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11번가 매각설' 진화…박정호 “경영권 지킨다”

“11번가는 성장동력…주도권 갖는 성장만 검토”

유통입력 :2017/09/08 10:40    수정: 2017/09/08 14:54

SK텔레콤이 ‘11번가 매각설’이 계속 번지자 모회사로서 SK플래닛 11번가를 절대 매각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담긴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협력 방안을 놓고 협상 중인 신세계 또는 롯데에 투자를 받더라도, 경영권을 절대 넘기지 않겠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입장이다.

8일 SK텔레콤은 최근 박정호 대표가 사내 임원회의에서 11번가 매각설과 관련해 “매각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박정호 대표는 “11번가는 미래의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매각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11번가가 중심이 되고 주도권을 갖는 성장 전략만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 대표의 발언은 SK텔레콤이 경영권을 요구하는 롯데나 신세계에 11번가를 매각할 수도 있다는 일부 보도와 업계 소문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상대 회사에 경영권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를 공식화 한 것으로도 보인다.

과거 서성원 SK플래닛 대표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회사 매각을 우려하는 임직원에게 “분사 후 매각이라는 옵션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라고 했으나 11번가 매각설이 계속 나돌자 SK텔레콤이 진화에 나선 것이다.

모회사 차원에서 연이은 매각설로 불안에 떠는 11번가 임직원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SK텔레콤은 커머스 플랫폼을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국내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진 11번가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회사에 따르면 박정호 대표는 최근 열린 임원회의에서 11번가를 통한 이커머스 성장 전략의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11번가가 입주해 있는 서울스퀘어

박 대표는 "인공지능 기술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술들이 고객들의 소비패턴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이는 전세계적인 트렌드"라며 "SK텔레콤은 11번가를 통해 미래의 커머스를 선도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혼자서는 1등을 할 수 없는 상호 개방과 협력이 필수인 시대로, 11번가와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주체들과의 협업과 제휴 등을 통해 국내 최고의 커머스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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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는 '챗봇'과 '이미지 검색' 등 AI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선보이며 이커머스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 상반기 거래액 4조2천억을 돌파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11번가는 SK텔레콤의 '스마트버튼 꾹', 음성 AI기기 '누구'를 통해 간편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통합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SK텔레콤의 IT기술과 11번가의 '커머스'를 융합한 획기적인 서비스를 통해 독보적인 e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