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국과 유럽을 넘어서는 뇌과학 연구계획을 수립하고 15년 내 이 분야 세계 선두 국가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다. 올 연말부터 국가 차원의 구체적 뇌과학 연구계획을 가동할 계획이다.
19일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 푸무밍(蒲慕明) 소장은 중국 언론 띠이차이징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뇌과학연구계획(이하 뇌계획)이 올해 연말 출범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뇌계획은 지난 3년 간 준비 과정을 거쳤다. 이미 핵심 과학기술 프로젝트로서 '13차5개년' 계획에 포함된 이후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돼 온 것이다. 앞서 2015년 중국과학자들은 뇌과학과 뇌연구가 중국의 '일체양익(하나의 몸에 두 개의 날개)' 개념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여기서 일체란 인류 인지의 신경 기초를 핵심 주체로 삼는다는 것으로 양익은 뇌의 중대한 질병에 대한 연구, 그리고 컴퓨팅과 시스템 시뮬레이션에 AI 연구를 접목하는 것을 각각 의미한다.
푸 소장에 따르면 중국의 뇌과학 투자 규모는 미국이 앞서 진행한 뇌계획 투자액을 넘어설 전망이다. 구체적인 예산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민간 기업의 자금 역시 참여한다. 앞서 미국과 유럽에서 집행이 결정된 뇌계획 투자액 규모는 각각 60억 달러(약 6조7천710억 원)와 10억 유로(약 1조3천498억6천만 원)에 달하며, 투자 기간도 10년에 이른다.
중국 현지 전문가들은 뇌계획의 출범이 알츠하이머, 우울증 등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중국의 AI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푸 소장은 지난 16일 푸단대학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해 띠이차이징과 인터뷰를 통해 "지난 수년간 중국의 뇌과학 영역 연구는 큰 성과를 거둬왔다"며 "하지만 아직 성과 발현이 늦다"고 평가했다. 올해 연말 뇌계획이 출범하면 각종 성과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중국 내에서는 유럽과 미국이 2013년 이미 뇌과학 연구계획에 나선 것에 비해 한발 늦었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중국에서는 미국이 국가적으로 신경과학 연구에 투자하는 자금이 매년 50억 달러(약 5조6천425억 원)인데 중국은 2억 달러(약 2천257억 원)에 불과하다며 미국의 4%에 불과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중국은 2014년 말 뇌과학 프로젝트를 국가적인 핵심 과학연구 항목에 넣은 이후 구체적인 사항을 마련해 왔다. 특히 차세대 AI 기술과 신흥 정보산업 발전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판단에 따라 뇌과학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적인 영역으로 인식한다는 것이 푸 소장의 설명이다. 연말 출범할 뇌계획에 향후 15년 안에 이 영역에서 글로벌 선두 지위에 오르겠다는 야심을 담았다.
뇌과학 연구를 통해 대뇌인지와 신경원리 인지를 연구하게 되며 인류 스스로에 대한 이해와 뇌의 질병 치료 수준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특히 뇌 지능형 컴퓨팅 시스템 및 부품을 발전시켜 기존 컴퓨팅 구조의 진보를 꾀할 계획이다.
미국의 뇌계획으로 불리는 '브레인 이니셔티브'는 새로운 기술 수단을 통해 인간의 뇌 활동을 파악하고 뇌의 동작 원리를 탐색해 뇌의 초정밀 지도을 완성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유럽의 뇌계획은 ICT 기술을 밀려 시스템을 만들고 분석 및 통합, 데이터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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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수 년째 이어진 미국의 뇌계획은 미국 국가위성연구원(NIH)가 리드하며 산하 십여개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2013년 9월 NIH의 뇌계획팀이 2014년부터 투자할 9개 영역을 세분화했으며 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까지 NIH가 뇌계획 프로젝트에 투자한 돈은 1.35억 달러(약 1천523억4천750만 원)다. 이어 내년도 예산안 초안에 따르면 2년간 매년 20억 달러(약 2조2천570억 원)를 증액함과 더불어 알츠하이머 연구개발 경비 역시 30% 가량 대폭 늘렸다. 뇌 지도에 투입되는 자금만 1.4억 달러(약 1579억9천만 원) 증액해 2018년 투자액이 4억 달러(약 4천514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유럽의 인간 뇌 프로젝트 역시 100여 곳의 유럽 소재 연구 대학원과 연구센터가 참여하고 있으며 유럽위원회가 12억 유로(약 1조6천198억3천200만 원)의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3단계로 추진되며 2013년부터 2016년까지 1단계가 완료된 이후 2016년 4월부터 2018년 8월까지 2단계가 추진되고 있다. 유럽연맹은 뇌계획에 1억 유로(약 1천349억8천600만 원)를 증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지난해 '인류 뇌계획 보고서'를 발표하고 뇌과학 연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