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중국 베이징 사무실을 옮긴 지 1년 만에 인공지능(AI) 연구팀을 조직하고 있다. 기계학습 분야 경력자를 중심으로 중국인 연구원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향 서비스 개발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이 심화하면서 대륙의 AI 인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4일 중국 언론 량즈웨이(量子位)에 따르면 구글은 베이징에 근거지를 둔 AI 및 로봇 학습 연구팀을 꾸린다. 이 팀은 기계학습을 핵심 과제로 삼으며 채용은 이미 진행 중이다.
채용은 기계학습 연구원(Research Scientist), 기계학습 기술 임원(Technical Lead), 클라우드 단말기 기계 학습 상품 책임자(Product Manager), 기계학습 소프트웨어 엔지니어(Software Engineer) 등 4대 기계학습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아직 채용 인원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지금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이 팀은 엔지니어로 구성돼 기술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컴퓨터시각, 영상 처리 및 이해, 이미지 처리, 음성 식별, 자연어 이해, 텍스트 이해, 분류, 모델 식별, 추천 시스템, 위치 시스템, 기계학습, 딥러닝, 최적화된 알고리즘 기초, 인간과 기계 인터페이스, 데이터 축출, 의료보건 AI, 그리고 컴퓨팅 유전자 조학 등 분야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더불어 비즈니스와 판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의료보건, 금융, 교통 등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량즈웨이 등 현지 언론은 이번 채용이 이뤄지는 4개 영역 중 2개가 클라우드 기기 기계학습과 관련있다는 데 주목했다. 량즈웨이는 “구글이 클라우드 기기 기계학습 비즈니스를 매우 중시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더 나아가 구글이 중국에서 클라우드 기기 서비스 운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구글, “AI 이론과 경험 갖춘 연구원 구합니다”
채용 직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AI 분야에서 구글의 전략을 가늠할 수 있다.
먼저 이번에 중국이 베이징에서 채용하는 기계학습 연구원은 AI 및 기계학습 애플리케이션 측면의 연구를 맡는다. 광범위한 현실적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 개발이 목표다. 기계학습 기술을 통해 다양한 난제를 해결하면서 고객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 개발도 담당한다.
외부 사용자에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제공하면서 비즈니스와 판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의료보건과 금융 등 많은 업종과 영역의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하는 것도 중요한 직무다.
구글 측은 “우리의 채용은 일반적인 방식과는 전혀 다른 연구 업무에 대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폐쇄적이면서 비밀스러운 연구실 내에 갇혀있다기 보다 더 심층적으로 엔지니어링 비즈니스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직무의 경우 박사급 이상 지원이 가능하다. 반드시 AI와 기계학습 관련 논문을 발표해야 한다. C, C++, 파이썬(Python) 프로그래밍 경험도 필요하다. 컴퓨터 시각, 영상처리 및 이해, 이미지 처리, 음성식별, 자연어 이해, 기계학습, 딥러닝, 최적화 및 알고리즘 기초,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 데이터 추출, 의료보건 AI, 컴퓨팅 유전자 조학 등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명시했다.
기계학습 기술 임원의 경우 광범위한 기술 역량과 및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러 팀과 지역별 엔지니어뿐 아니라 큰 금액의 제품 예산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프로젝트의 글로벌 각지 추진 업무도 감독해야 한다. 기술 임원으로서 맞춤형 AI와 기계학습 솔루션 및 AI 관련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임원의 경우 석사급 이상 지원이 가능한데 박사급 이상을 우대한다. 8년 이상의 관리 경험과 3년 이상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팀 업무 경험도 필수다.
필요한 직무 경험으로 설계와 데이터 아키텍처 및 알고리즘 관련 경험을 제시했다. 분석·제어 직무 경험, 직접 고객을 응대한 경험도 필요하다. AI와 기계학습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가 깊어야 하며 플랫폼과 솔루션 및 기초 아키텍처에 대한 이해도 갖춰야 한다. 빠른 업무 리듬에 적응하면서 조직화 능력과 표현 능력 역시 우수해야 한다.
반면 클라우드 기기 기계학습 상품 매니저 직무는 구글 내부의 연구 및 엔지니어 팀 및 학술계 등 외부 파트너와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설명됐다. 제품 매니저로서 구글 클라우드 내부 조직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데 중점을 뒀다. 이 직무의 경우 본과 졸업생이면 지원 가능하다. 단 8년 이상의 상품 관리 설계 경험과 중화권 인터넷 업계 및 상품 시장 경험이 필요하다.
