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작심하고 구글을 비판했다. 정확한 한국 매출과 세금 액수를 공개하라고 공식 요구했다.
또 구글이 국내에서 일으키는 이익에 합당한 고용을 하고 있는지, 망사용료와 검색 어뷰징 등의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따져보자는 공개 제안도 했다.
한성숙 대표는 9일 네이버 다이어리에 ‘구글 공식 입장에 대한 네이버의 공식 질의 및 제안’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번 게시물은 구글 측의 반박에 대한 네이버의 첫 공식 대응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구글코리아는 지난 2일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이 지난 달 31일 국정감사 현장에서 “구글은 (제대로 된) 세금도 내지 않고, (합당한) 고용도 하지 않는다”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국법에 따라 세금도 잘 내고 있다는 게 구글 측 주장이었다.
한성숙 대표는 이날 게시물을 통해 구글코리아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총 일곱개 항목에 대한 공개 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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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가 공개 제안한 것은 ▲세금 문제 ▲고용 문제 ▲트래픽 비용 문제 ▲검색 어뷰징 문제 ▲검색 결과 전체가 100% 알고리듬 순위에 기반한다는 문제 ▲금전적 영향 문제 ▲정치적 압력 관련 문제 등 이다.
■ “그래서 구글 한국 매출 얼마?”
먼저 한성숙 대표는 “구글의 한국 내 영향력 확대와 관련해 매출은 얼마나 되는지, 세금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는 작년 국감 등을 통해 지속 제기돼 왔다”면서 “하지만 구글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해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이번 국감에서도 세금의 근거가 되는 국가별 매출은 민감하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또 구글코리아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세금을 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한 대표는 “영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구글이 매출 규모를 공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나라에서는 매출 규모를 밝히면서도 우리나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는 매출을 밝히지 않은 점은 의구심을 자아낸다. 한국 매출과 수익은 공개하지 않고, 세금은 정당하게 내고 있다는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구글이 한국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그에 따른 세금 납부액을 밝힌다면 이 같은 의혹은 더 이상 제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수익 대비 고용, 연구개발 인력 몇 명?”
한성숙 대표는 구글의 한국내 고용 규모가 미미한 부분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구글은 2006년 설립 시 연구개발 인력 등의 고용, 투자에 대한 계획들을 밝히며 정부에서 2년간 12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하지만 실제 이행 여부를 놓고 논란이 지속돼 왔다.
이에 한성숙 대표는 “구글 측은 지난해 국감에서 한국에선 온라인 광고만 담당하고 유튜브, 구글플레이 등 주요 사업은 구글 본사에서 관할한다고 증언한 바 있다”며 “2일 공식 자료에서는 수백 명의 직원들이 연구개발,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일한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수백 명의 직원들은 모두 온라인 광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외 다른 어떤 업무를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2006년 약속한 연구개발 인력을 얼마나 고용했는지, 유튜브와 구글플레이 관련 광고 업무를 하는 인력은 없는지, 한국에서 매출에 걸맞은 규모의 채용을 진행하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한성숙 대표는 스타트업 분야의 경우 “지원하고 있다”는 피상적인 언급을 넘어, 투자와 기부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 있는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양사의 고용, 투자, 기부 등의 현황을 공개해 사회적 기여 측면에서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평가 받자는 제안이다.
■ “유튜브 천하...망 사용료 얼마 내나?”
한성숙 대표는 망 사용료 관련해서 구글이 언급하지 않은 점에도 의혹을 표했다.
세금, 고용 등에는 네이버 지적에 하나하나 반박했지만, 트래픽 사용료에 대한 입장이나 해명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네이버는 그 동안 비공개를 유지했던 회사가 지불한 망사용료 금액까지 공개했다.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는 지난해에만 734억원의 망사용료를 지불했다”면서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구글 유튜브의 올 9월 국내 동영상 시간 점유율은 72.8%로,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2.7%)의 27배에 달하는 수준”이라는 말로 유튜브를 망사용료 공개를 압박했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국내에 임시 저장 공간인 캐시 서버를 설치, 운영함으로써 통신사들이 내야할 국제 회선료를 절약한다는 이유로 합당한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동영상 서비스와 앱마켓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인 구글이 국내 통신사에 지불하고 있는 망사용료는 얼마인지 공개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 “구글만 검색 어뷰징 문제 안 겪는다고?”
한성숙 대표는 “구글도 검색 관련 어뷰징 문제를 많이 겪는다”는 이해진 전 의장 말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답한 구글의 입장에도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구글에서 검색하면 “돈을 주면 구글 검색 상위에 올려주겠다”는 업체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미국 구글 검색 결과 화면 최상단에 이런 회사 광고가 노출돼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어뷰징 문제를 전혀 겪고 있지 않다”는 구글의 입장이 틀렸다는 설명이다.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를 포함한) 검색 엔진에게 어뷰징 대응은 숙명이고 이런 대응은 끝없이 반복되는 일”이라면서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검색 알고리듬에 대한 어뷰징이 구글에는 단 한 건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 “불법정보 필터링 외부검증 제안...광고, 정치 영향 없다고?”
네이버는 구글도 불법정보 유통을 금지하는 만큼 이에 대한 검증을 외부 기관을 통해 공동으로 받자고 제안했다.
양사 서비스 모두 검색 결과는 100% 알고리듬 순위에 기반하고 있으니, 음란물이나 명예훼손 정보 등 불법정보 유통을 얼마나 잘 걸러내고 제대로 조치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취지다.
또 네이버는 금전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구글 주장에 의문을 표했다. 구글에 상업적 키워드를 검색할 결과, PC와 모바일 상단에 검색광고가 노출되기 때문이다.
한성숙 대표는 “구글도 많은 경우 검색 광고가 검색 결과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구글의 검색 결과는 광고 비용이라는 금전적 요소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검색 알고리듬에만 기반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정치적 압력을 받지 않는다는 구글 주장에도 문제점을 짚어 냈다.
한성숙 대표는 “구글은 로비가 합법화된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2015년 1천666만 달러, 2016년 1천543만 달러, 올 3분기까지 1천364만 달러의 막대한 로비 자금을 사용했다고 알려졌다”며 “이는 구글이 법과 제도 안에서 검색 엔진으로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이나, 그럼에도 구글이 지출하는 막대한 규모의 로비 자금은 정치적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의혹의 여지가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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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네이버는 이번 기회를 통해 구글의 막대한 로비 자금의 목적과 내역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끝으로 한성숙 대표는 “이런 문제제기는 자국 기업만 보호해 달라는 애국심 마케팅 차원의 목소리가 아닌, 자국 기업과 해외 기업을 막론한 모든 기업들이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시장의 룰에 대한 당연한 요청”이라며 “이번에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구글이 명확하게 답변함으로써 공정한 경쟁 환경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