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상 최대 합병 '시동' 걸었다

브로드컴, 퀄컴에 145조 규모 적대적 M&A 제안

컴퓨팅입력 :2017/11/06 22:25    수정: 2017/11/06 22:3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반도체시장 지형도를 바꿀 초대형 인수합병(M&A)이 성사될까?

브로드컴이 6일(현지시간) 인텔, 삼성전자에 이어 반도체시장 3위업체인 퀄컴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공식 제안했다. 주당 70달러, 총 규모 1천300억 달러(약 144조8천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규모다.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할 것이란 소식은 지난 주말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많은 외신들은 브로드컴이 1천억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M&A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허공방을 벌이고 있는 애플과 퀄컴이 이번엔 특허소진이론 적용 범위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사진=씨넷)

예상대로 브로드컴은 이날 퀄컴 인수를 공개 제안했다. 퀄컴 한 주당 현금 60달러에 주식 10달러를 얹어주는 조건이다. 총 거래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1천 3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번 인수 제안 가격은 지난 2일 퀄컴 종가에 28% 프리미엄을 얹어준 것이다. 브로드컴은 또 퀄컴이 추진하고 있던 NXP반도체 인수 작업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퀄컴 주주들의 지지를 받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반영한 조건인 셈이다.

■ 브로드컴, 위임장 대결 불사 태세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일반 고객들이 이번 합병을 받아들일 것이란 확신이 없었다면 이번 제안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합병안 통과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브로드컴은 이번 인수를 위해 수 개월 동안 준비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CNBC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실제로 퀄컴 측에 비공식적으로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러자 브로드컴은 아예 퀄컴 주주들을 겨냥해 공개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브로드컴은 이번 적대적 M&A 제안과 함께 위임장 투쟁도 불사할 계획이라고 CNBC가 전했다.

혹 탄 브로드컴 CEO (사진=브로드컴)

퀄컴은 브로드컴의 공개 인수 제안에 강하게 저항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단 퀄컴 측은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와 함께 퀄컴은 브로드컴과 합병할 경우 반독점 이슈에 휘말릴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과 브로드컴이 합병할 경우 인텔과 함께 휴대폰용 모바일 칩 시장의 양대 강자로 떠오르게 된다.

규모 면에선 퀄컴이 연매출 220억 달러로 브로드컴(180억 달러)보다 조금 큰 편이다. 인텔, 삼성전자에 이어 퀄컴과 브로드컴이 나란히 3, 4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최근 퀄컴을 둘러싼 상황은 그렇게 녹록한 편이 못된다. 애플과 법정 분쟁으로 곤란을 겪고 있기 때문. 특히 애플과 특허 분쟁 과정에서 ‘특허소진론’이 제기되면서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불만도 적지 않게 쌓여 있는 편이다. 퀄컴 주가는 브로드컴의 인수설이 전해지던 지난 2일 장중 한 때 19% 상승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률은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브로드컴이 이사회를 통한 공식 인수 제안 대신 일종의 적대적 M&A 방식을 동원한 것은 이런 주주 불만을 이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브로드컴, 통신반도체 강점…퀄컴은 AP 최강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브로드컴은 통신 반도체 쪽에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무선인터넷 반도체 부문 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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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퀄컴은 CDMA와 위성항법장치(GPS) 분야에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쪽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를 노리는 것은 이런 장점을 높이 평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둘을 결합할 경우 반도체시장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