 좁혀 AI에 투자하는것과, 다른 조직, 산업, 용도(functions)에 쓸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AI에 투자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IBM은 물론 후자에 집중하며, 이 분야의 선도자다. 우리는 현재 동급최상의 AI툴을 사용해 시장에 신산업 특화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무커지는 왓슨이 비즈니스용 AI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인간의 지능을 보완해주는 존재로 보고 있다고 거듭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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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IBM은 왓슨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확산을 위해 여러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왓슨 아시아태평양 기술 총괄을 맡고 있는 데브 무커지는 오는 22일 지디넷코리아의 '아시아테크서밋 2017' 행사에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줄 계획이다. (☞행사 등록 페이지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