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우등생 한글과컴퓨터가 '호환정책'에 힘입어 또 다른 역사를 써냈다.
지난 해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하면서 '천억클럽'에 가입한 한컴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억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전통적으로 2분기가 성수기인 점을 감안해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껑충 뛴 것을 보면 실적 견인 요인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회사는 한컴 오피스가 공공을 넘어 기업, 일반소비자(컨슈머) 영역까지 시장 확대에 성공했다는 점을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특히 그 과정에서 'MS오피스'와의 호환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 MS와 호환성 높인 네오, 시장에서 통했다
한글과컴퓨터는 7일 공시를 통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 287억, 영업이익 100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8.3%, 영업이익은 6.4% 증가한 수치다.
한컴은 이번 분기 영업이익이 향상된 요인으로 ‘한컴오피스 네오(NEO)’의 시장 확대와 내실 경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설명했다.
한컴오피스 네오는 MS 오피스와 호환성을 보다 높인 제품이다. 한컴 오피스 하나만 사용해도 한글문서(HWP)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문서 포맷인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로 문서를 열람하고 편집할 수 있다.
회사는 호환성 덕분에 한컴 오피스만 가지고 있으면 MS오피스를 또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강조하고 있다.
한컴 측은 이런 마케팅이 시장에서 통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기업과 컨슈머 부분은 공공 시장에 비해 매출 비중이 낮은 편이었는데 최근에 이 분야에서 매출이 빠르게 신장하고 있다”며 “한컴 오피스만 사면 모든 포맷의 문서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도교육청은 한컴 오피스와 MS 오피스 제품을 함께 사용하다가, 지난해 6월 MS 제품을 제외하고 한컴 오피스만 단독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호환성이 충분하다면 예산 절감을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컴 관계자는 “경기도교육청 등에서 이런 레퍼런스가 나오면서 기업에서도 단독 사용이 가능하다는 신뢰를 얻는데 도움이 컸다”고도 말했다.
■ 천억클럽 가입…매 분기 최대 실적 경신 주목
한컴은 지난해 SW 기업 천억클럽에 가입하며 명실공히 국내 SW 우등생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SW 산업의 특성상 SW기업의 매출은 제조기업과 직접 비교하기 어렵고, 3배~10배 정도 가중치를 줘야 한다고 보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렇게 치면 단순히 천억이 아니라 제조업의 3천억~1조 매출에 해당하는 실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컴이 매 분기 실적 발표 마다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컴은 올해 1분기에도 연결기준 매출액 268억원, 영업이익 9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주력 제품인 한컴 오피스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94% 가량(1분기 분기보고서 기준)으로 절대적이다. 하지만 신규 통번역 서비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신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사업 다각화를 통한 추가 성장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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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 ‘말랑말랑 지니톡’은 잠재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컴은 지니톡을 적용한 통역 안내 로봇 선보인다. 지난 6일에는 현대백화점에 지니톡이 적용된 쇼핑로봇을 공급하기도 했다. 아직은 기술검증(POC) 단계지만 향후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소프트웨어산업협회 관계자는 “매년 2분기가 공공 부분의 발주 물량이 집중되어 있어 성수기인 것은 맞지만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대단하다고 평가해 줄만하다”고 말했다.