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플레이 시간을 강제로 줄이는 셧다운제는 게임과몰입의 실질적인 예방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시드니 의과대학 블라단 스타서빅 정신의학과 부교수는 게임문화재단이 개최한 ‘게임과몰입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국제 심포지엄에서 “청소년이 게임이나 인터넷에 빠지는 이유는 자신이 힘들거나 어려움이 있어 이를 회피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플레이 시간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블라단 스타서빅 부교수는 “자식을 건강한 환경에 두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이를 잘하면 게임과 인터넷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자식이 무제한 게임을 즐기기보다 시간을 정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시간은 부모의 재량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제한하는 이유가 자식을 사랑하고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대화를 통해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대학교병원 한덕현 정신의학과 교수는 게임과몰입에 빠지는 아이를 추적해본 결과 가장 많은 요인이 스트레스로 특히 학교와 가정의 문제로 인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가정의 경우 부모가 자식에 대한 간섭이 너무 심하거나 아예 관심이 없을 경우 과몰입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또한 우울증, ADHD, 약간 낮은 지능 등의 질병이 무분별한 게임이용을 촉진하는 가능성이 있어 부모가 이를 알고 해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블라단 스타서빅 부교수는 게임이 영구적으로 뇌구조를 변하게 한다는 연구결과는 없다고 못을 막았다.
그는 아직까지 게임, ICT 등 디지털테크놀로지가 아동과 청소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모른다. 이것이 아동의 심리 정서 발달은 여전히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덕현 교수는 “게임이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전두엽이 찢어지거나 암이 걸리는 등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연구 결과는 보고된 바 없다”며 “게임은 복합적인 요소가 섞인 중립적인 자극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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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한 교수는 “게임의 자극은 음식의 맛처럼 중립적이다. 특히 게임은 시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고 이용자가 직접 조작도 가능한 다양한 자극을 제공하기 때문에 게임을 치유에 응용하거나 교육 목적으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게임 과몰입을 연구해온 세계 유수의 정신과의사, 임상심리학자 등이 참가해 미국정신학회의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편람’(DSM)과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질병분류(IDC)'의 게임과몰입 진단 기준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중립적인 공동연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