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페이스북·구글·네이버에 밀렸던 카카오가 실적 상승세를 타고, 하반기 목적 최적화된 형태의 새 광고 플랫폼을 출시하며 반격에 나선다.
카카오는 광고주가 원하는 사용자들에게만 광고가 노출될 수 있는 고도화된 기능을 선보이고, 마케터들에게는 보다 정교한 광고 효과 측정 자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그 동안 모바일에 최적화된 플랫폼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며 사용자 일상에 깊숙이 들어간 카카오가 광고 영역에서도 약진할지 기대를 모은다.
■ 디스플레이·동영상 광고서 열세인 카카오…
이달 3일 CJ E&M 메조미디어가 공개한 ‘2017년 업종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은 네이버, 페이스북, 구글이 큰 영향력을 과시했다.
올 상반기 국내 PC 디지털 광고(DA)에서는 네이버가 약 1천107억6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카카오가 운영하는 다음의 매출은 505억9천만원으로, 네이버의 절반에 그쳤다.
스마트폰 등에 노출되는 모바일 DA에서도 네이버는 403억4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다음 산하의 ‘클릭스’는 169억2천만원에 불과했다.
PC와 모바일 DA에서 네이버가 강세였다면, 동영상 광고에서는 구글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유튜브는 올 상반기 741.7억원을 벌어 국내 동영상 광고 시장의 37%를 점유했다. 페이스북도 전년 대비 7% 상승폭을 보이며 622.6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국내 동영상 광고비로 벌어들였다.
반면 네이버는 238.5억원, 다음은 168.8억원에 그쳤다.
■ 카카오, 3분기 새 광고플랫폼 출시로 반격
카카오는 3분기 새 광고플랫폼 출시로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반격을 노린다.
기존에는 광고주들이 다음 포털, 카카오톡 채널, 카카오스토리 등 원하는 슬롯을 구매해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광고 목적에 맞는 대상을 지정해 광고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마치 페이스북이 사용자 성별, 나이, 취미, 출신 등을 고려해 맞춤형 광고를 하듯, 카카오 역시 사용자 데이터와 분석을 활용해 목적 최적화된 광고를 띄워준다.
이는 광고주가 관리프로그램에서 간단한 설정을 통해 선택할 수 있으며, 광고 소비 패턴과 효과 등을 정교하게 분석한 자료 또한 받아볼 수 있다.
카카오는 사용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택시’, ‘멜론’, ‘카카오스토리’, ‘다음’, ‘카카오내비’, ‘카카오페이’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동의한 정보를 끌어 모아 최적화된 타깃 광고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들이 주로 어디를 찾는지, 어떤 음식을 자주 시켜먹는지, 어떤 취향의 음악을 좋아하는지, 어떤 뉴스에 관심이 있는지 등을 종합하면 사용자의 관심사와 연령대, 성별 등을 쉽게 추리할 수 있다.
페이스북처럼 사용자들이 가입 시 일일이 사용자 정보를 입력 하지 않아도, 또 ‘좋아요’와 같은 액션을 하지 않아도 카카오의 여러 플랫폼이 사용자가 누군지 알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카톡 주문하기에서 패스트푸드를 자주 주문하고, 멜론에서 최신 여성 아이돌 음악을 즐겨듣고, 카카오스토리에 패션뷰티 관련 게시물을 자주 올린다면 ‘20대 여성’으로 추리가 가능하다.
여기에 카카오페이를 통한 결제나 송금 이력 등을 결합하면 해당 사용자의 경제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해볼 수 있다.
카카오는 이미 지난 6월 말 새 광고플랫폼의 비공개 테스트를 10여개 광고주 대상으로 진행했다.
워너브라더스가 신작영화 ‘덩케르크’ 홍보를 위해 영화에 관심 있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관심사 타깃팅 광고를 집행한 결과 통상적인 예매하기 클릭률 대비 약 2배 이상 높은 클릭률을 기록했다.
또 버거킹은 버거킹의 플러스친구 중, 높은 반응을 보일 것으로 추정되는 사용자들에게만 메시지를 발송한 결과, 기존 대비 메시지 오픈율과 클릭률이 각각 1.5배, 3.3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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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새 광고플랫폼을 3분기 정식 출시하게 되면 30~50대 여성 중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 고객에게 광고를 노출해달라는 식의 설정이 가능해진다”면서 “다음 포털이든 (카카오 서비스)어디든 사람마다 보이는 광고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또 “새 광고플랫폼 뒷단에서는 광고주들이 그 동안 불만을 가졌던 어느 이용자들이 광고를 시청했고, 누가 어떻게 비용을 지불했는지 등을 분석한 정교해진 애널리틱스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플러스친구 알림톡 역시 사용자들에게 광고가 아닌 정보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포맷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