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비용이 통신 3사의 발목을 잡았다. 증권가 기대치도 상당 부분 빗나갔다. 유무선 통신 사업의 고른 성장이 지속됐지만 마케팅 비용이 확 오르면서 통신3사 분기 영업이익 총합 1조원이 무너졌다.
이동통신 3사의 연결기준 3분기 잠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9천8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총합 1조373억원보다 5.4% 감소한 수치다.
LG유플러스만 영업이익 상승곡선을 이어갔고 통신업계 맏형인 KT와 이동통신시장 1위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아울러 영업이익률은 3사 모두 후퇴했다.
SK텔레콤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 포인트 하락한 8.8%다. KT는 0.8% 포인트 하락한 6.5%를 기록했고, LG유플러스는 0.7% 포인트 하락한 7.0%로 뒤처졌다.
전반적으로 해외 통신사보다 한참 낮은 국내 통신사의 영업이익률이 더 떨어진 상황이다. 미국의 버라이즌이나 일본의 NTT도코모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20% 중반에 달한다. 한자릿수인 국내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은 편이다.
■ 마케팅 비용 얼마나 늘었길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 분기 마케팅 비용으로 각각 7천976억원, 6천777억원, 5천520억원을 집행했다.
SK텔레콤의 3분기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8% 오른 금액이다. 같은 기간과 비교해 800억원 가량의 마케팅 수수료가 더 쓰인 셈이다.
또 KT는 연간 대비 2.0%, 직전 분기 대비 2.1% 오른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대비 13.4%, 직전 분기 대비 1.2% 늘어난 마케팅 비용을 썼다.
즉, 지난해 3분기보다 올해 3분기 통신업계는 1천56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더 쓴 셈이다. 또 직전 2분기와 비교해도 506억원의 마케팅 비용이 더 쓰였다.
■ 마케팅 비용 갑자기 왜 늘었나
3분기의 경우 분기 말 시점에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출시되곤 하지만 계절적으로 이동통신 시장의 대표적인 비수기다.
그럼에도 마케팅 비용이 갑자기 오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된 이후 통신사들이 마케팅 수수료를 포함한 마케팅 비용 지출을 줄여왔던 경향과 다른 움직임이란 점이 주목된다.
마케팅 비용 증가 요소를 보면 우선 지난해 3분기는 갤럭시노트7 리콜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대폭 축소됐던 시기다. 즉 갤럭시노트7 기저 효과로 올해 3분기의 비용 집행이 두드러져 보인다는 뜻이다.
7월 한달간 플래그십 스마트폰 재고를 줄이기 위해 마케팅에 힘을 쏟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동통신업계는 갤럭시노트8과 V30, 아이폰8 출시를 앞두고 지난 7월 기존 재고 단말기 판매에 힘을 써왔다.
이통사 간 단말 판매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시장의 경쟁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인 번호이동 수치는 7월 한달간 66만7천187건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까지 올해 들어 최대 수치다.
이통 3사의 판매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번호이동 수치 집계 사상 처음으로 알뜰폰 가입자 이탈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던 시기다. 이통사(MNO) 간 경쟁이 심화되면 알뜰폰(MVNO)의 가입자 유치는 위축되기 마련이다.
■ 마케팅 비용 또 늘어날까
잠시 치솟았던 통신사의 마케팅 비용이 다시 늘어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3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도 7월 한달 가량에 쏠려있고 8월 중순부터 선택약정할인율 25%가 시행되기까지 시장은 냉각기를 맞기도 했다.
아울러 시장에서 빚어진 경쟁 상황에 대응해 마케팅 비용을 일시적으로 늘릴 수 있지만 영업수익 대비 마케팅 비용의 비중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지난 분기와 같은 마케팅 비용 증가 현상은 쉽게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들은 영업수익 대비 마케팅 비용 비율을 20% 초반대에서 유지하고 있다. 이보다 늘리지도 않고 줄이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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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영향으로 4분기 잠정실적부터 선택약정가입자 증가에 따른 매출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즉 예상되는 매출 감소분 만큼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빚어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