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설팅기업 BCG가 중국과 미국의 인터넷 및 인공지능(AI) 산업을 비교하며 중국의 인터넷 산업은 '상업 드라이브형'인 반면 AI는 '기술 드라이브형'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중국은 인터넷 산업에서는 기술력이 뒤처져 애플리케이션 중심 발전이 이뤄진 반면 AI 산업에서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추격 중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중국 인터넷·AI 산업의 성장 비결은 인구와 인재, 자본과 인프라 등의 보너스가 어우러져 수혜를 입은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14일 36커 등에 따르면 BCG는 전일 중국에서 중국 바이두발전연구센터, 알리연구원, 디디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중국 인터넷 경제 백서-중국 인터넷 특징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중국 인터넷은 시장 규모가 압도적이고, 고속 발전 잠재력이 크며 변화의 폭이 매우 넓은 세 가지 특징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터넷 대기업은 규모와 수적인 면에서 이미 미국 기업과 선두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 중국 인터넷 시장 구조를 보면 미국과 대비할 때 그 차이가 뚜렷하며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금융의 점유율이 현저하게 높다. 보고서는 "중국의 인터넷 기업은 애플리케이션이 드라이브하는 형태이며 기술 중심적이지 않다"며 "인터넷이 가져오고 있는 새로운 바람은 매우 가시적이며 선두 기업의 수도 더 많아지면서 기업의 평균 수명은 짧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평했다. 하룻밤에 스타 기업이 되는 경우도 쉬운 구조라는 것이다.
단 "중국의 AI 영역은 이미 기술 혁신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봤다. 36커에 따르면 BCG의 리슈(李舒) 글로벌 파트너는 "중국 인터넷은 중국 만의 특색을 가진 엔진을 보유하고 있다"며 "인구 보너스, 인재 보너스, 자본 보너스와 인프라 보너스 등 중국의 전반적인 경제 환경의 수혜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인터넷 업계 자체의 투명도가 높아 향후 후발주자의 추격이 더 빠른 구조라고도 지적했다. 중국이 인터넷 시대로 접어들 때 일부 기존 전통 업종의 성숙도가 비교적 낮아 상당 부분 시장의 공백이 남아있다. 이러한 점은 중국 인터넷의 도약적인 성장을 가능케한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했다는 평가다.
중국 인터넷 산업의 특징은 이른바 '대륙의 인터넷 폭풍'은 매우 강하지만 기업의 수명이 더 짧아진 점이라고 봤다. 보고서는 "구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최근 중국 인터넷 업계의 경쟁은 매우 치열해졌다"면서도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라는 3대 기업이 광범위한 생태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많은 업종에서 새로운 공룡을 육성하고 있는 구조"라고 언급했다.
36커에 따르면 알리연구원 까오훙빙(高??) 원장은 이러한 점에 대해 "대기업 내부의 혁신이 실제 작은 기업에 비해 대단하지 않다"며 "대기업이 M&A를 통해 잠재력 있는 소기업으로 생태계를 '흡수'하고 있지만 이는 중소 기업의 규모적 확대의 성장을 가능케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인터넷 발전 양상과 다른 점은 중국 인터넷 업종의 경쟁이 치열하며 업종의 변화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O2O와 P2P에서 '인터넷 생중계', '공유경제', '신유통'과 같은 개념이 출현과 동시에 경쟁도 가열됐으며 선두 기업의 수가 많은 반면 기업의 생존율은 낮은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BCG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기업의 수는 미국의 피크치 보다 10배에서 수십배 이상 많다. 공동구매 플랫폼을 예로 들면 2010년 공동구매 사이트가 생기기 시작해 2011년 5000개로 늘었으나 3년 만에 200개로 크게 줄었다.
인터넷 산업의 거센 바람은 스타 인터넷 기업이 탄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으며 4년 내 업종 내 인기 기업으로 성장한 비율은 76%에 이르렀다. 2년 만에 인기 기업이 된 비율은 46% 였다. 반면 미국의 경우 이 비율이 30%와 9%에 불과하다. 중국의 경우 업종 내 인기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평균 4년의 시간이 걸렸으며 미국의 경우 7년이 소요됐다.
2017년 중국의 인기 기업 수는 글로벌 기준 30%를 차지하며 그 기업가치로는 40% 점유율에 육박해 미국과의 거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리슈와 까오훙빙에 따르면 중국 인기 기업의 변화는 분명 거품에 의한 것이 아니며 상당한 체력에 기인하고 있다. 예컨대 알리바바그룹의 금융 서비스인 앤트파이낸셜, 공유자전거 서비스인 오포(ofo), 콜택시 서비스인 디디 등이 대표적이다.
BCG는 또 중국 인터넷의 고속 발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경제환경 보너스, 인터넷 업종의 투명성이 높다는 점, 그리고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한 환경이라는 점을 꼽았다.
선진국과 대비해 중국의 일부 전통 산업은 미성숙 단계여서 비교적 결핍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의 갈증을 만족시키지 못했지만, 바로 이러한 점이 인터넷 솔루션을 통한 '해갈' 기회를 안겨주면서 빠르게 주류로 성장시키는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유통의 경우를 예로 들면 미국과 대비해 중국의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매우 미비했고 효율도 낮아 시장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인터넷 상업화 초기, 중국은 1000명당 유통 영업 면적은 18m2에 불과했으나 미국은 1105m2 였다. 바로 이 때 전자상거래의 출현으로 단시간 내 중국의 오프라인 유통 효율과 사용 인구가 획기적인 발전을 이뤘다.
모바일 지불 결제와 인터넷 쇼핑 역시 출현과 동시에 유행에 이르러 전자상거래와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오프라인 사회의 '무현금' 발전이 늦었고 금융기관은 주요 자원을 대기업에 분배하면서 소비자와 소기업에 비교적 큰 결핍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 이러한 점 역시 중국 인터넷 기업이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금융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자라나게 하는 원동력이 돼 줬다는 논리다.
결론적으로 지금 중국의 인터넷은 상업적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AI 영역은 기술적 혁신으로 전향하고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중국의 인터넷 기업은 변화의 정도와 폭이 매우 크다"며 "중국 인터넷 기업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매우 다변적이며 미국 기업보다 상업적인 모델 및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혁신에 치우쳐있는 상황으로 비(非)기술적인 측면의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AI 영역에서는 중국 기업이 '애플리케이션 드라이브' 모델에서 '기술 드라이브' 모델로 전향하고 있다고 봤다. 일부 신기술 영역에 중국 인터넷 기업이 해외 선두 기업의 기술에서 이미 상당 부분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며 중국의 거대한 사용자 기반과 풍부한 애플리케이션 환경이 기술 혁신 주도적인 특징을 갖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AI 기술은 중국 특유의 풍부한 현장성에서 긍정적인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으며 기술 혁신이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내고, 이렇게 탄생한 다량의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업그레이드가 가속화하면서 컴퓨팅 역량의 발전과 광범위한 응용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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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중국 인터넷의 미래는 몇년 내 비교적 빠른 속도로 발전하겠지만 경재와 인구 등 요인은 다소 약화될 것"이라며 "바이두,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대기업의 발전을 기반으로 신흥 기업이 커다란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중국에서 향후 기술 드라이브형 혁신과 애플리케이션 측면의 혁신에 기회가 상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및 자율주행 등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