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HEVC 코덱 기술을 활용해 SK브로드밴드의 OTT 미디어 서비스 ‘옥수수’에 적용한다.
옥수수의 주요 인기 실시간 방송 채널 12개에 우선 적용해 동영상 데이터 스트리밍의 데이터를 25%까지 줄일 수 있는 것이 주요한 변화다.
TV 시청 행태가 기존 가정 내 수상기에서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 환경으로 옮겨오고 있다. 동영상 시청은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동통신 서비스의 데이터 부담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또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해상도 증가와 고사양화에 따라 이전보다 고화질의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는 여러 화질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있고, 이용자들은 저화질 모드로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동영상 스트리밍 데이터 절감 기술 상용화 소식이 눈길을 끌 수 밖에 없다.
■ 동영상 데이터 절감 기술이 뭔가요?
HEVC(H.265)는 지난 2013년 표준으로 자리잡은 고효율 비디오 코덱 기술이다. 기존에 쓰고 있는 비디오 코덱인 AVC(H.264)보다 압축 효율이 2배 우수하다.
동영상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시청할 때 원본 파일 그대로 전송되지 않는다. 콘텐츠 원본의 용량은 데이터 전송 속도가 아무리 빨라졌다고 하더라도 실시간으로 시청할 때 상당한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시킨다.
때문에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전송하기 위해 콘텐츠가 저장된 서버에서 송출하는 단계에서 코덱이란 기술을 덧입힌다. 코덱을 통해 압축된 콘텐츠는 단말기에서 다시 원본으로 재생되는 식이다.
압축 효율이 높은 코덱을 활용하면 동일한 용량의 콘텐츠를 전송하더라도 데이터 이용량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같은 데이터 이용량을 할애하면 더욱 고화질의 영상을 전송할 수도 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계산한 수치에 따르면, 풀HD 영상을 1시간 동안 스트리밍으로 시청할 때 AVC 코덱을 적용한 상황에서는 1천800메가바이트(MB)를 쓰지만 오는 28일부터 적용되는 HEVC 코덱으로 1천350MB로 줄일 수 있다.
하루 1시간씩 한달간 누적되면 10기가바이트(GB)가 넘는 데이터 이용량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 먼저 시도한 HEVC, 콘텐츠 확산 기대
문제는 현재 LTE 중심의 이동통신 서비스는 가입자의 데이터 이용에 기반한 과금 체계로 수익을 꾸리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이통사들은 약 3년 전부터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서비스는 추가 과금이 없는 기본 서비스로 여기고,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요금제를 전면 개편했다.
즉, SK텔레콤이 지난 2014년부터 여러 회사와 함께 HEVC 관련 특허를 확보하고, 여러 협력사와 개발해온 HEVC 기술이 회사의 수익에는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일부 콘텐츠 서비스에서 데이터 과금이 줄어든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수익 감소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용자 편의 측면을 고려한 과감한 시도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수익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새 코덱을 적용하려면 새로운 인코더 장비를 서버에 구축해야 한다. 서랍장처럼 꾸려진 서버 랙에서 콘텐츠가 저장된 칸 외에 인코더 서버 칸을 바꿔야 한다.
이에 따라 한 콘텐츠 사업자가 모든 콘텐츠 전송을 신규 코덱으로 일괄 변경해 전송하는 일은 막대한 투자가 따른다.
그럼에도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HEVC 콘텐츠의 확산을 기대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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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HEVC 표준이 만들어진 뒤 상용화 구현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서버 단에서 준비하는 것 외에 단말기에서 구현이 가능해야 상용화를 할 수 있다”면서 “현재 SK텔레콤 가입자 기준으로 700만명 가량이 HEVC 코덱 콘텐츠를 디코딩해 시청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다이어트 효과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압축 효율이 더 좋은 코덱을 선택하는 일은 데이터 수익 감소라는 측면이 있어도 물러설 수는 없는 일”이라며 “글로벌 사업자보다 먼저 새 코덱을 전면적으로 적용하는데 첫발을 뗀 만큼 HEVC 코덱이 적용된 콘텐츠 전송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