또 금융, 의료, 비즈니스, 교통,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영역에서 5년 이상 경험을 요했다. 기계학습 상품 경험이 있어야 하며 여러 비즈니스 환경의 연구진과 협력 및 소통 능력도 중요하게 따진다고 부연했다.
기계학습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채용되면 기계학습 솔루션 연구팀에 소속돼 다양한 연구팀과 협력해야 한다. 구글 클라우드 기기 플랫폼 관련 AI 및 기계학습 기술 개발을 해야 한다. 이 업무는 비즈니스, 미디어, 의료, 금융 등 특정 영역 파트너와 협력하게 되며 AI와 기계학습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한다. 다양한 솔루션 문제점을 돌파해야 하며 기계학습 애플리케이션 문제뿐 아니라 핵심 플랫폼, 그리고 비즈니스 고객 솔루션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한다.
본과 이상 졸업생이면 지원 가능하며 석사는 우대한다. 2년 이상된 AI 및 기계학습 업무 경험이 필요하다. 자바(JAVA)와 C/C++ 혹은 파이썬 프로그래밍 경험도 있어야 한다. GPU 프로그래밍 경험과 기계학습 플랫폼 및 아키텍처 이해 능력 그리고 소통 능력도 중시된다. 자연어처리, 텍스트 이해, 분류, 모델
식별,추천 시스템, 위치 시스템과 순위 시스템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구글 내부에서 중국 개발자 영향 확대
직무 분포에서 알 수 있듯 구글 내부에서 광범위한 영역의 AI 개발에 참여할 중국인 개발자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구글은 베이징에서 단순히 연구팀을 조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일례로 텐서플로(TensorFlow)가 중국인 개발자의 힘을 크게 빌고 있다. 텐서플로는 구글의 AI 시대 개발자 플랫폼으로, 내부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매우 커지고 있는 것이다. 텐서플로의 중국 지역 사용자 다운로드 수가 이미 14만명을 넘어서 중화권은 텐서플로를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지역이 됐다. 중국 개발자들이 주도적으로 텐서플로의 최적화에 기여하고 있어 구글 내부에서도 이같은 사실에 매우 기뻐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중국 개발자 구애도 보다 적극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지난 8월 31일 구글 중국 개발자 공식 사이트는 “중국 개발자가 더 쉽게 텐서플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중국의 개발자 사이트에서 수백개의 애플리케이션 소스를 제공함으로써 텐서플로에 관심있는 개발자와 연구진 혹은 회사가 텐서플로 중국 사이트(tensorflow.google.cn)에서 가이드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인터페이스(API) 혹은 모듈화 방법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구글 중국 기계학습 센터 설립 후 일어난 변화라고도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8일 구글은 온라인 중국 개발자 플랫폼을 오픈한 이후 다양한 기초 소스뿐 아니라 AI 관련 소스를 제공하고 있다. 텐서플로 배후에 있는 구글 클라우드 역시 중국 시장 침투를 확대하고 있다.
텐서플로는 최근 중국 징둥과 샤오미 등 중국 기업 고객도 확보했다. 징둥과 샤오미는 텐서플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으며 중국 내 일부 창업기업도 텐서플로를 통해 구글의 소스로 기계학습 소스를 활용한다. 예컨대 중국의 ‘캐스트박스(CastBox)’란 앱은 텐서플로를 이용해 사용자 성향 분석을 진행하고 맞춤형 추천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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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에서 바이두와 텐센트, 알리바바 등 인터넷 기업의 AI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구글이 뛰어든 AI 인재 전쟁은 더욱 가열되는 분위기다. 이번에 구글이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기계학습 연구팀을 조직하면서 쟁탈전도 격화됐다. 2010년 구글의 중국 철수 이전에는 구글도 중화권에서 연구개발 관련 팀을 운영했지만 지난 7년 간 중국은 구글의 연구개발의 공백지였던 점과 무관치 않다.
지난 몇 년간 구글은 중국에 글자체, 입력법, 이모티콘 등 관련 제품 연구개발 및 설계 인력만 남겨놓은 후 핵심 비즈니스를 모두 철수했다. 이제 구글이 베이징에 새로운 사무실을 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금까지 건물의 3층만 임대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인력 운용 방향에 호기심도 일고 있다. 약 100~200명이 근무할 수 있는 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